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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노근리 평화콘서트 "평화와 철길-혼자 가는 길 보다는" 황간역 제48회 음악회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6. 10. 23.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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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난 세 시부터 행복해지겠지..."

어린왕자에게 여우가 한 말이지요.

이번 2016 노근리 평화콘서트를 기다리는 동안 시골역장이 느낀 것도 마치 그런 행복이었습니다.



올 봄쯤으로 기억이 됩니다. 노근리평화공원 고성우 팀장이 그랬습니다.

"이지상 가수가 내 친구인데, 올 가을쯤 황간역에서 공연을 하겠답니다."

내가 그의 노래를 좋아하는 이지상 가수가 황간역에 온다니! 기뻤습니다.  



9월초쯤인가 고성우 팀장이 그랬습니다.

"이철 이사장님도 오신다는 데 아는 분이죠?"

그럼요. 시골역장이 존경하는 분입니다.


시골역장이 이지상 가수를 알게 된 경위는 이렇습니다.

시노래가수 박경하의 첫 앨범 '시린'에 수록된 곡 중에서 <호수>를 이지상 가수가 작곡했더군요.

이지상 가수의 곡에 반하기 시작하면서 <호수>, <그리움>, <길 떠나는 저녁>을

음악 영상으로 만들어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지요. 

나중에 보니 이지상 가수는 싱어송 라이터이자 여행작가이고, '사람이 사는 마을'의 촌장이자

희망래일 대륙학교 교장에 성공회대 교수이며 .... 행동 반경을 가늠하기 어려운 이였습니다. 

여기서는 편하게 '이지상 가수'로 부릅니다.



그런 이지상 가수의 연주를 시골역 마당에서 보고 들을 수 있었습니다.  참 기쁘고 반가웠지요.


이철 이사장님과의 인연은 이렇습니다.

이철 이사장님이 코레일 사장으로 부임하셨을 때 시골역장은 

대전 둔산동 정부청사의 코레일 본사에서 근무했었습니다. 

취임식 때 사장님과 악수를 하면서 이렇게 인사를 했었지요.

 "사장님 코레일에 잘 오셨습니다."

이철 사장님은 퇴임할 때 말씀하셨습니다.

"코레일 사장에서는 떠나지만 철도를 떠나는 것은 아닙니다.

영원한 철도맨으로 살겠습니다."

시골역장이 이철 이사장님을 존경하는 이유 중 하나는,

 (사)희망래일을 통해  바로 그 약속을 실천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자신의 말에 책임을 지는,

특히 이 땅의 사람들과 이 땅의 내일을 위해 멀리 내다보고 해야할 일 제대로 하는 사람,

찾아보기 어려운 시기입니다. 


또 하나는, 실은 시골역장이 역장 노릇을 하는 것은 이철 이사장님 덕분이기도 합니다.

이철 사장님 당시에 코레일 일각에서 경영혁신이란 명분으로 '역'을 '영업소'라고

이름을 바꾸는 것을 검토하고 있었습니다.  

시골역장이 김천에 있는 경북남부지사에 근무할 때,

현장과의 대화를 위해 온 사장님께 건의했습니다.

"사장님, '김천역'을 '김천영업소'라고 한다면, 대한통운 김천출장소장이

 '지금부터는 내가 대한통운 '김천역장'이라고 할 겁니다.

100년 넘게 사용해 온 철도 고유의 브랜드인 역을 이렇게 내버리는 것은 문제가 많습니다."    

그 때 이렇게 답변하셨습니다.

"그러면 안 되지요. 내가 모친께 '코레일 사장되었습니다' 했더니,

'그래 잘했구나. 그런데 역장은 언제하니' 하고 물으시더군요."

그 후 경위가 어쨌는지 다행스럽게도 '역'이란 명칭을 버리지 않은 덕분에

'황간역 시골역장'을 하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철 이사장님은 소탈한 분입니다.

굳이 시골역장을 가운데 서게 하고는 정구도 노근리평화공원 이사장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쯤에 이르면 이번 콘서트에 출연한 이들 슬슬 마음이 상할 때입니다.

'이지상 가수와 이철 이사장님만 기다렸고, 우리는 반갑지 않았단 말이냐?'

오해의 소지는 충분하지만, 변명거리도 그리 궁색하지는 않습니다.

함께 오는 출연자가 누구 누구인지를 알게 된 것은 불과 보름 전쯤의 일이었으니까요.

지나는 길에 그냥 들르겠다던 박경하 가수가 무대에 선다는 사실도 공연 1시간 전에야 알았구요.

그러니 시골역장이 기다리는 행복을 느낄 시간이 상대적으로 길지 않았을 뿐입니다.


암튼 모두 귀한 이들이니 기쁘게 맞이하려고 시골역에서는 나름 손님맞이에 꽤나 정성을 들였습니다.

시골역장은 오전부터 무대 꾸미고 조명과 의자 설치하고


더불어음악봉사단을 이끌고 있는 정석영 단장은 고향역의 행사가 젤 우선이라며

당일 서울의 공연일정 4개 중 1개만 진행하고 곧바로 달려 와 음향 세팅을 하고


구름마을 송남수 이장은 특별한 찻자리도 준비해 오고



역 입구에 있는 태림식당에서는 떡도 해 오고...(역장댁은 장장 4시간동안 서서 봉사를 했고..^^)


황간마실협동조합의 정태경씨와 마영필씨는 마침 역 마당에 와있던 포차에서 젊은 부부가 파는 

꼬치구이며 오뎅을 몽땅 사서 음악회에 온 이들에게 대접했습니다.

이원규 시인과 박경하 가수도 행복해 하는군요. 


이지상 가수가 시골역장한테 콘서트 여는 인사를 하라더군요.

예상 못했던 일이라 생각나는 것을 말했습니다.

"황간역에서 철길과 평화를 주제로 한 이야기 마당이 열리는 것은 매우 의미가 있는 일입니다.

황간역이 작은 시골역이지만 이곳의 철길은 예전에는 북한과 대륙까지 통했던 민족의 생명줄이었습니다.

오늘 평화콘서트가 때론 잊고 때론 외면하고 살았던, 진정한 평화의 의미를 확인하는 값진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시골역장이 소개한 첫 순서는 허영택, 중년시대였습니다.

허영택 가수는 인터넷에 있는 사진을 보고 대강 짐작을 했었지만

리허설하는 모습을 보니 역시 포스가 엄청나더군요.

대단한 내공을 느꼈습니다.



중년시대는 이직 중년시대가 아닌 모습으로 보였습니다.


목소리도 아직은 중년시대가 아니더군요. (그런데 '중년시대'가 시골역장이 생각하는 '中年시대'인지는 아직 모릅니다^^)


  

<허영택 노래 '숲'>


<중년시대 노래 '다시 부르는 노래'>


오명수 선생은 더불어음악봉사단 부단장입니다.




<오명수 색소폰 연주-'사랑은 아무나 하나'>


박경하 가수입니다. 시골역장에겐 대전에서 구미로 내려가는 길에 관객으로 잠깐 들르겠다고 했지만,

이지상 가수가 박경하 가수의 그런 관객 노릇을 눈감아 줄 리 없지요.

'시를 마음으로 노래하는' 시노래가수이니까.






<박경하 노래 '홍시'>



<박경하 노래 '들꽃'>



<박경하 노래 '완행열차'>


시골역장은 박경하 가수의 팬을 자처합니다.

그래서 2016.11.12.(토) 저녁 18시 대전 갈마동 공연문화놀이터 '휴지'에서 열리는

박경하 시노래 콘서트 <대전발 완행열차>를 이렇게 홍보합니다.





<박경하 시노래 콘서트 '대전발 완행열차' 홍보동영상 제2편>


정구도 노근리평화공원 이사장이 환영인사를 합니다. 

황간역에서 열리는 음악회 등 이런저런 행사에 많은 관심을 갖고 성원하는 고마운 분입니다.




'지리산 시인'으로 잘 알려진 이원규 시인도 박경하 가수와의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시인은 사람을 만나면 온 얼굴로 활짝 웃습니다.

그 모습은 소탈하고 천진난만하게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시어들은 차돌같이 단단해서, 버릴 것도 굳이 더할 것도 없습니다.

그런 것이 내공이지 싶습니다.





<이원규 시낭송 ' 이유'>



<이원규 시낭송 ' 한반도 종단열차 타고 신혼여행 가자'>

 


<이원규 시낭송 ' 달빛을 깨물다'>


이원규 시인이 '손난로 같은 가수'라고 소개한 '솔가와 이란'입니다.

행사 참가팀과는 별도로 먼저 도착한 솔가와 이란을 시골역장은 대번 알아 보았습니다.

'시골역장이 우릴 아네?'하는 표정이었지만, 금새 반가워 하더군요^^

생김도 그랬지만 노래도 참 풋풋했습니다.







<솔가와 이란 노래 '같이 살자'>


<솔가와 이란 노래 '평화의 바람'>



<솔가와 이란 노래 '잘 살아 보세'>


이철 이사장의 인사 순서입니다.

아직도 예전 코레일 사장 때의 모습 그대로더군요.

단호하면서도 진솔함이 느껴지는...




<이철 희망래일 이사장 인사말>


신현수 시인에겐 미안한 일이있습니다.

시인의 시낭송 장면을 찍다가 폰 밧데리를 급히 재충전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아쉽게도 시낭송 동영상이 없습니다.



시낭송 영상이 없는 대신 인터넷에서 발견한 신현수 시인의 시를 소개합니다.

전철역 스크린도어에 있는 시입니다.


콘서트 때 낭송한 시는 입수되는 대로 여기에 올리겠습니다.

 


천영기 시인은  자신을 어쩌다 시인이 된 '어쩌다 시인'이라고 소개하더군요. 

시골역장은 시에 대해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습니다.

풍부한 감성으로 그때 그때의 감흥을 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은 참 아름다운 일이나,

이게 나의 '시'라고 다른 이들에게도 내보이려면 '시다움'을 갖추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천영기 시인은 어쨌든 '시인'으로 보입니다.




<천영기 시낭송 '앙가라 강가에서'>


박일환 시인에 대해서는 고성우 팀장으로부터 이렇게 들었습니다.

"시를 아주 잘 쓰는 선배입니다." 

그 말 맞더군요.





<박일환 시낭송 '아론 섬의 밤'>



<박일환 시낭송 '시베리아 횡단 열차를 타다 10'-노근리 평화콘서트에 붙여>



가을보다 먼저 시골역 철길에 도착한 이지상 가수입니다. 

역장댁이 보니 이지상 가수는 다른 이들 공연하는 동안

역 마당 뒤켠에서 계속 기타를 쳐가며 노래 연습을 하더랍니다.  

이지상 가수는 노래 부르는 모습에서도 치열함이 보입니다.

그러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노래가 되는 것이지요.




<이지상 노래 '보드카(?)'>

 이 곡 제목을 미처 듣지 못했습니다. 누가 알려 주면 제대로 고치겠습니다.



<이지상 노래 '무지개'>



<이지상 노래 '감꽃'>



<이지상 노래 '새'>



<이지상 노래 '철길'>



콘서트 스케치입니다.








이지상 가수의 표현대로, 2016 노근리평화콘서트는 이렇게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시골역에 가을보다 먼저 도착한 사람들,

철길 따라 내려 온 평화와 그리움의 목소리....'


여기 올린 동영상은 시골역장이 찍은 것이고,

사진은 대부분 시골역장과  김교식 작가가 찍은 것입니다.

황간역의 주요 행사 때마다 꼭 필요한 사진을 찍어 주는 김교식 작가 고맙습니다.


2016 노근리 콘서트를 기획 주관한 (사) 희망래일과 (사)노근리평화공원,

특히 이지상 가수와 고성우 팀장,

시월의 어느 멋진 토요일 저녁이 귀한 시간이 될 수 있도록 함께 해 준

모든 이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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