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간역 옥상에 '하늘맞이방'을 만들고 나서
뭔가 랜드마크가 될만한 무엇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있었습니다.
타르쵸를 세울 생각이 든 것은 올 8월 하순쯤,
백수 정완영 시인의 병환이 이미 깊어졌다는 소식을 들은 때부터였습니다.
올해 98세 되시는 백수 시인이 돌아가신다면,
그 분이 생시에 그토록 그리워했던 수봉재 너머 외갓집 동네
그 하늘이 보이는 황간역 옥상에 시인의 시를 거는 것,
생시에 황간과 황간역을 각별히 여겨 주신 시인께
시골역장이 해 드려야 할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타르쵸는 티벳의 설산 마루에서 바람에 나부끼는 오색 천-불경과 기도문을 적은- 깃발이지요.
어머니와 외할머니, 외갓집 고향을 평생 동경했던 시인의 그 간절한 마음을
가을 하늘에 훨훨 풀어 드리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백수 정완영 시인은 지난 8월 27일 오후 3시경에 돌아가셨습니다.
타르쵸를 세우는 동안 마음에 담겨있던 시입니다.
'만약에 저 허공에 저 하늘이 없었다면
어디에 머리를 두고 나는 울 뻔 했는가'
백수 시인과 교분이 두터웠던 박재삼 시인 등의 시도 걸었습니다.
이종철 회장과 원숙이 화가를 비롯한 영동환경미술협회 화가들의 걸개그림과
김명동 회장과 양문규, 최정란 시인 등 영동문인협회 시인들의 시를 함께 걸었습니다.
처음 시도라서 한지에 쓴 시는 센 바람과 장대비를 견디지 못하고 며칠만에 다 흩날리더군요.
시도 천에다 쓰면 좀 오래 걸 수 있겠다 싶습니다.
당분간은 그림과 시가 하늘과 바람을 만나는 공간으로 꾸며질 것입니다.
앞으로 많은 이들에게서 이런저런 아이디어가 나올 것이고,
크리스마스 트리, 모빌 아트, 위시 트리 등 다양한 이벤트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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