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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에 기차 타고 온 시(詩)를 만난다-시월시역시전(詩月詩驛詩展)

황간역 전시회

by 강병규 2018. 9. 28.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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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에는 

기차를 타고 와 플랫폼에 내리는 시(詩),

대합실에서 사람을 기다리는 시(詩),

어디론가 기차를 타고 떠나는 시(詩)가 있습니다.


시의 달에 시의 역에서 시를 만납니다.


황간역 갤러리에서 시월시역시전(詩月詩驛詩展)을 엽니다.

전시기간은 2018.10.1.~10.31. 한 달간입니다.

백수 정완영 시인 등의 시조와 소설가 박경리 등의 시에 필자가 직접 그림을 그린 시화작품 등 약 30점을 전시합니다..


황간역에는 플랫폼이며 대합실이며 갤러리며, 역마당이며, 2층 옥상이며, 2층 황간마실 카페 등지에 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형태도 시항아리, 기왓장, 돌, 캔버스, 액자 등 다양합니다.


황간역에서는 일년내내 시화전을 열고 있는 셈인데

해마다 10월에 시월시역시전을 여는 것은, 황간역의 10월은 시의 달(詩月)이기 때문입니다.

필자가 그렇게 정해놓고 우기는 것이지만, 시의 역에 시월(詩月)은 맞는 말이다 싶습니다.


시월시역시전은 2015년부터,

생전의 백수 정완영 시인을 황간역에 모시고 시화전과 가곡음악회를 하면서 시작된 일입니다.

그러다보니 첨에는 주로 백수 정완영 시인의 작품과,

당시 김천에 사시던 백수 시인을 가까이 모시던 일부 제자 시인들의 작품으로 전시회를 꾸렸었습니다.

황간역에 소장된 작품 대부분은 그 당시부터 모은 것들입니다.

그러다보니 참가 작가 폭이 좁았던 것이고, 그후 해마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난 작품들이 함께하게 된 것입니다.

그러니 무슨 대표성이랄까 테마랄까 그런 것은 없는 시화전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좀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필자가 올해말로 철도원 생활을 마치게 되니, 현직 신분으로는 마지막으로 여는 시화전입니다.

별일 없는 한 해마다 황간역에서 이런 시화전을 계속할 생각은 하지만,

막상 철도를 떠난 신분으로는 이런저런 제약이 있을 것입니다.

그러니 나름의 감회가 느껴지는 일이지요.


가끔 이런 질문을 받습니다.

"당신이 직접 시를 고르고 그림을 그린다는데, 그 기준이 뭐냐?"

필자가 정해놓은 기준은 없습니다.

이런저런 인연으로 만나는 시 중에서 마음에 쉽게 담기는 시가 있습니다.

그런 시에서는 자연스레 그림이 떠오릅니다.

그러면 그걸 항아리나, 혹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고 시를 적습니다. 그뿐입니다.

다만, 그림이고 글씨고 순수 아마추어 수준이다 보니 생각과 솜씨가 서로 어긋나서

좋은 시에 공연히 누를 끼치는 일이 많기는 합니다.


순전히 '저 좋으면 다'인 것인데, 어쩔 수 없는 일입니다.

혼자 하고 그저 우기는 수 밖에에 없습니다.

공정을 기하기 위한 명분의 시 선정위원회 같은 것-상상만해도 끔찍하니까요.

그래도 필자에게도 나름의 평론가 그룹이 있습니다.

바로 주변 사람들입니다. 역이란 공간에서는 바로 그런 이들이 시를 읽는 것이지요.

"이 시 어때?"

"시가 참 좋네."

그런 시를 적어 놓으면 고개를 끄덕이거나 혼자 흐뭇한 미소를 머금는 이들이 많습니다.   


틈나는대로 시화작품은 계속 만들어 볼 생각입니다.

나름의 소용이 있을 거라 여기는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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