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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플랫폼에서 우체통과 기차의 만남

황간역 이야기

by 강병규 2015. 7. 17. 2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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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

                유치환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더 의지 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꽃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즐거운 편지

                   황동규
1
내 그대를 생각함은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메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 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2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어느 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 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할 것을 믿는다.

 

황간우체국은 황간역 진입로의 건너편에 바로 있습니다.

지금은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카톡으로 문자와 영상을 실시간 주고 받는 때이지만,

우체국 입구에 서있는 빨간 우체통을 볼 때마다

황간역 승강장에도 그런 우체통을 세우고 싶었습니다. 

바로 이런 엽서에 대한 추억과 향수를 잊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몇달 전부터 우체국 들를 때마다 최장운 황간우체국장님에게 빨간 우체통 구해 달라고 떼를 썼습니다.

사람 좋은 우리 우체국장님, "조금만 기다려 주세요."하더니 구해서 갖다 주시더군요.

그래서 하행 플랫폼에 이렇게 세우고 코스모스도 옮겨 심었습니다.

<코스모스 우체통> 이름 괜찮은가요?

아마 세계 최초가 아닐까. 역 플랫폼에 있는 우체통은...

 

 

 

 

 

 

 

실은 2007년도엔가 시골역장이 경북선을 되살리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경북선 점촌역을 동화나라 테마역으로 만들면서 이런 우체통을 세웠습니다.(지금도 있는지는 모르겠네요^^!) 

<철길우체통>이라 이름도 짓고 기념엽서도 만들었었지요.

그런데 역구내 건널목 옆에 세운 것이라 엄연히 말하면 플랫폼 우체통은 아닌 셈...^^!

암튼, 당시 꽤 인기가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단체로 와서 '엄마에게 엽서 쓰기' 등도 했었구요. 

그 중 이 가족 사진은 지금 봐도 참 이쁩니다.

 

우체통을 정식으로 오픈해야겠다 생각하던 차에 마침 영동 이수초등학교 5학년 2반 장윤석 선생님이 학생들과 황간역 견학을 온다더군요.

그래서 2015.7.16일(금), 때를 맞춰 이벤트를 하기로 했습니다. 

해바라기처럼 이쁜 이 아이들을 보면서, 정말 잘 생각했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시골역장이 준비한 엽서 쓰기...

플랫폼에 이런 대합실이 있으니 참 편리하고 요긴하게 쓰입니다.

 

뭘 쓸까 궁리하는 듯하더니..

 

이내 쓱쓱 잘들 쓰고 그림까지 그리고...

 

아이들은 생각에 막힘이 없습니다. 그만큼 순수하기 때문이겠지요.

 

대전홍익여행사 임영자 대표로부터 시골역장의 이벤트 소식을 전해 듣고, 대전MBC 이광원 사업국장님도 오셨습니다.

이광원 국장님은 무려 30여년만에 예쁜엽서공모전을 부활시켜 오는 8월 20일까지 공모를 하고 있답니다.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사연을 소개도 한다니까 아이들이 많은 관심을 보이더군요.

"진행 아나운서 누구예요?" 

시골역장이 궁리한 것은 이런 것입니다.

우체국장님과 집배원 아저씨를 모시고 엽서 쓰기와 우체통에 부치기, 집배를 하는 것이지요.

학생 대표가 집배원 아저씨에게 우체통 개통(?) 기념 꽃다발을 드리고... 

이 꽃다발은  실티들꽃농원 이순덕 선생이 집 정원과 마당 등에서 자라는 야생화로 만들어 준 꽃다발입니다. 

정말 이쁘죠? 

대전홍익여행사 임영자 대표님은 아트풍선을 준비해 오셨더군요.

그래서 이벤트 준비 끝,

"지금부터 코스모스우체통 개통식 이벤트- 우체통과 기차의 만남 행사를 시작하겠습니다."

짝짝짝!!!

 

"우체통을 기증해 주신 최장운 황간우체국장님께 감사의 풍선 꽃을 선물로 드리겠습니다."

 

"기념촬영"

 

"이제 내일부터는 엽서가 있던없던 매일 아침 11시에 와서 우체통을 열고 수거를 해 주실 집배원 대표인

여인철 집배원 선생님께 수고 잘 해주시라고 기념 꽃다발을 드리겠습니다."

짝짝짝!!! 

 

"기념촬영" "개구리 뒷다리~~~" "멸치 대가리~~~" 

오늘 작은 이벤트였지만 이 친구들에게 평생의 즐거운 추억거리가 되겠지요.

임영자 대표님과 이광원 국장님입니다.

임영자 대표는 감성 충만 휴먼파워가 대단한 분이고,

이광원 국장님은 오늘 첨 뵙는데도 참 정감이 있고 멋스런 분입니다.

 

카톡으로 이런 팁을 보내 주셨습니다. 엽서 응모하실 분들 참고하시고 많이들 보내세요.

시골역장도 황간역 기념엽서 세트 만들어서 응모하려구요^^*

 

 

 

 

무려 30년만에 부활한 추억의 <예쁜엽서 공모전>을 소개합니다.

사람 사는 맛 나는 이런 이벤트 참 좋잖아요?

 

 

오늘 최장운 우체국장님으로부터 반가운 소식을 들었습니다.

황간우체국에서도 신청을 하면 기념엽서를 만들 수 있답니다.

월요일에 당장 가서 신청을 하겠습니다.

그래서 이쁜 황간역 기념엽서를 만들어서 그냥 나눠 드리고 싶지만,

그건 지속 가능한 일이 아니니....

원하는 분에게는 매표창구에서 판매를 할 예정입니다. 

시골역 코스모스 우체통에서 이런 추억과 낭만을 만끽하실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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