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나무 (81) - 냉이 신동숙 시
겨울나무(81) - 냉이 신동숙 ... 겨울을 푸르게 견뎌낸 냉이가 뿌리에 단맛을 머금었습니다 흙의 은혜를 저버리는 듯 잔뿌리에 흙을 털어내는 손이 늙은 잎을 거두지 못하고 시든 잎을 개려내는 손이 못내 미안하고 부끄러운 마음이 땅에 납작 엎드려 절하는 냉이 같습니다 * 이 시를 만난 때는 2020년 4월 첫날이었습니다. '땅에 납작 엎드려 절하는 냉이 같습니다'라는 그 마음에 걸려 폰에다 담아 놓기만하고 근 일 년간을 이리도 저리도 못했었습니다. 엊그제 눈이 덜 녹은 냇가 둑길을 걸으면서 마침내 마음 속의 냉이를 캐어 이렇게 커피로 그렸습니다.
시와 글에 그림
2021. 1. 17. 14: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