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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시(詩)의 역'의 시심을 깨운 비단모래 시낭송 문학기행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6. 3. 7. 2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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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역을 <시(詩)의 역>이라 자칭하고

그동안 시의 역다운 이런저런 이벤트를 많이 했습니다.

시가 익는 장독대, 시낭송회, 시노래 음악회, 시화전 등...

그래도 <시의 역>이라면 이런 것은 있어야 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직은 더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이런 일이었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겨울날이면 연락을 하지 않아도 난로가 있는 시골역 홈대합실에 모여서

도시락도 데워 먹고, 고구마도 구워 먹고, 커피도 끓여 마시면서  

도란도란 시낭송이나 아주 작은 음악회를 하는 것,

지난 겨울에 하려다가 미처 못한 일이었는데...

3.5일 토요일,

난로가 있는 바로 그 홈대합실에서 아담한 시낭송회가 열렸습니다.

마음을 치유하는 시낭송교실에서 황간역으로 문학기행을 온 것이었습니다. 

 

 

 

 

 

 

마침 그 날은 개구리가 깨어난다는 경칩날이었는데,

시의 역의 시심을 깨운 이들입니다. 

 

 

권경호 회장님이 비단모래회라고 알려 주시기에 이렇게 환영을 했습니다.

 

 

황간역 홈 대합실은 20~30명 정도 모임하기 딱 좋은 공간입니다.

 

 

간이역같은 운치가 있지요.

 

 

 

 

모임을 지도하는 비단모래 이현옥 시인입니다.

 

 

권경호 회장님이구요.

 

 

이 분은 <간이역에서>를 낭송했습니다. 황간역 문화대사인 최정란 시인의 시입니다.

 

 

이 분은 허영자 시인의 <완행열차>를 낭송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역 마당 화단에 이 시를 담은 옹기가 있습니다.

 

 

시 낭송 도중에 눈치없는 화물열차가 우당탕탕 지나가면서 흐름을 끊기도 했지만...

 

 

시골역 대합실이니까 맛 볼 수 있는 현장감이랄까요?

 

 

이 분은 노래를 했습니다. 가수 윤이나 님입니다.

 

 

들락날락 하느라 회원들의 시 낭송 장면을 다 담지 못했습니다.

비단모래 이현옥 시인은 자작시 <아버지의 역>을 낭송했습니다.

시골역장은 '기차'니 '역'이니 이런 시가 듣기에 편합니다.

아무래도 가재는 게편입니다.

 

 

아버지의 역

                                      비단모래

 

아버지의 역은

출발지였습니다.

눈물 그렁한 배웅을 받으며

7시 59분 서울로 가는 통일호 열차를 탔습니다.

뜨거운 김이 나는 가락국수 한 그릇으로

아버지는 손을 흔드셨습니다.

 

그 가슴에 어떤 바위가 들어있는지

까맣게 모르고

떠나는 기차의 기적소리에 그냥

이별 인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어느 날

아버지는 다시 돌아와야 할

종착역임을 알았습니다.

 

두 귀 열고 막차를 기다리는 아버지의 늙은 시간이

허옇게 서리는 눈물꽃이 되어

억새처럼 흐느끼고 서 있었습니다.

 

발길 뜸한 긴이역처럼

드문드문 들리는 소식을 끌어안고

허리마저 활로 휘어져 날아간 화살을

기다리고 계신 아버지

 

그 종착역으로 다시 돌아가야 함을 알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바쁘게.

 

 

이 해맑은 표정들...

'마음결이 비단모래 같은 고운 이들' 맞지요?

 

 

시를 짓고, 읽고, 노래하는 이들은 참 맑다고 생각합니다.

시골역장은 시를 잘 모르기 때문에, 

시의 깊이나 높이 보다는

그 마음만을 생각할 따름이지만,

시어에는 이 혼탁한 세상을 맑게하는 힘이 있다고 여기고 있습니다.

 

 

이 분은 시, 시노래, 시낭송 전문방송 Today의 장용자 작가입니다.

시 전문 TV도 있고 라디오도 있다니 정말 반가운 일입니다. 

 

 

황간역은 시골역이지만 한 간에 적어도 서너 대의 기차가 오갑니다.

한적해 보이는 속에서도 아주 다이나믹한 풍경이 수시로 연출 되지요.

위험하지 않을까 염려들 하지만,

기차는 길이 아니면 다니지 않으니까.

사람도 홈을 벗어나지만 않으면 가장 안전한 곳이 역 승강장이지요.

 

 

 

 

 

 

 

 

 

 

옥상에 만든 하늘대합실도 소개했습니다.

시의 역을 가꾸는 일 - 이제는 시골역장의 몫만은 아닙니다.

멍석은 이미 깔아 놓았으니,

언제든 이렇게 와서 시심을 수놓는 일,

시를 사랑하는 이들이 할 일이자 권리이기도 하지요.

 

 

 

 

 

 

이현옥 시인이 <황간역>을 이렇게 이쁘게 표현해 주셨습니다.

시골역의 자랑거리가 하나 더 늘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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