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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회 황간역 음악회- 여름 날 고향역, 오붓하고 소박한 노래 잔치의 치명적인 감동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6. 7. 24.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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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역의 작은 음악회이지만 43회까지의 거의 대부분을 기획하고 진행도 하다보니 이젠 감이란 게 좀 잡힙니다.

이번 음악회의 감동은 어느 정도 예상했던 일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마치고 나니 그 감동의 파장이 생각보다 훨씬 깊고 넓었습니다.


무려 36도의 폭염 속, 비좁은 대합실을 빼곡히 메운 채 1시간 30분동안 펼쳤던 그 시간을 되새겨 봅니다.

사진은 황간의 사진작가 김교식 씨, 코레일명예기자 배근대 씨, 최정란 시인과 황간마실 정태경 씨가 찍은 것을 주로 올립니다.

동영상은 황간의 비디오 작가 이창주 선생이 수고를 해주셨습니다.

DVD 파일을 받아 인코딩한 것이라 화질이 많이 떨어집니다. 

추억으로 소리를 들으시면 되겠습니다.



2016.7.23.(토) 오후 3시

진한 오렌지색으로 단복 곱게 맞춰 입은 할머니들...

그런 할머니들 응원하려고 네가닥 바퀴가 달린 지팡이 짚으면서 간신히 한 발 한 발 걸어 오신 할아버지...

재잘재잘 초롱초롱 아이들...

이제 출연자는 다 온 셈입니다.

우선 단체기념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끝나고 찍으려면 갈 사람 가고 해서 그림이 안 나오거든요.


오늘 출연진은 황간, 상촌, 영동, 심천, 보은 ,옥천, 대전, 경북 문경에서 왔습니다.

이렇게 지역과 사람, 문화가 만나 교류하는, 그래서 황간역은 '문화플랫폼'이지요.


첨엔 이렇게 대강 그렸던 그림이


이렇게 되었습니다.


7살 유치원 아이에서부터 87세 양로원 할머니까지...

색소폰 부는 역장과 86세 IT 농업인의 색소폰 연주, 양로원 할머니 합창단의 이미자 노래,

스승과 제자의 아코디언 합주, 황간농부와 영동노인회장의 하모니카 연주, 황간 가수의 영동아리랑 노래,

상촌초등학교 2학년 담임 선생의 기타와 노래, 시인 국악인의 판소리와 어린이 동요 합창,

동네 사람들과 각지에서 온 연주가들이 함께 어우러지는 음악회,

대전 성심당에서는 튀김소보로와 단팥빵을 보내오고

마을에서는 시원한 표고버섯차와 매실냉차에

손녀 돌떡까지 내어 와서 함께 나누는 오붓하고 소박한 노래잔치가 되었습니다.

음악회 무대는 이렇게 꾸몄습니다.

물론 당일에는 붉은 카펫 깔았구요.



그 달 전시회를 여는 작가를 환영하는 것, 황간역 음악회의 전통입니다.

7월 한 달 간 철도문화전을 열고 있는 ARPT(All Railways Photo Team) 회원들입니다.

왼쪽부터 임지훈, 신준식, 장기현(ARPT 총괄팀장), 임용호 군입니다.

이번 전시회 준비하는데 많은 수고를 했고, 전시기간 중에도 서울과 대전 등지에서 수시로 황간역을 오가는 수고도 즐겁게 감내하고 있습니다.

이런 젊은 열정이 황간역을 문화플랫폼으로 만드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나중에 철도동회인들이 많이 왔는데 미처 사진을 안 찍었군요.

함께 해 준 ARPT팀과 황간역철도교류회 멤버들에게도 감사 인사 전합니다.

 


첫번쩨 순서는 '색소폰 부는 역장'으로 널리 알려진,

전승찬 코레일 안전본부 부장입니다.

고향역인 황간역 음악회를 이끌고 있는 든든한 기둥입니다.

연주곡은 <고장 난 벽시계>, <부초 같은 인생>, <안동역에서>



<전승찬 색소폰-부초 같은 인생>


<전승찬 색소폰-안동역에서>


오늘의 하이라이트!

황간 소망의 집 양로원 합창단입니다.

고향역 음악회에 나오려고 몇 달 간 맹연습을 했답니다.

큰 언니 이권순 여사님은 87세, 둘쩨 서덕남 여사님, 셋째 신영식 여사님, 넷째 이유숙 여사님,

다섯째 노해숙 여사님, 막내 박영숙 여사님은 69세... 이 분들 연세 모두 더하면 471이니 평균 78.5세입니다.

이미자 언니의 <동백아가씨>, <섬마을 선생님>을 열창했습니다.

관객들 반응 거의 폭발적이었구요^^*

그런데 기대했던 KBS 청주 방송의 <'생방송 지금 충북은 플러스'>서는 할머니 순서를 찍지 않았고

 MBC <전국시대>에서는 찍었는데, 언제 나오는 지는 아직도 모릅니다.^^!

 





할머니 합창단 지도를 맡아 수고를 해 준 황간 바하피아노 김수자 원장,

응원 피켓도 깜찍합니다. '우유 빛깔 할머니' '우리 할머니 최고' ^^*


동네 양로원의 젊은(?) 할머니들에게 이날 음악회는 평생의 추억이 되겠지요.

함께 했던 이들이나 시골역장에게도 잊지못할 감동이었구요.

이게 바로 고향역 음악회의 매력이지요. 

이날 KBS와 MBC에서도 집중 취재를 했답니다.


<황간 소망의 집 양로원 할머니 합창단-동백아가씨>


<황간 소망의 집 양로원 할머니 합창단-섬마을 선생님>


이번에도 특별한 연주 순서,

이병일 선생과 제자인 홍정숙 씨의 아코디언 합주입니다.

이병일 선생은 1970년대 KBS 강릉방송국 경음악단에서 활동을 했고,

현재도 작곡가로,연주가로, 상주문경 아코디언 동호회 지도강사로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답니다.

황간역 음악회에서 아코디언 연주는 첨인데,  관객 반응 좋구요. 앞으로 종종 초청해야겠습니다.

연주곡은 <비 내리는 고모령>, <찔레꽃>






<이병일 홍정숙 아코디언- 비 내리는 고모령>


<이병일 홍정숙 아코디언- 찔레꽃>


평소 늘 수줍어하며 말수도 적은 김하권 씨가 하모니카를 이렇게 연주할 줄은 미처 예상 못했던 일입니다.

황간 광평에서 포도밭 체험농원을 운영하는데, 틈틈이 심심파적으로 하모니카를 부는 줄만 알았거든요.

심금을 울리는 탁월한 연주였습니다.

황간역 음악회 고정 멤버 생겼습니다.

<오빠 생각>, <고향의 봄>




<김하권 하모니카-오빠생각>


<김하권 하모니카-고향의 봄>


MBC <전국시대> 미모의 리포터도 아주 좋아하더군요.


보은 구인침례교회 최우중 목사님은 익히 알려진 오카리나의 명인입니다.

작년 4월 4일 제31회 황간역음악회에서도 현란한 연주로 관중을 사로잡았었습니다.

<지리산의 춤>,<보고 싶다>,<물놀이>, 역시 감동적인 연주였습니다.

하느님이 주신 달란트를 이렇게 나누는 일도 선교의 한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 마음에 평화와 사랑을 심는 일이니까요.



<최우중 오카리나-지리산의 춤>


<최우중 오카리나-보고 싶다>


<최우중 오카리나-물놀이>


심천면에서 과수원 농사를 짓는 김동흔 선생은 올해 86세이신데 스마트폰으로 직접 전자상거래를 하는 IT전문가입니다.

80세에 첨 시작한 색소폰 연주로 요즘은 지역에서 음악 재능기부도 활발하게 하신답니다.

연주곡은 <고향무정>, <시계바늘>



역시 멋쟁이신 사모님은 다알리아꽃을 곱게 싸서 시골역장에게 선물로 주셨습니다.

내년에는 모종도 주시겠다니 기대가 됩니다.^^*



<김동흔 색소폰-고향무정>


<김동흔 색소폰-시계바늘>


황간에 이런 가수가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초대가수로 초청했습니다.

김성이 씨가 자신이 작사한 <영동 아리랑>을 열창했습니;다.

영동군을 홍보하겠다고 특별히 출연을 한 것인데,

아무래도 꼭 그런 것만은 아니지 싶은 것이, 황간 신평리에서 대규모의 팬클럽이 왔더군요.

꽃다발도 준비하고...

신곡이라더니 다들 떼창을 하고, 앵콜 안 시킨다고 난리를 치고...^^!

암튼 황간역 고정 출연자 또 확보했습니다.





<김성이 가요-영동아리랑>


장윤석 선생도 시골역장을 깜짝 놀래키더군요.

전혀 예상을 못한 카스트라토 창법, 파리넬리가 온 줄로 착각했어요.^^

사람들도 기타 치는 선생은 보이는데 함께 노래하는 아이는 어디있지? 했답니다.

이렇게 고운 말씨로 자상하게 지도하는 총각 선생님 만난 상촌초등학교 2학년 아이들은 참 복도 많지요.

연주곡은 <마법의 성>



<장윤석 가요-마법의 성>


한국노인회영동지회장 민병수 선생은 하모니카 할아버지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시골역장이 뵙기에는 하모니카 오빠입니다.

늘 겸손하시고 시간만 되면 마다않고 이렇게 음악회를 빛내 주십니다.

연주곡 <찔레꽃>, <사랑사랑 누가 말했나>

첨엔 <동백아가씨>와 <섬마을 선생님>으로 했었는데 앞에 할머니들이 합창으로 하니까

즉석에서 곡을 바꾸셨더군요.

같은 선곡을 한 우연도 우연이지만, 시골역장은 합창의 맛과 하모니카의 맛을 골고루 즐기고 싶은 생각으로 그리 짠 것이었어요^^!



<민병수 하모니카-찔레꽃>



<민병수 하모니카-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장르가 다양한 것도 시골역 음악회의 재미 중 하나입니다.

판소리 <사철가>

소리는 시인에 국악인에 시낭송가에 춤에도 능한 조경순 시인,

북은 강영록 선생입니다.




<조경순 판소리-사철가>


어린이들은 언제나 고향역 음악회의 주인공입니다.

장장 1시간 반 음악회의 끝 순서인데도 참 대견스럽게 기다리는 모습!

시골역장이 아이들을 맨 나중으로 넣는 것은 물론 전체 모습을 이쁘게 마무리하려는 의도도 있지만,

다른 이들 연주하는 것 함께 들으며 순서 기다리는 것,

이런 것도 아이들에게 큰 공부라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황간유치원 금혜나(7살), 황간초등학교 1학년 박승준과 박이준은 8살,

2학년 노해솔, 전인향, 이소미는 9살입니다.

<나무의 노래>, <꿈>, <달팽이의 하루>, <조개껍질 묶어>

바하 피아노 김수자 원장이 지도를 맡았습니다.





<금혜나, 박승준, 박이준, 노해솔, 전인향, 이소미 동요 - 나무의 노래, 꿈, 달팽이의 하루, 조개껍질 묶어>


양로원 할머니들과 동네 아이들이 함께 음악회한다고 페북과 카스에 올렸더니

성심당 김미진 이사님이 튀김소보로와 단팥빵을 이만큼이나 빵! 쐈습니다.  

사람들이 우와! 했는데, 굳이 자랑 좀 하자면, 시골역장 후원그룹이 머 이 정도는 됩니다.^^! 



그리고 철도사진동호회 ARPT팀 신준식 군과 임지훈 군이 이런 기념품까지 직접 만들어 왔습니다.


그렇게 준비한 것이었는데...

음악회가 시작되자 구름마을 송남수 대표님이 시원한 표고버섯차를 들고 오고...


백화마을 김인태 씨는 매실 냉차를 타오고,

역시 백화마을 총무집에서 손녀 돌떡을 했다고 이렇게 잔뜩 챙겨 왔습니다.

어제는 어떤 분인지 몰라 미처 인사도 못했는데, 오늘 성당에서 만났더니 본인 이름과 손녀 이름

절대로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하더군요.

공연히 인사 받기 불편하다구요.

예. 그리하지요. 며칠 전 돌을 맞이한 아기 조소은의 할머니가 백화마을 총무 김정숙 님이란 것,

시골역장만 아는 비밀입니다.(이 정보도 이러저러한 경로로 겨우 확인한 것입니다)

대신 소은이가 건강하고 예쁘게 잘 자라기를 함께 축원해 주세요^^



음악회 시작 전,빵과 떡 나누고 음료 봉사할 사람이 안 보여서 최정란 시인에게 부탁을 했더니

청주에 갔다가 급히 오느라 점심도 걸렸다는군요.


그런데 그 많은 빵과 떡은 다 동이났는데 정작 본인은 한 개도 맛을 보지 못했답니다.

너무도 미안하고 고맙고...


대전에서 내려 온 정태경 씨도 함께 서빙하느라 수고를 많이 했구요.


이 날 TV 취재도 바빴습니다.

KBS에서는 <생방송 지금 충북은 플러스>를 찍었고...

방송은 7.26(화) 저녁이고, 나중에 전국 방송으로도 나간답니다.


MBC <전국시대>에서는 구름마을 취재온 길에 황간역에도 들렀더군요.

방영 날자는 아직 미정이구요.


황간의 비디오 작가 이창주 선생도 수고를 많이 하셨습니다.

할머니들 기념영상 만들어 드리려고 특별히 부탁을 한 일입니다.


서울 강남구 삼성1동 조동기 주민자치위원장도 황간역을 깜짝 방문해서

손기진 황간면 주민자치위원장과 만났고...


사진은 없지만 정구복 전임 영동군수님과 정태생 과장님도 끝까지 자리를 함께 했고,

8월 음악회에는 성승욱 바리톤을 초대해 주겠다고 약속을 했습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이날 몇 사람이 스타로 탄생했습니다.

영동역 고자영 씨는 KBS TV 통신원 역할을 했고....


ARPT 총괄팀장인 장기현 군과


코레일 명예기자인 배근대 군도 인터뷰를 했습니다.


시골역장은 그저 작가의 의도에 따른 의무를 이행한 것이구요.^^!


그 외에도 아주 많은 이들이 인터뷰를 하던데

나중에 TV에 안 나오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마세요,

하루종일 찍어 6분정도로 만드는 건데 어떻게 다 낼 수 있겠어요.


36도의 폭염 속이었지만, 대합실 냉방 빵빵하게 틀어 놓고 시원하게 하겠노라 했는데,

갤러리 에어컨을 누가 제습으로 돌려 놓는 바람에 그렇게 후텁지근 했더군요.^^!

그런 중에도 시골역 대합실에서의 음악회 첨부터 끝까지 기쁘게 즐겨주신 분들 덕분에

오붓하고 소박하지만, 감동은 치명적(?)이었던 음악회 잘 마쳤습니다.


함께 해주신 모든 분께 시골역장이 감사 인사 드립니다.

"고향역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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