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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블루스와 만난 가래떡, 그 길이가 129미터인 까닭은-황간역 철도원의 2018 대전 문화재 야행 참관기

황간역 철도원 일기

by 강병규 2018. 8. 18. 2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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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8.17.(금) 대전역에서 가까운 으능정이 네거리에서 열린 2018 대전 문화재 야행(夜行)-'대전블루스'를 참관했습니다.

대전시청 김은옥 사무관이 페이스북에 올린 걸 보고, '대전블루스'라는 제목에 이끌려 찾아간 것이었는데,

이 설치물을 보는 순간 아하....! 

대강 짐작은 했지만 역시 이번 축제는 철도를 기본 테마로 한 문화축제였습니다.     


'2018 대전 문화재 야행은 우리 '대전'을 근대 도시로 성장시킨 원동력인 철도 역사와 근대 도시 대전의 분위기,

그리고 그 시절 대전 시민들의 애환과 정서를 고스란히 담아낸 <대전블루스>를 이름삼아 펼쳐집니다.


철길을 따라 번영을 누려왔던 근대 도시 '대전' 근대문화유산을 향유하며 이 도시의 역사를 바로 알고,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힌 우리 지역 시장에 들러 먹고 보고 즐기며 낭만적인 밤을 보내시기 바랍니다.

중교로의 <도떼기시장>과 근대문화유산 인근 <夜심찬 거리>에서 근대 문화의 향기를 맘껏 누려 보십시오.'



행사를 살펴보니 정말 도떼기시장처럼 다채롭고, 문화도시 대전의 역량을 한눈에 보여주려는

야심찬 프로그램을 준비했더군요.

이런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는 대전시 관련부서 공무원들의 역량과 열정이 놀랍습니다.    


최근 대전지역 문화예술인들이 철도 도시로서의 대전의 정체성을 찾아가면서, 철도를 테마로 한

일련의 문화운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6월에 시작하여 12월까지 연중 진행되는 '사이잇다'라는 철도문화행사는 대전의 원도심을 중심으로

다양한 각도에서 철도문화의 원류를 탐색하는 독특하고 수준 높은 프로그램입니다.


그런 가운데 대전시에서도 이런 의미있는 행사를 여는 것은 참 긍정적인 일이다 싶습니다. 

철도에서 문화콘텐츠를 찾아내고 이를 지역의 문화자산으로 만들어가는 이들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

철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8.17.(금)~8.18(토) 이틀간 매일 저녁 18:30~23:00 펼쳐지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필자가 참관한 것은

8.17. 식전행사와 개막식 뿐이어서 이번 축제에 대해 이런 저런 소개를 할 처지는 되지 많습니다.

다만 짧은 시간이었지만 진했던 감동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아마 이것이 개막식의 하이라이트였지 싶습니다.

대흥동성당 쪽에서 중교까지의 블루스로드 가운데에 탁자를 연이어 놓고 

초청인사들과 공연팀, 그리고 시민들이 양쪽에 쭉 늘어섰습니다.

사회자의 신호와 함께 가래떡이 마치 철길처럼 두 갈래로 이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시작지점부터 출발지점까지 거리는 각각 65m이고, 양쪽 길이를 합쳐 가래떡의 길이가 총 129m가 되도록 잇는 것이었습니다.

사회자가 이 이벤트의 의미를 이런 취지로 설명을 한 것으로 기억합니다.


"가래떡 129m는 6.25 때 대전에서 공산군에 포위되어있던 딘소장을 구출하기 위해 김재현 기관사가 용감히 몰다가 전사한

미카 129호 증기기관차를 기억하고, 전쟁시에 군무원 신분으로 국방의 의무를 다하다 순직한 수많은 철도인들을 추모하는 의미가 있습니다."    


이런 행사에 코레일에서도 초청인사로 참석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행사에 초대된 연극배우 남명옥 씨, 행사를 주관한 대전시의 안준호 학예연구사와 안면이 있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느닷없이 초청인사가 된 필자가 철도인으로는 유일한 참석자가 된 셈이어서 한편으로는 무안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가래떡 이벤트에 이어 대전블루스 플래시몹이 펼쳐졌습니다.

대전시 행정부시장과 각 기관단체장, 문화예술계 초청인사, 공연팀, 시민들과 함께 대전블루스연주에 맞춰 율동을 하는 것이었는데,

초청인사라서 무대 위에서 난생 처음으로 플래시몹에 참가하는 기회도 누렸습니다.

몸치이지만 서툰 몸짓이 오히려 재밌게 보일 수 있다는 나름의 신념(?)으로 열심히 따라했는데, 

모두가 격의없어 신명 하나로 어우러졌던, 기억에 남을 시간이었습니다.





식전공연에서 '오빠딸'이라는 밴드가 편곡하여 연주한 <대전블루스>의 일부분을 폰으로 찍었습니다.

연주와 보컬이 빼어나더군요.


식전공연이 펼쳐지는동안 불루스로드를 둘러보았습니다.

첨엔 이게 뭔가했었는데, 알고보니 행사 관계자들이 참 많은 생각과 준비를 했다 싶습니다.



왼쪽은 연극배우 남명옥 씨, 오른쪽은 이날 행사 준비와 진행을 맡아 팀원들과 함께 하루종일 식사도 못했다는 대전시 안준호 학예연구사입니다.



매사 적극적이고 미소가 아름다운 대전시 김은옥 사무관과

이날 사회자가 '대전을 대표하는 연극배우'라고 소개한, 대전나무시어터연극협동조합 남명옥 이사입니다.


철도 테마 문화프로그램 <사이잇다>를 기획하고 진행하고 있는 '구석으로부터' 대표 서은덕, 송부영 부부입니다.


필자도 엉겹결에 껄렁한 남학생으로 변신했습니다.

유명한 배우와 함께 포즈를 맞추려다보니 '껌 좀 씹은' 모습이 나오더군요. 


필자, 안준호 학예연구사, 남명옥 배우, 서은덕, 송부영 씨입니다.


이재관 대전시 행정부시장과도 함께 포즈를 취했습니다.


이날 거리 곳곳에 재밌는 장면이 많더군요.

혼자서 북치고 장구치고 꽹과리와 징까지 치며 흥겹게 연주하는 이도 있었고,



지푸라기로 짚신 등을 만드는 전통공예가도


만사형통 점을 봐주는 스님들도


그 옛날 포니 승용차도 있더군요.


아마 옛날의 승용차 모델들이지 싶습니다^^!



식전무대 공연도 다양했습니다.

학생들의 댄스는 경쾌했고


도떼기시장통 소음 속에서도 정성껏 부르는 중년 합창은 진지했습니다.



이번 축제가 철도에서 시작된 도시인 대전에 사는 이들에게, 혹은 대전에 들렀다가 이번 축제를 만난 이들에게

철도가 지닌 문화콘텐츠의 풍부함과 확산의 가능성을 생각하는 기회의 장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철도를 좋아하는 이 젊은 문화예술가들의 환송을 받으면서 대전역 플랫폼으로 나오는데,

대전블루스의 멜로디가 귓전에 맴돌더군요.  

<대전블루스>는 철도가 철도의 도시 대전에 선물한 멋진 철도문화콘텐츠라는 생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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