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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으면 비로소 잘 보이는 행복한 그림 여행(1)-추풍령 U.H.M.갤러리 단해기념관

나의 이야기

by 강병규 2018. 6. 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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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추풍령에 있는 U.H.M갤러리 단해기념관으로 특별한 나들이를 했습니다.

U.H.M갤러리에는 며칠 전에 이종철 화가와 원숙이 화가, 최정란 시인과도 함께 갔었는데,

그날 받은 인상이 워낙 좋아서 아내 로사에게도 소개를 시켜주려는 것이었습니다.  

 

U.H.M이 무슨 뜻인지 궁금해서 인터넷을 찾아보니 Unity(통합/단결), Honesty(정직), Modesty(겸손)의 약자더군요.

이 갤러리를 연 (주)단해그룹 엄주섭 회장의 설립 취지도 이렇게 소개되어 있습니다.(출처는 불교공뉴스입니다)
예술의 문화적 가치는 새로이 복합화된 가치를 만나 새로운 형태의 틀이 짜여지는 듯합니다. 고대 그리스인은 우주가 다섯 가지 근본 물질로 구성되어 있다고 믿었습니다. 물, 불, 흙, 바람 그리고 다섯 번째 원소를 정신으로 봤습니다. 이를 경영에 적용할 수 있습니다. 경영도 정신과 마음으로 물질세계와 조화를 이뤄가는 창조의 예술이기 때문입니다. 바로 그 오원 경영(Fifth Element Management)의 씨앗을 뿌리고자 추풍령 산자락에 Unity, Honesty, Modesty의 갤러리를 엽니다.”

 
추풍령 산골에 이처럼 훌륭한 문화공간을 만든 엄주섭 회장의 경영철학에 대해서는 따로 공부를 좀 해야할 듯합니다. 
그리고 U.H.M갤러리도 한두 번 둘러보는 것으로 다 봤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수준의 전시공간이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대략적인 스케치와,
하태혁 목사님한테서 해설을 들은 작품 위주로만 소개를 하겠습니다.
 
U.H.M갤러리 전경입니다.
위치는 영동군 추풍령면 신안로 338 추풍령 중학교에서 모서로 가는 길, 지봉리입니다.

 

 

 

마치 시골의 초등학교 분교에라도 온 듯한 소박한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갤러리에 들어서면 작품과 함께 멋진 오디오 세트가 보입니다.

 

 

농가의 저온창고(?)를 거의 그 형태를 살려 리모델링했다는데

아주 시원하다는 느낌이 들만큼 널찍합니다. 

 

 

전시작품도 다양합니다.

 

 

 

 

 

 

 

 

 

 

 

 

 

 

무엇보다도 좋은 것은 작품을 해설해 주는 이가 있다는 것입니다.

첫눈에도 좋은 사람이다 싶은 하태혁 목사님과 

 

 

역시 친절한 사모가 작품을 해설해 줍니다.

사진은 지난번  방문했을 때 이종철 화가와 함께 한 모습입니다.

갤러리 건너편 산기슭에 아주 아름다운 교회가 있습니다.

 

 

오늘은 하태혁 목사님이 직접 전시장을 안내하면서 작품 해설도 해줬습니다.

"전시작품 모두를 소개해 주면 다음에는 안 올 테니까, 또 오시라고 몇 작품만 소개하겠습니다."

 

 

첫번째 작품은 블라디미르 쿠쉬(Vladimir Kush)의 <날개를 단 배의 출항 Departure of The Winged Ship>입니다.

 

 

쿠쉬는 러시아 출신으로 현재 미국에 살고 있으며, 스스로를 은유적 사실주의(Metaphorical Realism)의 창시자로 내세우는

환상적인 초현실주의 화풍으로 유명한 세계적인 화가입니다.

 

 

목사님의 작품 해설을 들으면서 탄복을 했습니다.

'아, 듣는만큼 그림이 보이는구나...'

그래서 첨에는 설명을 듣고서 요약을 하려고 목소리만 들리도록 촬영을 했다가, 

목사님의 해설자체가 너무 좋아서 양해를 구하고 다시 촬영을 했습니다.

역시 사람 좋은 목사님 흔쾌히 들어주더군요.

"영혼은 내가 정작 가야할 곳이 어딘지를 알고 있다."는 말이 가슴에 쿵하고 닿았습니다.

<하태혁 목사의 작품 해설-날개 단 배의 출항>

 

다음 작품은 쿠쉬의 <사랑의 바탕 Matrix of Love>입니다.

 

 

 

 

12개의 그림이 각각의 상자에 들어있는 이 작품은 개별 작품으로도 그려졌답니다.

 

 

 

 

 

 

 

 

역시 하태혁 목사님의 해설을 소개합니다.

<하태혁 목사의 작품 해설-사랑의 바탕>

 

작품해설은 그림의 맨 밑 양쪽에 있는 눈동자와 가운데의 열쇠가 상징하는 것에 대한 설명으로 마무리 됩니다.

"내가 뭘 그렸는지는 상관 없어, 당신들이 이 그림을 보는 그 시선, 거기에 당신들의 삶의 열쇠가 숨어 있을 거야.

당신이 누군지, 당신이 뭘 좋아하고, 뭘 행복해 하는지, 지금 뭘 느끼는지...

이 작품은 우리의 시선을 비춰볼 수 있도록 인도해주고 있습니다."

 

 

 

다음은 살바도르 달리(Svador Dali)의 작품들입니다.

이 세 작품은 서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답니다.

"예수님은 바로 지금 내 일상 안에 살아계십니다...."

 

 

먼저 <멀리서 본 지중해를 바라보는 갈라>입니다.

 

 

"사람의 얼굴은 신이 우리를 부르는 손짓입니다..."

 

 

 

<십자가의 성 요한의 그리스도 Christ of St. John of the Cross>입니다.

 

 

"예수님의 얼굴도 안 보이고 명패도 지워지고 윗부분이 잘린 십자가,

예수님은 그 옛날의, 어떻게 생겼던 그분이 아니라,

지금의 내 삶 안에, 바로 내 옆에 있는 이 사람으로 존재하는 분입니다..."

 

<성만찬>입니다.

 

 

"내 아내의 모습 속에 신의 사랑이 숨어있습니다.

오늘 아내가 차려준 밥상, 그것이 바로 나의 성만찬입니다."

 

특별한 기독교 성화도 전시되어 있습니다.

1800년대 프랑스북부 루앙지역 성당에 걸렸던 '십자가의 길-고난의 길(via dolorosa) 14처' 그림을 원화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

 

 

그중 제1처에는 숨은 그림이 있습니다.

예수님 얼굴 바로 옆에 그려진 '엄지를 세운 손'인데 이 그림 안에는 이 손의 주인이 없답니다.

보는 이들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하는 그림이랍니다.

내 아들은 죽지만 살아날 것이라는 하느님의 손이다. 예수님을 모른 척한 바로 내 손이다 등등...

 

 

예수님이 세번째 넘어지신 그림을 보며 목사님은 이런 묵상을 했답니다.

'예수님 왜 세번이나 넘어지셨을까?'

베드로의 세번 부인을 덮어주시려고?  괜찮아, 나도 세번이나 넘어졌잖니..

그런데 생각해 보니 예수님은 모두 실패만 하신 분이더랍니다.

제자라고 뽑아 놓으니 모두 도망가 버렸지,

하느님의 백생인 유대민족을 제대로 설득하지 못하고 결국 십자가에 죽었지....

 

 

제14처에 관한 묵상도 감동적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이 영광스럽게 부활하시는 장면으로 마치면 더 좋을텐데

왜 무덤에 묻히시는 것으로 끝냈을까?

그런데 그림을 자세히 보니 목사님 자신이 이미 무덤 안에서, 무덤으로 들어오는 예수님을 바라보고 있더랍니다.

내가 먼저 죽어야 비로소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그대로 보고 믿을 수 있다는 것이지요.

가톨릭 신자인 필자와 로사, 동행한 마르티나 자매가 개신교 목사님을 통해 14처의 신비를 제대로 들으면서,

지금 이 순간 우리들은 참 아름다운 기도를 하고 있구나 싶었습니다.

기도란 예수님의 마음을 알아가는 길이니까요.

 

 

 

 

갤러리의 작품 모두를 이렇게 감상하긴 어렵겠지만,

'들으면 제대로 보이는 행복한 그림여행' 꾸준히 해야겠습니다.

특히, 작품 해설 후 이렇게 좋은 음악까지 들려주는 갤러리....

우리 동네 황간에서 승용차로 불과 15분 거리에 이런 문화공간이 있다는 사실이 참 자랑스럽습니다.

 

 

<U.H.M. 갤러리에서의 음악 감상>

 

갤러리 입구에 있는 아름다운 카페입니다.

 

 

서글서글한 하태혁 목사님이,또는 다정한 미소의 사모가 직접 내어주는 커피와 차,

멋진 분위기까지 즐길 수 있습니다.

 

 

 

 

 

 

우리동네에는 이렇게 멋진, 그림을 읽어주는 갤러리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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