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9월 15일 (토) 황간역 플랫폼에서
레드카펫 트리트먼트(Red carpet treatment 정중한 예우)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황간역 갤러리에서 전시회를 하는 작가에게는 오프닝 때마다 레드카펫을 깔아주고있지만,
플랫폼에서 레드카펫을 깐 것은, 올해로 113년이 되는 황간역 역사상 최초의 일이지 싶습니다.
기차를 타고 오는 시동 멤버를 환영하기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시동(詩同)은 시노래가수 박경하와 함께, 시노래와 함께하는 시노래중창단입니다.
레드카펫에 대해서는 이런저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역사상 최초의 기록으로는,
아가멤논의 아내가 트로이 전쟁에서 이기고 돌아오는 남편을 모함하기 위해 붉은 길 위에 서게 했는데,
아가멤논은 '붉은 길은 오직 신만이 오를 수 있는 길'이라며 거절했다고 합니다.
철도원인 필자에게 의미있는 이야기는,
1902년 미국 센트럴 철도회사에서 초호화 열차를 이용하는 승객이 기차에 탑승을 할 때 레드카펫을 깔았고
이것이 '레드카펫 트리트먼트(Red carpet treatment)'라는 표현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기차를 타고 오는 시동 멤버에게 레드카펫을 깔아 주는 명분으로 안성마춤입니다.
12:45 서울행 무궁화호 제1306열차로 도착한 첫 귀빈은
하동에서 온 김필성 씨와 진해에서 온 정정애 씨입니다.
이들은 아침 일찍 각자 집을 나서 창원역서 합류를 했고,
창원역~동대구역까지는 KTX를 타고, 동대구역~황간역까지는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오는 길입니다.
이 정도의 정성이면 황간역 최초의 레드카펫을 밟을 자격으로 충분합니다.
플렛폼에 깔린 레드카펫을 보고 첨에는 깜짝 놀라더니 이내 저렇게 우아한 포즈를 취하더군요.^^*
역시 김필성 씨와 정정애 씨는 애드립에 강한 단짝입니다.
두번째는 부산에서 온 김영미 씨와 서준영 군입니다.
준영 군은 시노래가수 박경하 씨의 까꿍이입니다.
13:35 대전행 무궁화호 제1352열차로 도착했습니다.
김영미 씨는 전혀 예상치 못한 레드카펫 영접에 놀란 나머지 우산으로 얼굴부터 가리더군요.
하필이면 비가 내리는 바람에 활짝 웃는 모습이 우산에 가려졌지만,
필자는 그 환한 얼굴에 번진 홍조까지 다 봤지요. ^^*
준영 군도 재밌어하는 표정이었구요.
당초 계획으로는 박경하 가수와 함께 영접을 하는 것이었는데,
영동 예술창고에서 원숙이 화가를 만나 함께 오느라 아쉽게 되었습니다.
14:03 부산행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수원에서 온 이미희 씨와
김천에서 온 최금단 씨가 마지막 귀빈이었습니다.
제법 품격을 갖춘(?) 레드카펫 영접에 폭소로 화답하는 이미희 씨,
김필성 씨가 양손에 들고 흔든 것은 알고보니 종이 냅킨이었답니다.^^*
역시 타고 난 순발력!
최금단 씨는 저렇게 우아한 포즈로 레드카펫을 밟으려고 영동역까지 가서 황간역 오는 기차표를 끊었다더군요.^^!
얼핏 들리는 뜬소문에 의하면,
페이스북에서 이미희 씨한테 '당신은 대통령이나 여왕이나 또 뭔가가 젤 어울린다'라는
정말 근거도 신빙성도 아주 모호한 정보를 별 생각도 없이 흘렸답니다.
그런데 하필이면 '여왕'이란 단어에 필이 팍 꽂힌 이미희 씨가
'내가 기차를 타고 갈텐데 플랫폼에 레드카펫을 깔지 않으면 내리지 않고 버티는 수가 있다.'라는 협박성 멘트를 댓글로 올렸고,
우연히도 그걸 본 강 아무개라는 황간역 철도원이 혹시나 겨우 그런 핑계 때문에
열차가 늦어지는 불상사가 생기면 안되겠다는 아주 단순한 생각으로,
당일 비가 오는 악천후에도 불구하고 레드카펫을 깐 거 같다는 그런 언뜻 이해하기 힘든 말도 있답니다.
암튼 이미희 씨는 내심 퍽이나 흐뭇했었나 봅니다.
당장 페이스북에다 이렇게 자랑을 올렸더군요.
"기차에서 내릴 때는 다들 이렇게 레드카펫 사뿐히 즈려밟고 내리시죠?"
혹시 이걸 보고 황간역에 일부러 기차를 타고 올 분들이 있을 수도 있겠다 싶은데,
시동(詩同) 멤버를 위한 오직 한번의 특별 이벤트였다는 거...
그런데, 이거... 은근 재밌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거죠. 기차 타고 황간역에 오는 애인이나 친구, 부모님, 특별한 방문객을 위한 깜짝 이벤트로,
미리 신청을 받아서....
함 해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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