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시노래 가수 박경하 님의 동영상으로 황간역 SNS 음악회를 진행 중입니다.
오늘 소개할 노래는 <해바라기>입니다.
이 곡도 음반 <시린>에서 들으면서 박경하 가수 특유의 해맑은 음색 때문에 좋아하게 된 곡입니다.
지난 1.30일 울산 콘서트 때 노래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동영상으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이 노래도 첨엔 박경하 가수가 지은 시인 줄 알았었습니다.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노래로 들려 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다른 이가 지은 시인데도 마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듣도록 노래를 하니까 그 공감의 파장이 이렇듯 넓어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마음'이 '마음'으로 통하는 것이겠지요.
해바라기
시- 이원수 / 곡 - 백창우 / 편곡 - 정은주
울타리 밖에 선 해바라기는 갓났을 때부터 버림 받았다
꽃밭에 물주던 누나도 이까짓게 꽃이냐고 본체만체
뜰 쓸던 할아버지가 몇 번이나 빼버리려다 두셨다는 해바라기
해바라기야 해바라기야
너는 혼자 외롭게 자랐건만
커다란 아주 커다란 꽃이 폈구나
언니보다 더 큰 키 부채보다 큰 잎새
그 위에 쟁반 같은 황금 꽃은 화초밭이 온통 시드는 날도
해님을 쳐다보고 웃고만 있네
해바라기야 해바라기야 너는 내 동무
해바라기야 해바라기야 너는 해님의 아들
동영상을 만들기 위해 SNS와 인터넷에서 이리저리 모은 사진과 시골역장이 찍은 해바라기 사진, 그림 등을 사용했습니다.
음원 추출 방식은 이미 밝힌 바와 같습니다.
사진 모으면서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작년 봄 역구내에 해바라기 씨를 뿌리고 물 주어 가꾸고 사진을 찍어 둔 그런 일과 시간들이
이 동영상으로 모두 모이는, 인연이란 이렇게도 만나게 되는구나 하는...
박경하 가수가 콘서트에서 이 노래 부르면서,
자신이 시노래 가수가 되기까지 초등학교 5학년 때 담임이셨던 시인 임길택 선생님의 영향이 컸다는 이야기를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인터넷에 임길택 시인은 이렇게 소개 되어 있습니다.
임길택(1952년 3월 1일 ~ 1997년 12월 11일)은 대한민국의 시인이다.
1952년 전라남도 무안에서 태어났다. 목포 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강원도 산마을과 탄광마을에서 십수년 동안 교사로 일했다.
어린이들을 위한 작품을 주로 썼으며, 시, 동시, 동화, 수필 등을 발표했다.
표현이 군더더기 없이 깔끔하며, 탄광마을과 같이 힘들고 어려운 현실을 숨김없이 보여 주었다.
1997년 지병인 폐암으로 별세했다.
저서
시집
《탄광마을 아이들》(실천문학사, 1990)
《할아버지 요강》(보리, 1995)
《똥 누고 가는 새》(실천문학사, 1998)
《산골 아이》(보리, 2002)
시집 아닌 책
동화집 《느릅골 아이들》(산하, 1994)
동화집 《산골마을 아이들》(창작과비평사, 1998)
동화집 《탄광마을에 뜨는 달》(다솜, 1997)
동화집 《수경이》(우리교육, 1999)
수필집 《하늘숨을 쉬는 아이들》(종로서적, 1996)
수필집 《나는 우는 것들을 사랑합니다》(보리, 2004)
평가
동화작가 이오덕은 《탄광마을 아이들》 발문에서 그 시집이 당시 한국의 거의 모든 아이들이 다 잃어 가고 있는
순박한 삶과 마음을 잘 찾아내어 보여주고 있다면서
임길택 시인이 시인이기 전에 마을과 학교에서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훌륭한 교육자이기에 좋은 작품을 쓸 수 있었다고 했다.
더불어 그의 시세계를 ‘몸으로 살아가는 창조의 세계’라 평했다.
임길택 시인의 시 몇 편을 소개합니다.
<저녁 한때>
임길택
뒤뜰 어둠 속에
나뭇짐을 부려 놓고
아버지가 돌아오셨을 때
어머니는 무 한 쪽을 예쁘게 깎아 내셨다.
말할 힘조차 없는지
무쪽을 받아 든 채
아궁이 앞에 털썩 주저앉으시는데
환히 드러난 아버지 이마에
흘러난 진땀 마르지 않고 있었다.
어두워진 산길에서
후들거리는 발끝걸음으로
어둠길 가늠하셨겠지
불타는 소리
물 끓는 소리
다시 이어지는 어머니의 도마질 소리
그 모든 소리들 한데 어울려
아버지를 감싸고 있었다.
<아버지의 겨울>
임길택
부엌에서
아버지가
망치질을 하고 있었다
탄 묻은 판자쪽을
주워다 놓고
온 집안 울리도록
바람구멍을 막고 있었다
산너머 어디쯤에서
겨울이 오고 있었다
<아버지 자랑>
임길택
새로 오신 선생님께서
아버지 자랑을 해보자 하셨다
우리들은
아버지 자랑이 무엇일까 하고
오늘에야 생각해 보면서
그러나
탄 캐는 일이 자랑 같아 보이지는 않고
누가 먼저 나서나
몰래 친구들 눈치만 살폈다
그때
영호가 손을 들고 일어났다
술 잡수신 다음 날
일 안 가려 떼쓰시다
어머니께 혼나는 일입니다
교실 안은 갑자기
웃음소리로 넘쳐 흘렀다
-<탄광마을 아이들> 1990-
박경하 님의 시노래를 통해
이십여 년 전에 돌아가신
'아 · 버 ·지'
그 먹먹한 이름을 다시 만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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