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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회 황간역 음악회-고향역 사랑방 카페에서의 아름다운 송년 모임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7. 1. 6. 2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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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29일 저녁 18시부터 열린 제49회 황간역 음악회,

고향역의 사랑방 카페에서 열린 아름다운 송년 모임이었습니다.



겉으로 황간마실카페 오픈 기념이라고는 했지만,

장소도 비좁고 연말이고 해서 거하게 할 형편도 아니어서,

마음을 함께 하는 이들끼리 조촐하게 모여 정담을 나누자는 것이 속뜻이었습니다.

혹시 관객이 너무 많아도 곤란하겠다 싶어 선착순이라고 했는데,

 다행스럽게 딱 알맞게 모인, 오붓한 자리가 되었습니다. 



이 날 음악회도 마음을 보태 준 이들 덕분에 제법 푸짐했습니다.

대전 성심당 김미진 이사와 대전역점 박병선 이사는 튀김소보로와 이런 저런 빵을 한턱 쐈습니다. 



황간 월류원 베베와인 박천명 대표는 와인을 냈고


황간역 입구 태림식당에서는 귤과 과자를,

황간역 김성운 과장은 집에서 담근 포도주를 냈습니다.

덕분에 이런 멋진 차림상이 되었습니다.



시골역장은 2016년 황간역 이야기 영상과 2016 황간역 추억 영상을 준비했습니다.

고향역에서의 지난 한 해의 시간들을 함께 돌아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생각한 것이었지요.



편한 모임이니 연주 순서는 제비뽑기로 정했습니다.


첨엔 시골역장이 뽑고 그 다음부터는 출연자가 다음 출연자를 뽑는 방식이었습니다.


시골역장이 뽑은 첫 순서는 시인이자 시낭송가인 소백 허광희 시인이었습니다.

허광희 시인이 지명(?)한 장윤석 선생의 기타와 시낭송이 아주 아름다운 화음을 이루더군요.



상촌초등학교 2학년 담임 장윤석 선생은 목소리도 마음도 참 맑은 교사입니다.

아이들의 오늘과 내일을 위한 교사의 역할을 다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다음 출연팀은 미소앙상블입니다.

오카리나와 플룻으로 아주 멋진 연주를 했습니다.





'노래하는 화가' 원숙이 화가에게 2016년은 참으로 각별한 시간이었을 겁니다.

폐암 수술을 했고, 그 후유증을 이겨내고 다시 본 자리를 찾기까지, 정말 드라마틱한 한 해를 살았습니다.   

2017년부터는 원숙이 화가가 온전히 회복된 몸으로, 그림에서도 노래에서도 더 많은 성취와 보람을 찾게 되길 기원합니다.



<원숙이-꽃반지 끼고>


제비뽑기로 다음 순서를 정하는 것, 은근 재미가 있었습니다.

마치 짜기라도 한 것처럼, 가장 친한 사람을 뽑는 것 같더군요.

그러니 원숙이 화가 다음은 당연히 박경하 가수...^^* 

박경하 가수는 이런저런 일정으로 바쁜 중인데도, 정년퇴임하는 시골역장 얼굴 직접 봐야한다고 달려왔습니다.



그런데 박경하 가수가 안해도 될 일을 했습니다.

시골역장이 퇴임하고 심심하게 지낼까 봐 하모니카를 선물하더군요.

임금피크제로 황간역에서 연장근무를 하게 되었으니

그렇게 심심할 일은 없을 텐데...^^!


그래도 고마운 그 마음을 알기에, 반갑고 기쁘게 받았습니다.


실은 하모니카, 갖고 싶었거든요.

그동안 기타며 오카리나며 배우려고 악기까지 사서 시작하다 포기를 했지만,

하모니카는 그리 부담없이 불 수 있겠다 생각하던 중이었는데....

풀어 보니 가격도 만만치 않아 보여, 시노래가수에게 미안한 일이긴 하지만,

시골역장과 마음이 통했다는 것 만으로도 마냥 기쁘기만 합니다.


미처 답례품을 준비하지 못했는데

마침 최정란 시인이, 지난 11.12. 대전발완행열차 공연 때의 사진을 담은 기념와인을 챙겨 주더군요. 



<박경하-들꽃>


다음 순서는 당연히 최정란 시인입니다.

지난해 8월에 돌아가신 스승 백수 정완영 시인의 시를 낭송했습니다.

스승을 그리는 제자 시인의 애틋한 마음이 가슴에 와 닿았습니다.






<최정란 시낭송>


전승찬 부장이 안해도 될 일을 굳이했습니다.

느닷없이 시골역장의 정년 퇴임 얘기를 꺼내더니 약력을 소개하기 시작하더군요.

안그래도 송년음악회를 빙자한 정년퇴임식이 아니냐는 말을 듣던 차라서

하지 말아달라고 극구 사양했던 일입니다.

뜻이야 고맙기 짝이 없고, 시골역장을 생각하는 그 마음 모르는 바 아니지만, 참 난감....^^!


황간마실협동조합 이순덕 이사장과


도은교 선생은 꽃다발까지 준비했더군요.



얼떨결에 "고맙습니다"라고는 했지만,

지난 4년간 시골역장과 함께 고향역을 가꿔 준 이들의 그 큰 고마움에 대해

무슨 말로 감사의 마음을 다 표현할 수 있겠어요...


전승찬 부장은 시골역장을 위해 준비한 곡이라며 <마이 웨이>까지 연주해 주더군요.

사실 시골역장은 40여년동안 철길을 걸어 왔지요.

침목과 침목이 서로 받쳐주고 레일이 레일을 서로를 붙들어 주기에 함께 뻗어 갈 수 있는,

안도현 시인이 노래한 '철길'- 바로 그런, 함께 가는 철길이었습니다. 





<전승찬-마이 웨이>


황간 광평 마을에서 포도며 이런저런 농사를 짓고 있는 김하권 선생입니다.

농사에 어찌나 정성을 들이는 지 포도따기 체험할 때를 기다리는 도시의 단골 가족단체가 많다더군요.

농사 일하는 틈틈이 분다는 하모니카 솜씨도 일품이구요.


<김하권-물레방아 도는 내력>


순서를 마치려는 데 저 앞쪽에서 티격태격하는 이들이 있더군요. 무대로 불러냈습니다.

최정란 시인의 주장은 '이 양반, 노래자랑 입상자니까 오늘 노래를 꼭 시켜야 한다'는 것이었고,

버티는 최옥자 씨는 '난 무대 의상 준비도 안하고 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무대 의상 필요없을 정로로 열창을 하더군요.

'황간의 가수' 맞습니다.^^* 



굳이 안해도 될 일을 하고 후회하는 것 보다는,

아예 안 하는 편이 훨씬 낫습니다.

그 날 앞에서 몇몇 사람이, '역장도 노래 한 곡 해라' 한다고,

시골역장이 '노래'를 한 것이 바로 그런 일이었습니다.

딴에는 현직에서는 마지막이기도 한 이런 송년 음악회 자리가 참 '그리운'일이겠다 싶은 생각도 들고 해서  

이지상의 '그리움'을 부른 것이었는데...^^!


암튼, 그날 저녁도 거른 채 꼬박 수고를 한 원숙이 화가의 말마따나

참 오붓하고 정감이 어린 시간이었습니다.

고향역을 사랑하는 이들이 고향역에 모여 함께 할 수 있었던 아름다운 자리였습니다.

사랑은 참 많은, 아름다운 일들을 가능하게 하지요.







추풍령 중학교에서 참교육을 실천하는 임근수 교장선생입니다.


참 부드러운 인상의 컨츄리 와인 부부...


추풍령역 장전헌 역장도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박경하 가수와 장전헌 역장, 시골역장은 모두 논산 출신이군요.^^ 


박경하 가수가 챙겨 온 특식, '삭힌 홍어' 뒤풀이 자리에서의 젓가락에도 불꽃(?)이 튀었고^^!



한해가 저무는 철길에서 함께 마음 마다에도 따뜻한 불빛 담긴,

아름다운 날의 이야기....


고향역과 시골역장 사랑에 감사 드립니다.


*사진은 김교식 작가, 도은교 선생, 최정란 시인 등이 보내 준 것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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