황간역 문화영토 지킴이 박흥수 선생
며칠 전의 일입니다. 사무실에서 보니 역광장 항아리 시화전 전시장을 유심히 들러보는 분들이 있었습니다. 그런 모습은 하루에 최소 열번 정도는 보게되지만, 뭔가 끌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계단에 서서 눈인사를 했지요.
"역장님이시우?"
"네, 그렇습니다"
"아주 잘 해놓으셨네."
"집에 있는 옹기 좀 갖다 드릴까?"
"예?"
냉큼 안으로 들어와 명함을 챙겨 나갔지요.
남성리 향교 옆 집에서 문화재와 골동품 전시 판매장을 운영하는 박흥수 선생이셨습니다.
"아이쿠, 언제든지 가져 오십시오. 제가 비번날이라도 득달같이 달려 나오겠습니다."
이럴 땐 나도 모르게 사람이 엄청 들뜬다. 만약 아내가 보면 한 마디 따끔한 충고를 하고도 남을 정도다^^!
'시간나면 항아리 한 두개 갖다 주시겠지'하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그런데 잠시 후 트럭 소리가 나서 나가보니
와~~~
아주 멋진 옹기 항아리 7개에 맷돌, 다듬이돌과 저울, 농기구 등을 한 차 가득 실어 오셨다.
"아이쿠 선생님, 이거 어덯게...."
대여도 아니고 무상 기증이고, 시간나면 또 날라다 주시겠단다.
만세, 대박!!!
일단 옹기 항아리는 내가 오늘 아침 리어카로 침목과 돌멩이 들 실어다가 간이장독대로 꾸며 올려 놓았고,
저녁에 냇가에 가서 부들과 갈대 베어다가 가을 정취 물씬나게 연출을 했다.
그리고 농기구와 맷돌, 나듬이돌, 저울 은 맞이방 갤러리에 전시를 해 놓았다. 아주 잘 어울린다.
어른들께 자문했더니 모내기 후 논 풀매는 '써래', 벼 훝는 '훌태'라는 정겨운 이름을 알려주신다. 나중에 제대로 정리를 좀 해서 명패도 만들어 줘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