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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113주년 기념 제60회 황간역음악회-113년의 사랑, 나의 고향역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8. 1. 15.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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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5년 1월 1일 문을 연 지 올해로 113년,

황간역에서는 이를 기념하는 음악회와 철도문화전을 열었습니다.

황간역이 그리 큰 역은 아니지만 경부선 한가운데 지점에 있는 역이고

어딘가에서는 철도 역사의 중심을 잡아가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런 행사를 통해 향역을 사랑하는 마음들을 한데 모으고,

지역에서의 황간역의 역할에 대해 생각해 보는 그런 뜻도 있습니다.


2018년 1월 13일(토) 황간역 113주년기념 제60회 황간역 음악회, 오붓했던 그 이야기들을 소개합니다.


음악회 마치고 함께 찍은 사진입니다.

음악회 시작 전에 출연자 단체 기념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눈길에 막혀 늦은 팀이 있어 아쉽게 되었습니다.

                   (사진 정창영)


KBS 청주방송 이승훈 촬영감독이 연출한 장면입니다.

"문화 사랑방 황간역, 사랑해요!!!"

1월 23일 (화) 오후 1시경 KBS 1TV 전국 방송에 <황간역에 겨울이 오면>이란 제목으로 나갈 예정이랍니다.


                    (사진 정창영)


사진의 대부분은 대전에서 일부러 찾아와 수고를 해 준  정창영 작가의 작품입니다.


동영상은 황간폰사랑 색소폰 연주와 사랑나누미합창은 이종철 화가가 수고를 해 준 것이고

나머지는 필자가 찍은 것입니다.


황간마실 카페 벽면에 붙인 행사 현수막입니다.

마침 대전우송대 철도동아리 WRR팀이 만들어 준 <황간역의 발자취>를 활용하니 의미있는 무대 배경이 되었습니다.


진행 프로그램입니다.


간략히 정리한 황간역 연혁입니다.


113주년이라 마침 토요일인 1월 13일로 맞춘 것이었는데 눈도 내려 분위기를 더했고

                   (사진 정창영)


황간마실 카폐도 입추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성황을 이뤘습니다.


황간베베마루와인 박천명 대표는 와인을 잔뜩 내왔습니다.

일부러 얘기를 하지 않았는데 소문을 듣고 고향역 행사에 빠질 수 없다며 와 준 것이었습니다.


                  <사진 박경하)


그리고 주방에서도 이런 저런 수고가 많았습니다.

최정란 시인과 수경 엄마 염동자 씨는 전날 밤 12시까지 손님맞이 차를 끓였고,

역장댁은 고향역 생일 떡을 해왔습니다.

이런 마음들이 있기에 해마다 소박하지만 의미있는 행사를 할 수 있는 것이지요.


이날 음악회 스태프는,

음향 담당 박경하 가수와 전승찬 씨, 사진 정창영 작가,


그리고 진행은 필자가 맡았습니다.

                  (사진 정창영)


                   (사진 구원문)


시작에 앞서 황간역 노기해 역장이 환영 인사를 했습니다.

                   (사진 정창영)


첫번째 순서로 황간 폰사랑 색소폰동호회가  고향역 113년 생일을 축하하는 색소폰 합주를 했습니다/.

박성용 회장과 김재덕, 김희열, 김재환, 정태생, 민이식, 박순하, 박수경 회원입니다.

그중 박수경 어린이는 황간초등학교 3학년이군요.

연주곡은 <찔레꽃>, <묻지마세요>, <안동역에서>

                           (사진 정창영)


                         (사진 박경하)



<황간폰사랑색소폰-찔레꽃>



<황간폰사랑색소폰-묻지마세요>



<황간폰사랑색소폰-안동역에서>



색소폰합주가 끝나자,  마치 나무 한 짐을 해다 군불 지펴 구들장을 데운 것처럼

분위가 아주 따끈따끈해졌습니다.

그래서 황간사랑나누미합창단을 맞이했습니다.

연주곡은 <밤열차>, <보약같은 친구>, <영동아리랑>

열정적이고 흥겨운 공연을 펼쳐 촬영감독의 관심을 집중시키더군요.


                        (사진 정창영)



<황간사랑나누미합창단-밤열차>



<황간사랑나누미합창단-보약같은 친구>



<황간사랑나누미합창단-영동아리랑>



박세복 영동군수가, 황간역 113주년을 축하하고 영동 황간을 찾아와 준 방문객들을 환영하는 인사를 했습니다.

"헌 복이 아닌 새 복을 하늘만큼 땅만큼 드릴게요!"

이날 충청북도의회 박우양 의원, 소설가 이동희 교수, 영동문인협회 김명동 회장, 영동군 성영근 기획감사실장 등

많은 내빈이 함께 했습니다. 뒤에 이종철 화가도 보이는군요.



                   (사진 정창영)


최정란 시인이 자작시 <간이역에서>를 낭송했습니다.

황간역 명예역장이기도 한 최정란 시인은 전국의 문화예술인들에게 황간역을 소개하고

황간역 음악회와 전시회에 초대도 해서 황간역이 전국적인 문화플랫폼이 되는데 아주 큰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사진 정창영)


애창 가곡인 <간이역에서>는 다음의 원작 시를 약간 고쳐 부른 것입니다.


간이역에서

             

                                       최정란

 

떠나고 보낸 마음 마음 멀어져간 모롱이에

이렇게 손 흔들며 머물고 있음은

정지된 시간의 늪을 건너지 못함인가

 

뒤돌아서는 길섶 수를 세는 발자욱

어차피 떠나야 할 주어진 길이라면

그림자 밟히지 않는 이 길은 어디인가


고요도 끊긴 어둠 두 줄기 평행선에

지향도 끝도 없는 불켜진 시그널이

오가는 세월 맞아 문지기로 서 있는가


시를 행복하게 노래하는,

그래서 시도 시인도 듣는 이들도 행복해지는 시노래가수 박경하,

박경하 가수는 2015년 1월 10일의 황간역 110주년 기념 음악회 때부터 황간역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매달 전국 각지에서 공연일정이 빼곡할 정도로 유명세를 타는 가수인데도

황간역 음악회에는 틈을 내서라도 함께 합니다. 

시의 역인 황간역을 시의 역답게 만들어가는 시노래가수입니다. 

이날은 아예 음향도구까지 챙겨 와 음향감독 역할까지 했습니다.


오는 3월 17일 서울 성수 아트홀에서 2집 음반 <사북 늦봄> 발표회를 앞두고 있습니다.

1집 때도 그랬지만 2집 음반에도 황재형 화가 등 저명한 화가, 사진작가, 시인, 작곡가, 연주가 등이 함께 작업을 한답니다.

미리 축하하는 큰박수로 맞이했습니다.

                   (사진 정창영)

                   (사진 정창영)




<시노래가수 박경하-들꽃>



<시노래가수 박경하-아름다운 것들>


이처럼 마을사람들과 외지에서 온 전문 음악인들이 함께 어울리는

정겹고 소박한 무대, 황간역 음악회의 자랑입니다.

이번 순서는 황간소리사랑 플룻팀입니다.

멤버는 김소연, 김종임, 이정래, 육신애, 그리고 영동학산중 이용택 선생입니다.

연주곡은 <사랑으로>, <바위섬>, <개똥벌레>

연주가 좋았는데 그중 <사랑으로>만 동영상으로 찍었습니다. 

음악회 진행을 하면서 취재도 챙기고 이런저런 걸 하다보니 아쉽게 되었습니다.

                        (사진 정창영)

                        (사진 정창영)


<황간소리사랑 플룻팀-사랑으로>


옥천지용시낭송협회에서도 황간역 113주년을 축하하려 왔습니다.

이경란 씨가 정지용 시인의 ,풍랑몽>을 낭송했습니다.

                        (사진 정창영)


풍랑몽(風浪夢)


                           정지용

 

당신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렵니까.

 

끝없는 울음 바다를 안으올 때

포도빛 밤이 밀려오듯이,

그 모양으로 오시렵니까.

 

당신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렵니까.

 

물 건너 외딴 섬,

은회색 거인이

바람 사나운 날, 덮쳐오듯이,

그 모양으로 오시렵니까.

 

당신께서 오신다니

당신은 어찌나 오시렵니까.

 

창밖에는 참새 떼 눈초리 무겁고

창 안에는 시름겨워 턱을 고일 때,

은고리 같은 새벽달

부끄럼성스런 낯가림을 벗듯이,

그 모양으로 오시렵니까.

 

외로운 졸음, 풍랑에 어리울 때

앞 포구에는 궂은비 자욱이 둘리고

행선 배 북이 웁니다,

북이 우옵니다.


옥천지용시낭송협회 강영선 회장이 유치환 시인의 <세월>,  정호승 시인의 <북극성>을 낭송했습니다.

                      (사진 정창영)


세월(歲月)

                    

                                     유치환

 

끝내 올 리 없는 올 이를 기다려

여기 외따로이 열려 있는 하늘이 있어

 

하냥 외로운 세월이기에

나무그늘 아롱대는 뜨락에

내려앉는 참새 조찰히 그림자 빛나고

 

자고 일고

이렇게 아쉬이 삶을 이어감은

목숨의 보람 여기 있지 아니함이거니

 

먼 산에 우기雨氣 짙을 양이면

자욱 기어드는 안개 되창을 넘어

나의 글줄 행결 고독에 근심 배이고

 

끝내 올 리 없는 올 이를 기다려

외따로이 열고 사는 세월이 있어

 

 

북극성

                                     정호승

 

신발 끈도 매지 않고

나는 평생 어디를 다녀온 것일까

도대체 누구를 만나고 돌아와 황급히 신발을 벗는 것일까

길 떠나기 전에 신발이 먼저 닳아버린 줄도 모르고

길 떠나기 전에 신발이 먼저 울어버린 줄도 모르고

나 이제 어머니가 계시지 않는

어머니의 집으로 돌아와

늙은 신발을 벗고 마루에 걸터앉는다

아들아, 섬 기슭을 향해 힘차게 달려오던 파도가 스러졌다고 해서

바다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아들아,비를 피하기 위해 어느 집 처마 밑으로 들어갔다고 해서

비가 그친 것이 아니다

불꺼지니 안방에서

간간이 미소 띠며 들려오는 어머니 말씀

밥 짓는 저녁 연기처럼 홀로 밤하늘 속으로 걸어가시는데

나는 그동안 신발 끈도 매지 않고 황급히 어디를 다녀온 것일까

도대체 누구를 만나고 돌아와

저 멀리

북극성을 바라보고 있는 것일까


그동안 최정란 시인으로부터 "영동이 낳은 최고의 가수" 손유상 씨 얘기는 많이 들었는데

기회가 닿지 않아 황간역 음악회에는 이날 처음 초대했습니다.

통기타가수 손유상 씨는 MBC 대학가요제로 데뷔해서, 들 다섯 객원 멤버로도 활동했고

현재는 SG 엔터테인먼트 실용음악감독으로, 대전에서 메모리스 라이브 클럽을 운영하고 있는 뮤지션입니다.

매력적인 중후한 목소리로 <축제의 노래>, <편지>, <아름다운 것들>을 연주했습니다.  


                 (사진 정창영)

                 (사진 정창영)



<통기타 가수 손유상-축제의 노래>



<통기타 가수 손유상-편지>



<통기타 가수 손유상-아름다운 사람>


영동문인협회 신주희 시인이

만해 한용운의 시 <나 그렇게 당신을 사랑합니다>를 낭송했습니다. 

                 (사진 정창영)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한용운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는

사랑한다는 말을 안 합니다

아니하는 것이 아니라

못하는 것이 사랑의 진실입니다.

 

잊어버려야 하겠다는 말은

잊을 수 없다는 말입니다.

정말 잊고 싶을 때는 말이 없습니다.

 

헤어질 때 돌아보지 않는 것은 너무 헤어지기 싫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라

같이 있다는 말입니다.

 

사랑하는 사람 앞에서 웃는 것은

그만큼 행복하다는 말입니다

 

떠날 때 울면 잊지 못하는 증거요

뛰다가 가로등에 기대어 울면

오로지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증거입니다

 

잠시라도 같이 있음은 기뻐하고

애처롭기까지 만한 사랑을 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주기만 하는 사랑이라 지치지 말고

더 많이 줄 수 없음을 아파하고

남과 함께 즐거워한다고 질투하지 않고

그의 기쁨이라 여겨 함께 기뻐할 줄 알고

깨끗한 사랑으로 오래 기억할 수 있는

 

나 당신을 그렇게 사랑합니다.

 

대전에서 온 안양수 씨는 본업은 사업가인데, 작곡을 하고 연주도 하고, 노래도 하는 싱어송라이터입니다.

나지막하게 잔잔히 번지는 목소리로 <황간역 까치>, <속, 가을>, <나그네>를 연주했습니다. 

<속, 가을>은 최정란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것입니다.

박목월 시에 곡을 붙인<나그네>는 19살 때 작곡한 것이라니 참 놀라운 재능입니다.

앞 순서 손유상 가수의 기에 눌려 실수를 많이 했다고 자꾸 겸손해 하지만,

필자를 위시한 팬들은 그런 순수한 모습이 좋아 안양수 씨의 노래를 다 소개합니다.


                  (사진 정창영)

                  (사진 정창영)

                  (사진 정창영)



<안양수-황간역 까치>



<안양수 최정란-속,가을>



<안양수-나그네>


마지막 순서 전승찬 씨는  '색소폰 부는 역장'으로 널리 알려진,

코레일 안전혁신본부에 근무하는 현직 철도인입니다.

2013년 8월 2일 제1회 음악회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황간역음악회를 이끌어 온 든든한 기둥입니다.

연주곡은 <머나먼 고향>, <누이>, <바램>, <고향역>



                       (사진 정창영)

                       (사진 정창영)



<전승찬 색소폰-머나먼 고향>



<전승찬 색소폰-누이>



<전승찬 색소폰-고향역>


이날 음악회 스케치입니다.

이 귀여운 꼬마 아가씨는 황간역 음악회 단골 관객입니다. 아주 의젓하지요.


이날 박경하 가수를 응원하러 온 팬들이 많았는데, 그중에는 서울에서 기차를 타고 온 8명의 58년 개띠들이 있었습니다. 

필자 역시 58년 개띠인지라 대번 친구 먹기로 했습니다.

박경하 가수의 <들꽃>를 너무 좋아한답니다. '주인 없어 좋아라.' '이름 없어 좋아라.'


시를 좋아하고 시노래를 좋아하고, 좋은 사람을 좋아하는 일, 참 좋은 일이지요.

                        (사진 정창영)


리허설 인터뷰를 하는 박수경 어린이,

"할아버지들과 함께 저도 열심히 연습했어요." 


황간사랑나누미합창단, "눈 때문에 연습도 제대로 못했는데 관객들 반응이 좋아 기뻤어요."


시노래가수 박경하, "시노래가수가 시의 역에서 시를 노래하는 행복한 시간이었어요."


최정란 시인, "황간역 문화플랫폼이 더 넓어지길 바랍니다."


황간이 고향인 최문수 군은 인터뷰 다음날 결혼을 했습니다.


오른쪽부터 황간역 철도교류회 멤버 구원문 군,

황간역 113주년 기념 철도문화전을 연 ARPT멤버 안병희 씨입니다. 


수경 엄마 염동자 씨와  황간 토박이인 월류봉가든민박 서성덕 대표


이날 저녁은 베베마루와인을 곁들인 김치찌개...

노기해 역장이 한턱을 냈습니다.


황간역 음악회는 저녁식사 후 마실 카페에서의 뒷풀이 공연(?)까지 마쳐야 비로소 막을 내립니다.

다음번 음악회는 2월 10일(토) 오후 3시에 열 예정인데,

사진 맨 오른쪽 김천 국제드림학교 우현덕 선생의 매력적인 통기타 연주,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좋은 날 함께 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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