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철도의 날입니다.
작년에는 9월 18일이 제118주년 철도의 날이었는데
올해는 6월 28일이 제124주년 철도의 날이랍니다.
철도의 날을 이렇게 바꾼데에는 이런 저런 의미가 있겠지만,
내게는 철도 동기인 전성철 기관사가 마침 철도의 날인 오늘
경부선 하행 itx-새마을 제1003열차를 마지막으로 운전한다는 것이 더 큰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1976년 12월 철도고등학교를 갓 졸업하고 철도에 들어온지 어언 41년 6개월,
오는 6월말 명예로운 정년 퇴직을 앞두고 오늘이 기관사로서 마지막 승무를 하는 날이랍니다.
전성철 기관사의 마지막 철길 여정을 축하하기 위해
아내와 딸과 외손녀가 기관실에 동승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손글씨로 작은 피켓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자랑스런 기관사와 가족들에게,
그들이 함께 지나 온 숱한 철길의 시간들에게
철도원의 거수경례로 축하인사를 해주고 싶었습니다.
2016년 12월말에 역장으로 퇴임하면서 벗어두었던 역장 모자를 꺼내 쓰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오늘은 우리가 철도다!'
멀리 들어오는 열차를 향해 손을 흔들다가
역구내에 들어설 때부터 거수경례를 했습니다.
전성철 기관사는 기적소리로 화답을 하며 빠르게 통과했습니다.
언뜻 전성철 기관사와 가족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영상을 찍는 모습도 보이더군요.
2018년 6월 28일 11:43 비록 불과 몇초동안의 일이었지만,
그동안 전성철 기관사가 운전을 했던 모든 열차와
그 노고들...
41년 6개월 철길 인생이 시골역 철도원의 경례를 받은 시간이었습니다.
(이 사진들은 황간역 배소영씨가 찍은 것입니다.)
전성철 기관사가 서울역에서 마지막 승무를 한 제1003열차와 함께 한 모습입니다.
전성철 기관사는 철도학교 동기생 밴드에다
"병규야, 나 오늘 감동 먹었어, 고맙다."고 올렸더군요.
가족들도 기뻐했답니다.
나는 전성철 기관사가 자신의 마지막 승무를 가족과 함께 한,
철도원으로서의 그 자긍심에 더 큰 감동을 받았습니다.
이 귀여운 외손녀가 훗날, 열차를 운전하던 할아버지를 생각하며
기관사의 꿈을 갖기를 바란답니다.
그 바램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자손에게 물려주고 싶은 자랑스런 인생을 살아 온 철도원의 소망입니다.
이땅의 철도원들이 전성철 기관사처럼 자신의 몫에 대해 신념과 자부심을 갖고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철도의 날은 비로소 그 의미가 있겠다 싶습니다.
"우리가 철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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