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다큐 사람세상-시골 역장의 고향 편>
청주 KBS 이선이 작가로부터 다큐 얘기를 처음 들은 것은 작년 12월경의 일로 기억합니다.
그것을 지난 2월12일부터 2월14일까지 3일동안 촬영하여 2월 25일(수)에 방영되었습니다.
그동안 이선이 작가는 주로 재촉을 하고 시골역장은 망설이면서 고사를 했기 때문입니다.
황간역에서 이루어지는 일들과 성과들은 시골역장 혼자 이룬 것이 결코 아닙니다.
많은 분들이 내 일처럼 직접 나서서 도와 주고, 또 관심을 가져 주기 때문에 가능한 일입니다.
물론 역장이란 직분이 대내외적으로 역을 대표하기 때문에 시골역장이 얼굴 마담 역할을 좀 하는 것은 다들 이해하실 것입니다.
하지만 개인의 내면세계까지를 들춰내는 다큐의 속성상 자칫하면 역장의 역할만 너무 부각되는 것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시골역장 개인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해도 어차피 황간역이라는 공공의 공간에서
공적인 일을 한 것이 계기가 되었기 때문에 조심스런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황간역 이야기가 그동안 여러 보도매체를 통해 많이 알려진 상태이지만
대부분 단편적인 신문 기사나 TV로도 2~5분 분량의 이벤트 취재 수준이었습니다.
이번 다큐는 장장 25분동안 방영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왕이면 황간역을 문화영토로 가꾸어 나가는 이야기도 충분히 하면서,
함께 황간역을 가꾸어 나가는 이들의 모습도 제대로 소개하고,
황간역과 황간을 널리 홍보할 수 있는 기회인데
굳이 마다할 게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약에 시골역장이 방송국에 찾아가서 '황간역이 이러저러 하니 다큐로 좀 찍어 주세요'하고 청한다고
그럽시다하고 선뜻 나서 줄 방송국 있겠어요?
일이란 때에 맞춰 이뤄지는 것이니, 이렇게 호의를 베풀 때 기회를 마다하는 것은 잘하는 일이 아니지요.
암튼 밝히기 마땅치 않은 이런저런 우여곡절도 겪은 끝에 촬영을 하게 된 것이었습니다.
집에서 아내와 함께 방송을 보고, 황간의 비디오 작가인 이창주 선생이 화면을 녹화하여 편집해 준 영상으로 다시 보면서
청주 KBS 심웅섭 PD와 이선이 작가, 다큐팀의 편집 역량에 새삼 감탄을 했습니다.
마치 물흐르듯 이어가는 스토리 전개와 영상, 배경음악이 어찌나 자연스럽게 잘 어울리던지요!
한편의 아름다운 시 같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습니다.
여기 올리는 동영상은 시골역장이 재편집을 한 것이라서 다소 매끄럽지 않은 부분이 있습니다.
시골역장이 황간에 정착하게 된 내력, 아내와 함께 역 승강장에서 딸과 외손자를 기다려 만나는 장면,
집에서 아내와 딸의 인터뷰 장면 등은 뺐기 때문입니다.
사생활까지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꼭 밝히고 싶은 것이 있습니다.
3일내내 마치 심술부리듯 세찼던 봄바람을 온몸으로 맞아가면서 찍은
그 많은 분량 중에서 고르고 골라 23분짜리 이야기를 구성한 것이기 때문에
나왔으면 좋았을텐데 싶은 아쉬운 장면이 당연히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 김영식 황간면주민자치위원장님과 황간역명소화사업에 대해 상의하는 장면과
음악회 때 황묵회 회원 어르신들 부부가 손잡고 레드카펫 입장하는 장면이 빠진 것은 못내 아쉽습니다.
그리고 시골역장 말고도 많은 분들이 참여한 항아리 시화작품들
골고루 조명되지 못한 부분도 그 분들께 미안한 일입니다.
하지만 작가와 편집자의 의도가 우선입니다.
그리고 시골역장이 낭송한 시는 심웅섭 PD가 눈여겨 보고 직접 고른 것이었습니다.
시골역장이 그림 그릴 때 사용한 이젤은 미국에 사시는 이가인 보나 시인이 선물로 보내 주신 것이었습니다.
그림으로 그리던 시화는 최정란 시인의 시 <간이역에서>입니다.
제주도 문경훈 시인의 시로 시화작품을 만든 것도 언뜻 보였고,
김대우 작가가 제작해서 기증한 한글 서예작품 <황간역> 액자도 화면으로 보인 것은 반가운 일입니다.
다만, 휘파람 세계챔피언 황보서 님이 작곡한 <반야사 가는 길>을 시골역장이 휘파람으로 분 것도 소개가 안 되었고,
정태경 씨하고 가지러 갔던 옹기 항아리들을 기증한 주인공인 김두일 씨가 소개 안 된 것도 아쉽습니다.
물론 음악회에서 이쁘게 연주하고 율동도 한 어린이들이 아주 짧게 소개 된 것도 아쉽습니다.
하지만 정작 아쉬워 할 이들은 3일이나 고생고생하면서 찍은 그 많은 영상을 버리고 버려 23분짜리로 만들어 낸 폅집진일 것입니다.
그 분들에게는 얼마나 아쉬운 장면이 많았겠어요.
박경하 가수의 시노래 <사평역에서>가 영상 시작할 때 시골역장의 시낭송 배경음악으로 나온 것,
장시안(장귀순) 시인이 시골역장을 모델로 쓴 <황간역에 가면>이란 시를
시골역장이 낭송하는 것으로 마지막 장면을 마무리한 것은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인터뷰다큐 사람세상-'시골 역장의 고향'>은
올해로 철도 인생 39년째인 시골역장에게 아주 소중한 기념 영상이 되었습니다.
청주 KBS-TV 이선이 작가와 심웅섭 PD, 그리고 함께 수고해 주신 분들께 감사를 드립니다.
또한 이번 촬영에 도움을 주시고 함께 해 주신 분들께도 다시한번 감사 드립니다.
고향역 사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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