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적한 이 돌을 황간역 화단에서 발견한 것은, 옹기 항아리에 시화를 그리기 시작하던 작년 9월경이었습니다.
대번에 '여기에다 시화를 그리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동안 이 궁리 저 궁리하다가 백수 정완영 시인의 동시조 시화를 그리기로 작정했지요.
시골역장이 생각하기에 백수 시인은 거대한 산맥같은 분입니다. 마침 돌이 산들이 겹쳐 보이는 것처럼 생겨서 모양은 제대로 잡혔습니다.
문제는 시인의 초상인데, 마침 인터넷에 알맞은 사진이 있길래 그걸 보고 그렸습니다.
첨엔 먹으로 농담을 살려 그렸었는데, 시인의 동시조들을 생각하면서 그리다보니 자연스럽게 알록달록한 색채 그림으로 변하더군요.
얼굴도 올해 96세 되시는 실제 연령보다는 젊은 모습으로 그려졌구요.
하지만 91세 되시던 해인 2011년에 내신 동시조집 <사비약 사비약 사비약 눈>에 있는 「봄비」, 「동구 밖 느티나무」「꿈을 꾸나 봐요」「새순」같은
동시조들을 보면, 시인께서는 아직도 동심 여리고 맑으시니, 이 모습도 너무 할아버지스럽게 그려진 셈입니다.
(아마 시인께서도 그리 말씀하실 것 같아요^^!)
우선은 대합실 갤러리에 전시해 놓았습니다.
나중 승강장에 백수 정완영 시인의 대합실이 꾸며지면 거기에다 전시할 예정이구요.
암튼, 곧 날이 풀리고 지금 서울에 가 계신 백수 시인께서 황간역에 나들이 오시면 맨 먼저 보여 드릴 작품입니다.
시골역장이 할아버지 시인을 생각하면서 나름 공을 많이 들인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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