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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에서 손주와 할아버지가 함께 한 정겨운 음악회-황묵회 회원전 기념 제29회 황간역 음악회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5. 2. 14.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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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는 주민자치센터 서예교실에서 틈틈히 쓰신 서예 작품과 서각 작품을 대합실 작은 갤러리에 전시하시고,

유치원과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 손녀가 연주와 율동으로 할아버지의 작품전을 축하하는 작은 음악회가 열리는 역,

아마 그런 역은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찾아보기 어려울 것입니다.

그런데 충북 영동 황간역은 그런 음악회가 종종 열리는 역입니다.

'지역주민과 함께 가꾸는 아름다운 문화영토-황간역'이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황간역 음악회는 어느덧 황간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황묵회 회원전 기념 제29회 황간역 음악회입니다.    

요 며칠새 봄을 시샘하는 심술바람이 제법 매섭더니, 오늘은 모처럼 바람이 잦아들고 포근한 날씨입니다.

그래서 음악회 제목을 '봄이 오는 소리'로 정했습니다.

이 플래카드 만들면서, 아이들의 귀여운 연주와 율동에서 봄 오는 이쁜 소리가 들릴 거라 생각했지요.

 

2월에 황묵회 회원전을 여는 것은, 설이 있기 때문입니다.

설 명절에 고향을 찾은 자식들이 고향역 대합실에 걸린 아버지와 고향 어르신들의 작품을 보면 얼마나 마음이 흐뭇하겠어요.

 

 

 

 

 

 

 

 

 

공간도 비좁고 조명도 작품을 제대로 비추지 못하는 구조이지만, 어르신들의 힘찬 필치와 정성을 감상하는데는 그리 큰 지장이 되지 않습니다.

전시기간은 2.7일부터 3.7일까지입니다. 벌써 많은 분들이 찾아오고 있습니다.

설 명절 중에는 손주 손 잡고 아들 며느리와 함께 전시장을 찾아오는 행복한 가족의 모습을 매일 볼 수 있겠지요.  

 

대합실이 워낙 비좁다보니 오늘은 아예 사전 홍보를 전혀 하지 않았는데도 이렇게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떡과 과일, 쥬스로 차린 소박한 다과회에도 신이 난 꼬마 연주가들

 

따뜻한 커피와 녹차 한 잔으로도 훈훈한 정과 인심 나누는데 부족할 게 없는 고향역 대합실입니다.

  

이렇게 정겹고도 아름다운 음악회를, 불과 1년 6개월만에 29번이나 진행한 시골역장은 참 복도 많은 역장입니다.

 

시골역 음악회의 전통이자 자랑- 시골역장이 문화예술인께 드리는 최상의 예우를 상징하는 레드카펫 행진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노부부가 다정하게 손을 잡고 입장하시도록 했습니다.

이럴 때 아니면 두 분이 레드카펫 행진을 어디서 하시겠어요.

황묵회를 지도하는 회장이신 백산(白山) 고광부 선생 부부이십니다.

 

백산 선생은 황간역 갤러리를 격조있는 공간으로 가꾸는데도 관심과 성원을 아끼지 않는 분입니다.

 

순호(蓴湖) 이경식 선생 부부이십니다.

순호 선생은 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에 대학석좌교수를 지내신 큰 어르신입니다.

그런데 부부가 아주 소탈하게 마을주민들과 격의없이 어울려 사십니다.

회원전에 수준 높은 작품을 내셨으면서도 당신께서는 '그냥 따라서 하는 수준'이라고 그렇게 겸손해 하십니다.

 

두 분께서 오래 오래 지역의 어르신으로 머물러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다음은 중농(中農) 남기룡 선생 부부입니다.

 

아마 회원 중에서 가장 젊은 분 같습니다. 오전에 축하 화분 두 개를 혼자 다 나르시더군요.

 

청전(靑田) 남정석 선생은 할머니가 몸이 불편하셔서 함께 하지 못하셨습니다.

할머니께 "사랑해"라고 하시라고 여쭈었더니, "여보, 할머니, 나 여기 전시회 나왔는데, 사랑하오" 하시더군요.^^*

 

 

소산(小山) 박삼기 선생 부부이십니다. 저 꼭잡은 두 손 보세요. 행복한 커플이지요?

 

 

 

 

석보(石甫) 박용택 선생 부부이십니다.

행진하는 모습이 빠졌군요. 왜 마스크를 쓰셨는지 여쭈었더니 "아직 어려서 이빨이 빠졌어"라고 하시더군요.

예. 아직 청춘이시니 오래오래 사셔야죠.

 

 

지산(智山) 백의구 선생 부부이십니다.

 

 

 사모님도 황간역 음악회에 아주 많은 관심을 보이시는 멋장이십니다.

 

월봉(月峰) 채창명 선생 부부이십니다.

거의 매일 기차를 타시는, 고향역의 단골손님입니다.

 

엊그제 보니까 사모님이 월봉 선생의 서예 작품을 둘러보고 가시면서 입가에 아주 아주 흐뭇한 미소를 머금으시더군요.

그 모습이 정말 아름답고 행복했습니다.

 

해도(海島) 김정자 선생은 혼자 오셨습니다.

맨 나중에 도착하셨는데, 아마 이렇게 한껏 멋을 내고 오느라 늦으신 것 같습니다.^^*

 

시골역장이 이렇게 어르신들과 함께 사진을 찍는 것은, 이런 모습을 브로그에 기념으로 올려 드리려는 뜻에서 그리한 것입니다.

실은 시골역장이 사회자의 권한(?)을 은근슬쩍 행사하는 것이지요^^!

괜찮잖아요? 소중한 추억들이니까요. 사진은 황간마실 정태경 회장이 찍은 것입니다.

 

회원을 대표해서 순호 이경식 선생께서 인사말을 해주셨습니다.

말씀이 소탈하면서도 아주 유머가 있는, 그만큼 넓은 도량과 인품을 갖춘 분입니다.  

 

첫번째 출연자는 전임 영동역장인 전승찬 씨입니다. 현재는 코레일 안전본부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2013년 8월 황간역 음악회를 맨처음 시작할 때부터의 황간역 문화영토 창업공신입니다.

그동안 색소폰 연주 기량도 아주 크게 변모했습니다.

오늘도 연주 시작하자마자 옆에서 누가 그러더군요. "야, 정말 잘 부는 솜씨네!"

 

<부모 - 전승찬 색소폰 연주>

 

청주 KBS-TV에서 촬영을 했습니다.

2.12일부터 3일간 시골역장과 황간역, 황간 이야기를 담은 <인터뷰 다큐, 사람세상>을 찍었습니다.

오는 2.25(수) 저녁 20:00~20:25분까지 25분동안 청주 KBS-TV에서 방영된답니다.

나중에 전국 방송으도 나갈 예정이랍니다.

 

다음은 하모니카 할아버지로 유명한 민병수 선생이십니다. 

용화면장, 용산면장을 역임하시면서 반생을 공직자로 봉직하셨고, 여생을 음악 봉사로 지역사회에 기여하고 있는 어르신입니다. 

 

민병수 선생께서도 참 겸손하고 조용한 분입니다. 연주를 마치면 언제 가셨나 모르게 조용히 가십니다.

오늘도 연주 후에 최정란 시인과 함께 잠깐 인사를 나누었는데, 이리저리 챙기다 보니 어느새 가셨더군요. 늘 감사드립니다.

 

<사랑 사랑 누가 말했나 -민병수 하모니카 연주>

 

<고향의 봄 -민병수 하모니카 연주>

 

<섬집아기 -민병수 하모니카 연주>

 

 

매곡초등하교 우쿠렐레합주반입니다.

이순덕 선생이 지도하는 아이들입니다.

복장도 이쁘지요? 영동지역에서 제법 유명한 연주단이랍니다.

이현지, 정이립, 박우준, 배경원, 최준우, 김민혁, 박서희, 배미진

 

이 친구들이 나오니까 맨 앞에 있던 이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형아, 잘 해!" "우리 형아예요!" 어찌나 이쁘던지요!!! 

어른들에게도 이 어린 아이들에게도 고향역에서의 이런 시간들은 두고두고 소중하고 행복한 추억이 되겠지요. 

시골역을 문화영토로 가꾸는 보람이기도 하구요.

 

<조개껍질 묶어/ 작은 동물원/ 나성에 가면 - 매곡초등학교 우크렐레합주>

 

다음은 황간벨리댄스팀입니다. 황간초등학교병설유치원생과 황간초등학교 학생들입니다.

지도는 여희 피아노 김수자 선생입니다.

이예영, 배지수, 손효경, 박지현, 한해인, 문지영, 노해솔, 전인향

이 친구들도 매번 황간역 음악회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스타들입니다.

 

<따따블- 황간벨리댄스팀>

 

<LUV-황간벨리댄스팀>

 

황간마실 정태경 회장이 황간역 문화사업을 위한 협동조합 설립 계획을 설명했습니다.

시골역장이 다른 역으로 발령이 나거나 정년퇴임을 할 경우, 지금까지 이어 온 성과가 하루아침에 무너지는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걱정을 하는 것입니다.

그런 경우를 대비해서 마을주민들이 고향역을 함께 가꾸어 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일입니다.

 

 

고향을 생각하는 출향인사와 지역에 사는 많은 이들이 이 일에 관심을 갖고 동참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황간역은 우리 모두의 고향역이고, 황간의 자랑스런 문화자산이니까요.

 

 

 

 

 

오늘 음악회 소식은 정태경 회장과 최정란 시인이 찍은 사진과

시골역장이 찍은 동영상으로 올렸습니다.

 

바쁜 일정에서도 고향역 음악회에서 연주를 해 준 전승찬 씨, 민병수 선생, 그리고 아이들과 연주 지도를 해 준 이순덕 선생과 김수자 선생께도 감사드립니다.

고향역 일이라면 마다않고 찾아와 도와주는 황간마실 정태경 회장과 최정란 시인은 언제나 시골역장의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오늘도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고향역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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