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철도원>시골역 철도원이 이땅의 철도인들에게 남겨주고 싶은 노래 선물

황간역 철도원 일기

by 강병규 2018. 5. 22. 16:14

본문


<수사와 노는 아이들-철도원>


           철도원


                    작사 강병규

                    작곡 우현덕

                    노래 수사와 노는 아이들


시간 참 빠르더라 기차처럼 지나간다

새벽부터 한밤까지 기적소리 들으며

비가 오나 눈이 오나 오고가는 사람들

떠나가는 뒷모습을 지켜주며 살았네


덜커덩 덜커덩 덜컹

덜커덩 덜커덩 덜컹


평생을 지나온 길 기차처럼 달렸구나

터널 지나 강도 건너 산들너머 나란한 길

돌아오는 그길 위에 전호기를 펄럭이며

멀어지는 기적소리 위로하며 살았네


덜커덩 덜커덩 덜컹

덜커덩 덜커덩 덜컹




이 노래는 우현덕 선생이 아이들과 함께 노래하는 '수사와 노는 아이들'이

지난 5.19.토. 제63회 황간역음악회 때 첫선을 보인 노래다.


노래의 탄생 경위는 이렇다.

황간역음악회를 얼마 앞두고 박경하 가수가 '철도 인생을 정리하는 시를 한번 써보면 좋겠다'는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런 취지의 말을 했었다.

괜찮겠다 싶어 대충 써서 카톡으로 보내놓고 다시 읽어보니 좀 뭔가 좀 빠진 것 같아

우현덕 선생한테도 카톡으로 보내 '이렇게 써도 노랫말이 되겠는지'를 물어 본 적이 있다.


그러고 나서 생각해 보니 평생 철도원으로 살았고 이제 정년 퇴직을 앞둔 처지이니

후배 철도인들에게 철도원 노래를 선물로 남기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

그래서 기회가 되면 노래로 만들어 보겠다고 가사를 다듬는 중이었다.  


그런데 이날 음악회에서 우현덕 선생이 '철도원'이란 노래를 부른 것이다.

사전 예고가 없던, 박경하 가수가 시골역 철도원에게 선물한 노래- 일테면 서프라이즈비지팅이었다.

가사도 잘 다듬어서 아주 멋진 곡이 되었다.

참 놀랍고 기쁘고 고마운 일이다.



사실 철도원이란 남들이 그리 알아주거나 선망하는 직업은 아니다.

그래도 평생 철도원으로 살아온 것이 자랑스럽다.

그리 내세울 바는 없지만, 무슨 일이든 내게 주어진 일을 나름 성실하게 해왔다.

그것이면 한평생 철도원의 삶에 대해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동화 '어린왕자'에 나오는 전철수,

사람을 실은 기차들이 이쪽으로 혹은 저쪽으로 달려갈 수 있도록

때맞춰 선로의 방향을 바꿔주는 일이 전철수의 역할이다.

철도원의 일 대부분도 그처럼 매일 단순하게 반복되는 업무의 연속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역할에 대해 별 보람을 느끼지 못하고,

철도원이란 직업에 별다른 자부심을 갖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만약에 그런 전철수가 없어도 세상의 삶이 계속 이어질 수 있을까?


필자가 후배 철도인들에게 철도원이라는 노래를 선물로 남겨주고 싶은 것은,

다소 우직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순수한 사람들-

그들이 이 세상에서 철도원의 역할에 자부심을 갖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