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5.26.(금) 아침 10시 53분 하행 무궁화호 제1207열차를 타고 아주 특별한 손님들이 황간역에 왔습니다.
공주정명학교 학생 139명, 김은자 교장선생님과 교직원 66명, 교육실습생 18명 등 223명과 공주역 박순영 역장과 직원들입니다.
이번 기차여행의 이름은 '공주정명학교 교육공동체가 함께 하는, 행복열차로 떠나는 따뜻한 동행'입니다.
작년 LA 한인타운 노인 및 커뮤니티센터 박형만 이사장이 나태주 공주문화원장과 함께 학교를 방문하여
특수학생들을 위해 소중하게 써달라고 기탁한 학교발전기금 150만원으로,
기차를 타보지 못한 학생들이 많다는 점에 착안하여 기획한 행사라고 합니다.
올 때는 공주에서 버스로 조치원역에 와서 조치원역에서 황간역까지 기차를 타고,
갈 때는 황간역에서 기차를 타고 옥천역에 내려서 옥천에서 공주까지 다시 버스로 가는 여정입니다.
몸이 불편한 학생 단체가 이동하기엔 참 힘든 코스인데,
평소 기차를 타기 어려웠던 학생들을 위해 그런 모험(?)에 가까운 여행을 기획하고 실행한 선생님들이 존경스럽고,
황간역이 그런 의미있는 여행에 작으나마 도움이 되었다는 것이 기쁩니다.
하루 2명 근무하는 작은 역에서 이런 규모의 단체를 맞이하여 역 자체에서 이런저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기차를 좋아하는 학생들을 위해서라면 그런 수고는 감수하는 것이 기차역의 존재 이유이고 철도원의 역할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시골역 철도원 혼자의 생각일 수도 있습니다^^!)
행복한 동행 기차여행의 이런저런 장면을 소개합니다.
(혹시 본인의 모습이 나온 사진 공개를 원하지 않는 분들은 댓글로 알려 주시면 조치를 하겠습니다.)
10시 53분경 제1207열차로 도착했습니다.
교장 선생님은 벌써부터 아이들 사진 찍어주느라 바쁘십니다.
학생들과 동료 교사들을 참 사랑하는 선생님입니다.
그러시더군요.
"나야 이렇게 잠깐 잠깐이지만, 우리 선생님들은 하루종일을 대부분 일거수일투족을 챙겨줘야하는 아이들과 함께 지내요."
"00아, 여길 봐야지이~~!"
쑥쓰러운지 자꾸 딴청을 부리지만, 저 친구들이 내심으론 참 기뻐한다는 것이 느껴지더군요.
역 마당이 꽉찼습니다.
"오늘 행복한 여행이 되길 바래요."
시골역 철도원이 특별히 준비한 호니카 타기입니다.
학생들 타기 편하게 나무판을 다듬어 깔판도 만들었습니다.
역장 체험,
철길 나비로 변신,
기차놀이도 준비했습니다.
역 마당에는 전통놀이(투호, 제기차기, 공기놀이, 땅따먹기, 팽이치기)도 차려 놓았습니다.
마침 CJB 청주방송에서 황간역 스페셜 프로그램을 촬영 중이어서
황간역의 철도문화체험 프로그램으로 소개를 했습니다.
공주 소방서에서는 학생들 안전을 위해 구급대원 2명을 안전요원으로 지원했더군요.
원래 규정상 관내를 벗어나는 파견은 안 되는데, 비번일에 봉사를 자청했다고 들었습니다.
이 역시 훌륭한 일입니다.
구름마을 송남수 이장님은 점심식사를 준비했습니다.
천막을 무려 10개나 설치하고...
5.27일~28일 이틀간 노근리평화공원에서 여는 풀쌈축제 준비만도 벅찰텐데
구름마을 식구를 총동원해서 시골역을 찾은 손님들부터 맞이했습니다.
고마운 일입니다.
덕분에 학생들과 선생님들이 좋아들 하더군요.
황간역 마당이 여행 온 이들로 이렇게 가득 차는 것,
지역 사회를 위해서도 반갑고 긍정적인 일이지요.
그날 2층 황간마실 카페가 이렇게 붐빌거라곤 미처 예상을 못했는데...
학생들 경제교육 프로그램으로, 스스로 음료를 사먹고 계산 하는 것을 선생님이 일일이 지도하더군요.
이날 카페지기 자원봉사를 맡은 최정란 시인과
27일 김천 백수문학관 음악회 리허설하러 왔던 박경하 가수가 아주 큰 수고를 했습니다.
최정란 시인은 아동교육 전문가다운 센스로 미리 레모네이드와 핫쵸코 등을 준비했고,
박경하 가수는 수퍼 심부름에 주방 설겆이 등으로 분주하더군요.
황간역에서 종종 대규모의 기차여행 단체 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은,
이렇게 때를 맞춰 수고를 해주는 이들이 있으니 가능한 일입니다.
이날도 학생들은 그렇게 타고 싶었던 큰 기차도 타고
이런 쬐그만 기차(?)도 타고...
이런 재밌는(?) 기차도 타고...
역 옥상에서 기차 구경도 실컷하면서
행복한 시간을 즐겼습니다.
황간역은 이런저런 공간이 많아서
이렇게 놀기가 참 편한 역입니다.
교장 선생님께 황간역 기념품을 선물했습니다.
"이건 황간역 음악회에 출연하는 이들에게만 드리는 기념품인데 특별히..."
"그럼 나도 노래를 부를까요?"
교감 선생님입니다.
"교장 선생님은 아까 노래를 하셨는데..."
"그럼, 저는 춤을 출까요?"
참 멋진 분들입니다.
이번 행사를 위해 수고를 한 박순영 공주역장에게도 선물했습니다.
상행 13시 35분 제1352열차를 타고 옥천역으로 떠났습니다.
이번 여행 행사를 위해
공주정명학교에서는 1차로 교감선생님 일행이,
2차로는 교장 선생님 일행이 사전 답사를 했습니다.
구름마을에서 준비한 풀쌈비빔밥입니다.
이번 여행은 정말 화창하면서도 다소 서늘한 날씨에
선생님들의 주도면밀한 준비와 프로그램 진행
무엇보다도 착한 학생들 덕분에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행복열차로 떠났던 따뜻한 동행,
학생들과 선생님들의 추억 속에 아름답고 행복한 그림으로 오래오래 남겠지요?
수고를 함께 해 준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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