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간역 갤러리에서 문해학교 시화전을 열고나서 감동을 느끼는 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그랬습니다.
오전에 노근리평화공원 연꽃문화제에 잠시 갔다가
혹시나 찾는 이가 있을까해서 역 2층 황간마실카페에 왔더니 역시나였습니다.
"역장님, 지금 노근리평화공원인데 곧 할머니들하고 갈게요."
최정란 시인이 아직 시화전에 못와 본 할머니 4분을 모시고 온답니다.
그런데 갤러리에 가보니 특별한 가족이 먼저 와있었습니다.
임명분 할머니 가족이었습니다.
전국 각지에 살고있는 아들 딸들이 엄마 작품을 보러 왔답니다.
전에도 몇 가족이 다녀갔다는 말을 들었지만,
이렇게 직접 만나니 참 반가웠습니다.
벌써 가족 기념사진은 다 찍은 듯했지만,
그래도 필자가 또 찍어야할 이유는 따로 있지요.
"먼저 어르신이 할머니하고 함께 서 주세요."
할아버지 87세, 할머니 84세이시니 어떤 포즈일지 뻔하다 생각했는데,
어느새 할머니의 손을 잡으셨더군요.
그래도 못 본 척, 좀더 다정한 포즈가 아니면 안 찍겠다고 했지요.
대번에 이런 모습을 연출하시더군요.
이왕이면 학사복 입고 학사모 쓴 모습도 찍어드리고 싶었습니다.
"허허, 할멈 덕분에 학사모를 다 써보네."
거의 전국 각지에서 모였다는 아들과 딸, 사위의 표정도 흐뭇하기만 합니다.
"엄마 덕분에 아빠도 박사가 되신거예요."
맞습니다. 90 가까이 이렇게 복되게 해로하시는 것은 인생 박사 수준이지요.
"할머니 성함이 김점심이던데요?"
"점심 때 낳았다고 점심이라 했대요."
정말이랍니다.^^* 그런데 참 고우세요.
정구선 할머니는 잘 찍으라고 포즈를 이리저리 잡으시더군요.
이게 젤 낫게 찍힌 겁니다.
배이순 할머니 작품은 전시회 주제에 젤 어울리는 표현으로 뽑혀서 입구에 걸렸습니다.
은근 자랑스러워 하시더군요.
김우진 군은 표정이 참 선합니다.
역시 착하게 잘 웃더군요.
자식들은 이렇게 작품을 들고 찍은 사진을 젤 보고 싶어한다는군요.
그렇겠지요. 얼마나 자랑스럽겠어요.
갤러리 입구에서 지도선생님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고
동기생들끼리도 찍고
마침 들어온 기차를 배경으로도 찍고
역을 배경으로도 찍고
그네의자 포토존에서도 찍고
액자틀 포토존에도 찍었습니다.
이제 사진으로 찍을 건 다 찍었다 싶은데,
할머니 작가들의 가슴 속에 고인 은근한 기쁨들도 언뜻언뜻 찍혔는지는.... 글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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