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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하 시노래 2집 사북늦봄-<나를 발효시킨다> 이가희 시 박우진 곡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8. 4. 1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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젓갈은 나를 발효시킨다

  (원제-젓갈 골목은 나를 발효시킨다)

                                      이가희 시

                                      박우진 곡

강경상회 이씨는
짠손바닥에다 새우를 키운다
멸치떼도 몰고 다닌다
헝클어진 비린내를 싣고 와
육거리 젓갈시장 골목 가득 풀어놓는다
날마다 그는 해협을 끌어다
소금에 절여 간간하게 숙성시킨다
그가 퍼 주는 액젓은
오래 발효시킨 수평선이다
그는 저울에다
젓갈의 무게를 재는 법이 없어
누구나 만나면
후덕하게 바다를 퍼 준다

저무는 수평선처럼 강경상회가 셔터를 내리면
골목에다 몸 풀었던 바다 갯내음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싱거웠던 내 몸,
어느새 짭짤하게 절인
젓갈이 된다


<박경하 시노래-나를 발효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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