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12.11. 출근하자 내리기 시작한 눈이 금새 플랫폼이며 철길을 하얗게 덮었습니다.
아침 상행 열차도 보냈으니 다음 열차까지는 여유도 있겠다
어차피 계속 내릴 기세라서 눈 치우는 일이 급하지는 않으니,
평소 같으면 폰을 들고 나섰을 겁니다.
하지만 요즘은 철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럴 처지가 아니다 싶어
평평 쏟아지는 눈을 맞으면서 구내 통로며 역마당을 쓸기 시작했습니다.
쓸어도 쓸어도 금새 또 쌓이는 눈을 한동안 바라보다 폰을 꺼내들었습니다.
최근 강릉선에서 일어난 어처구니없는 사고 때문에
우리 철도인들은 지금 어디가 끝인지도 모르는 긴 터널을 지나는 처지이다 싶은 생각이 문득 들더군요.
사고의 원인은 이미 어딘가에 있는 것이니,
제대로된 조사를 하면 찾아낼 수 있을 것이고,
찾아낸 사실을 그대로 드러내기만하면 해결 방안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문제는, 덮거나 왜곡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지요.
본질은 덮어둔 채 변죽만 울리다보니 비슷한 일이 반복되어 온 것이란 걸 모르는 이가 별로 없으면서도
그걸 그대로 드러내 공론화할 용기와 책임감을 가진 이들도 거의 없었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지 싶습니다.
철길에서 살아온 평생이 부끄러운 적이 없었는데,
명색이 철도원으로서 뭔가 제 몫을 다하지 못한 것만 같아
퇴직을 불과 며칠 앞둔 시점에서 마음이 무겁기만 합니다.
그래도 기대를 합니다.
터널을 빠져나오면 바로 이런 설국일 것입니다.
사랑하는 철도와 철도인들이 더이상 흔들리지 않기를 바랍니다.
<황간역 플랫폼 음악방송 박경하의 사평역에서와 화물열차>
<황간역 플랫폼 음악방송과 itx 새마을호>
<황간역 구내 남쪽 전철기를 통과하는 화물열차>
<황간역 플랫폼 음악방송과 무궁화호 제1218열차>
<황간역 옥상에서 본 화물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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