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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로 시작된 도시 대전의 시간을 잇다-대전철도보급창고 창고단편연극제 관람기(20180929)

황간역 철도원 일기

by 강병규 2018. 9. 30. 2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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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9.29.(토)~9.30.(일) 대전 소제동 구 철도청보급창고에서 창고단편연극제가 열렸습니다.

창고단편연극제는,

대전광역시에서 주최하고, 구석으로부터 · 도시예술기획팀 시도가 주관하며,

나무시어터연극협동조합 · 대전아트시네마 · 원도심레츠 · 대전근대아카이브즈포럼이 협력하는,

2018 문화가 있는 날 지역특화프로그램 '사이잇다(2018.6~12)'의 세번째 프로그램입니다.


사이잇다는,

'실[사, 絲]로 서로 다른[이,異] 것들을 엮어가듯 문화형성을 매개하는,

철도로 [           ]와 [         ]의 사이를 잇다.

지역과 지역을, 사람과 사람을, 문화와 문화를 잇다.'라는 의미입니다.


철도로 시작된 도시 대전의 문화예술인들과 시민, 공무원들이,

자신들의 뿌리 땅 깊은 가닥들을 철도에서 찾아내고,

빛과 소리, 몸짓의 이야기로 엮어 함께 이어가는 모습들...

철도인인 필자에게는 볼 때마다 진한 감동으로 다가옵니다. 




철도원인 필자도 막상 철도보급창고 안에 들어가기는 이날 처음이었습니다.

시설을 낡았지만 그냥 묵혀두기엔 너무도 아까운 공간입니다.

이런저런 문화행사를 하는 것이 건물을 오래토록 보존하는 첩경이다 싶습니다.

여럿이 함께 일을 꾸리다보면 건물을 더 튼튼하게 유지할 수 있는 좋은 방안들도 나올테니까요.



주관하는 이들과의 고마운 인연으로 이틀간의 창고연극제를 관람하는 기쁨을 누렸습니다.

연극에 몰입하느라 사진과 동영상을 얼마 찍지 못했지만,

대강의 기록으로나마 감동의 시간들을 반추합니다.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총괄 진행하는 서은덕 구석으로부터 대표입니다.


첫 공연은 대전대학교 방송공연예술학과의 <메모리즈 Memories>



짧은 공연이었는데 여운은 참 길었습니다.

공연 장면 사진이나 동영상은 찍을 엄두를 낼 수 없을만큼 시작부터 몰입하게 되더군요.

자취하는 아들 먹이려고 반찬을 만들어 기차 타고 오는 어머니에게 짜증을 내는 학생의 모습을 보면서

필자는 콧날이 시큰했습니다.                   

자취하던 시절, 아버지가 서울에서부터 기차에 싣고 오셨던 커다란 김치통, 그 시큼했던 집 냄새, 어머니의 가슴 속...

그 때 아버지에게 철없는 투정을 부렸던 참으로 한심했던, 아직도 뼈저리게 후회스런 그 시간이 떠올랐기 때문이지요.

나에겐 어느새 근 사십년 전의 일인데, 그 학생에게는 아직 오늘이더군요.

시간은, 그 기억의 파편들은 그렇게, 마치 철길 옆 자갈들처럼 기차역 대합실에 머물러 있는 것이겠지요.


깊이있는 연기를 보여 준 학생들입니다.


두번째는 한남대학교 역사교육과 연극영화학회 아리랑 <1970>


대전역 가락국수 식당에서 듣는 대전의 소소한 이야기들...

자칫 작위적일 수도 있는 소재를 재미있게 풀어내더군요.

필자가 처음 듣는 이야기도 있었고, 관객들의 호응이 아주 좋았습니다.

"아하, 대전이 그랬댜."


세번째는 충남대학교 시나브로 극회 <기적이 울리면>


시종 무거운 주제였는데, 따뜻한 가슴으로 감싸안으며 마무리짓는 결말이 참 좋았습니다.

시대나 환경을 냉철하게 비판하고 그에 동조는 쉽게들 하지만,

막상 극복할 대안을 내놓거나 해결책을 찾으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요. 


연극의 마지막 장면입니다.

<충남대 시나브로 극회-기적이 울리면(부분)>


네번째 목원대학교 TV영화학부 연기전공 <사라진 연꽃>


구성과 연기가 참 좋았습니다.

몇 편을 보노라니 동영상 찍는 요령이 생겨서 몇 부분 찍었습니다. 


<목원대학교 TV영화학부 연기전공 -사라진 연꽃(부분1)>


<목원대학교 TV영화학부 연기전공 -사라진 연꽃(부분2)>


훌륭하게 공연을 마친 자랑스런 모습들입니다.


서은덕 대표의 마무리 인사입니다.


이날 특히, 스탭들의 진행 안내가 참 좋게 느껴졌습니다.

당연히 관객들의 매너도 좋았구요.

참 자랑스런 문화 현장이었습니다.

수고한 모든 이들께 감사 인사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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