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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완영 시인의 고향사랑과 애모(愛慕)

황간역 이야기

by 강병규 2013. 11. 13.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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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95세 되시는 정완영 시인이 요즘도 마치 소년과도 같은 감성을 지니시고,

황간에서 상주 모동 쪽으로 넘어가는 고개인 수봉재의, 지금은 흔적조차 없는 외할머니 댁을 찾아 가끔

황간에 오신다는, 특히 황간역 부근 식당에서 올갱이 부침개와 올갱이 해장국을 맛있게 드시고 반야사도

즐겨 찾으신다는 말을,

엊그제 박홍순 화백 전시회 기념 아주 작은 음악회 때 최정란 시인으로부터 들었을 때,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릅니다.

 

실은, 시에 대한 앎이 일천하다보니, 정완영 시인을 교과서에 나오는 <조국>이란 시조와 함께

'학처럼 고고한 인상을 지니신 대시인'정도로 기억하고 있던 차에

얼마전 인터넷에서 이런 동시를 발견했을 때도 참 반가웠었지요.

 

 

그래서 서울방면 승강장에 있는 항아리, 엄마가 아기를 안고 젖먹이는 그림 뒷편에 이렇게 써 놓았습니다.

 

시인의 <외갓집 가는 날>이란 동시에는 기차도 등장합니다.

 

   기차는

   앞으로 가는데

   산은 뒤로만 가고

 

   생각은

   달려가는데

   강물은 누워서 가고

 

   마음은

   날아가는데

   기차는 자꾸 기어가고

 

현대시조의 선구자로 시조의 중흥기를 연 정완영 시인은,

1960년 국제신보 신춘문예에 '해바라기'가 당선되고, 같은 해 '현대문학'에 '애모(愛慕)', '강', '어제 오늘' 등이 추천됐으며,

1962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조국'이 당선되면서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셨다고 합니다.

 

이처럼 넓은 대숲과도 같고 동구나무 거목과도 같은 시인께서 머지않아 황간역에 들르실 예정입니다.

최정란 시인이 한번 모시고 오기로 했거든요.

이 영상은, 시인의 황간역 방문을 기다리는 시골역장이 존경의 마음을 담아 만든 것입니다.

시인이 오시면 수봉재, 시인의 어머니의 고향 집터를 꼭 함께 가 보고 싶습니다.

 

 

               <애모 愛慕>    

                                      정완영

  서리 까마귀 울고 간 북천은 아득하고
  수척한 산과 들은 네 생각에 잠겼는데
  내 마음 나뭇가지에 깃사린 새 한마리

  고독이 연륜마냥 감겨오는 둘레가에
  국화 향기 말라 시절은 저물고
  오늘은 어느 우물가 고달픔을 긷는가

  일찌기 너와 더불어 푸르렀던 나의 산하
  애석한 날과 달이 낙엽지는 영마루에
  불러도 대답없어라 흘러만 간 강물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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