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은 시노래 가수 박경하의 2집 '사북늦봄'에 수록된 곡입니다.
박경하 가수가 사북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 선생이었던 임길택 시인의 시에 가수이자 작곡가인 백창우가 곡을 붙인 노래입니다.
막장 (원제 - 아버지 걸으시는 길을)
임길택 시
빗물에 패인 자국 따라
까만 물 흐르는 길을
하느님도 걸어오실까요
골목길 돌고 돌아 산과 맞닿는 곳
앉은뱅이 두 칸 반 우리 집까지
하느님도 걸어오실까요
한밤중,
라면 두 개 싸들고
막장까지 가야하는 아버지 길에
하느님은 정말로 함께 하실까요
박경하 가수의 <막장>을 들으면 40년도 넘은 오래전의 일이 떠오릅니다.
고 3 때 철암역에 현장 실습을 간 친구들 위문한다는 구실로, 몇몇이 어울려 청량리에서 강릉 가는 밤 기차를 탔습니다.
아마 기차가 제천에서 태백선으로 접어들었을 무렵이었는데, 다소 붐비던 객차 안에서 어떤 사내가 내 두 손을 덥석 잡았습니다. 그리 많지 않은 나이였던 얼굴로 활짝 웃으면서 거의 끌어안다시피 반가워하며 말했습니다.
"학생은 우리들과 같은 사람이여."
그는 한참을 더 많은 말을 했는데 기억나는 말은 그뿐이고, 아직도 생생한 것은 놀라울만치 거칠고 두툼했던 그의 손바닥의 감촉입니다.
순간 마치 거친 겨울 바람을 수십 년 넘게 견디어 낸 맨손이란 생각을 했고, 처음 만난 그가 아주 오래전부터 알았던 이처럼 친근하게 느껴졌었습니다.
박경하 가수가 부르는 <막장>을 처음 들었을 때, 그날 밤기차에서 만났던 그 손바닥의 감촉이 떠올랐습니다.
노래를 들으면서 그려지는 이미지들이 있어 영상을 만들고 싶은데, 아직도 꿈만 꾸고 있습니다.
이 노래가 탄생한 사북의 그 탄광마을을 아직 가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언젠가 사북에 가게 되면 청량리발 밤 기차를 타고 싶습니다.
<막장 (원제 : 아버지 걸으시는 길을)> 임길택 시, 백창우 곡, 박경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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