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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성심당에서 군겐도 도미(登美) 여사가 남긴 선물 - 진정한 도시재생을 위한 생각들

나의 이야기

by 강병규 2018. 12. 6.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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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시마네현 이와미긴잔 기슭,

풍부한 자연과 정겨운 마을이 있는 이 땅에

뿌리를 내려 물건을 만들고 있습니다.

생활 속의 소중한 것을 되살리고,

사계절의 변화 속에서 느끼는 기쁨,

낡은 것을 고쳐서 되살려내는 즐거움,

그리고 생활 속에서 이뤄져 온 수작업의 아름다움,

우리는 이 땅의 아름다운 생활문화를

우리의 다음 세대에 전하기 위해서

이 사업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2018.12.2.(일)14:30 대전창작센터에서 열린 '일본 사마네현 500명의 오지마을에서 이룬 토미 할머니의 기적- 군겐도 도시재생 이야기' 강연회에서

마쓰바 도미(松場登美.69) 여사가 군겐도(群言堂)를 소개한 내용입니다. 

 

 

군겐도(법인명은 이와미긴잔생활문화연구소)는 일본 사마네현 오다시 오모리정 이와미긴잔에 본사가 있고, 도쿄 등 일본 전국에 32개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는

의류생활용품 브랜드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날 강연회는 대전 대흥동성당 100주년 기념사업단에서 주관하고 로쏘(주) 성심당에서 주관했는데,

그 배경 이야기를 차례로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1. 성심당 임영진 대표와 김미진 이사 부부가 일본 여행 중 도쿄의 어느 백화점에서 발견한 의류제품에 반해서

   어디에서 만든 것인지를 추적한 끝에 군겐도를 알게 되었다.

2. 2018.8.3.~7. 대흥동성당 100주년기념사업에 관련된 일을하는 '사서고생팀'이 일본 돗토리현 탐사여행 코스의 첫 일정으로

    이와미긴잔의 군겐도를 방문했다.

3. 도미 여사가 일행을 따뜻하게 영접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친근한 교감이 이뤄졌고, 성심당의 대전 방문 요청을 도미 여사가 즉석에서 흔쾌히 수락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그동안 국내의 여러 곳에서도 초청을 하였으나 모두 거절했었다고 함)

4. 그날 이와미긴잔을 촬영하던 임 대표의 드론이 군겐도 부근 숲에 떨어져 행발불명이 되는 사고가 났고,

    군겐도 직원들이 출동해서 수색작전을 벌이는 등 헤프닝을 통해 더욱 끈끈한 유대감이 형성되었다.  

5. 2018.12.1.~3. 도미 여사의 대전 방문과 강연회가 이뤄졌다.

 

 

도미 여사의 대전 방문기의 대강을 소개합니다. 

12.1.(토) 인천공항에 내려 KTX를 타고 대전에 도착한 도미 여사와 사위

 

 

 

 

 

 

도착 첫날 저녁 반갑게 상봉한 군겐도 방문단과의 환영 만찬  

 

 

송부영, 서은덕 부부와 필자는 사이잇다의 '강경 기차여행' 뒷정리와 일정이 있어 함께하지 못해 아쉬웠습니다.

 

 

12.2.(일) 성심당 부근 대전창작센터에 마련된 강연장

 

 

 

 

성심당 김미진 이사의 안내로 도착한 도미 여사

 

 

강연에 앞서 문화활동가인 서은덕 구석으로부터 대표가 아코디언으로 <대전부르스>를 연주하였고,

 

 

대전대 김상겸 교수가 강연회 진행을 맡았습니다.

 

 

성심당 임영진 대표의 인사에 이어

 

 

도미 여사의 군겐도 이야기가 시작되었고,

통역은 경향신문 도쿄지국장을 역임한 윤희일 선임기자가 수고를 했습니다. 

 

 

 

 

도미 여사는 장장 두 시간동안을 물 한 모금 마시지 않고 내내 선 채로,

소문을 듣고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이들에게 차분하면서도 명료하게 군겐도의 철학을 소개했습니다.

 

듣는동안 많은 말들이 마음에 담겼습니다.

이 일본식 전통 초가는 30년만에 한번씩 약 2억원을 들여 지붕을 새로 입힌답니다.

몇십 억을 들여 겨우 몇십 년을 사용하는 현대식 건물보다도,

300년 이상을 버티는 이 초가가 경제성에서도 훨씬 낫다는 말에 공감이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지붕 기술자들이 모여 두 달정도 합숙을 하며 일을 한다는데,

거의가 젊은이들이란 점이 놀랍고 한편으로 부러웠습니다.

필자가 사는 곳도 시골이지만 초가 지붕을 이을 줄 아는 이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식물 본연의 생김과 생태 그대로의 아름다움을 감상한다는 도미 여사의 꽃꽂이 방식에도 깊이 감동을 했습니다.

 

 

도미 여사의 강연을 들으면서 언뜻언뜻 메모를 했습니다.

종교와 철학과 예술을 일상의 생활로 살고 있다.

다음 세대에 무엇을 전달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한다.

경관과 문화를 상속하자.

신뢰와 평판, 그리고 문화가 자본이다.

자기가 서있는 곳에 의미를 두는 것이 중요하다.

미래의 시점에서 오늘을 봐야 오늘 무엇을 해야할지 알 수 있다.

편집실 이름은 '뿌리가 있는 삶'이다

젊은 소비자들이 인터넷 쇼핑보다는 실제 공간에서의 체험을 사기 위해 군겐도까지 찾아오는 것이다.

집은 낡았어도 시간은 남아 있다. 시간의 가치는 만들 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다.

마음이 생각하는 것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돈은 없지만 늘 생각해라, 그건 돈이 안드는 좋은 방법이다.

자연의 소재로 만든 물건에는 혼이 있다. 그러니 물건이 좋아하는 사용 방법을 찾아 활용을 하는 것이다.

효율이 아닌 즐거움으로 만든다.

과거와 타인은 바꿀 수 없지만, 미래와 나는 바꿀 수 있다.

거지 노릇은 삼 일만 하면 그만 둘 수 없다.

 

 

강연 후 참석자들의 명함을 뽑아 선물을 증정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마치 미리 짜기라도 한 것처럼 도미 여사가 선물을 받았는데, 이어서 사위도 당첨이 되더군요. 

 

 

군겐도에서 가져 온 선물은 한국 참석자들에게 돌아갔고,

일본 손님들은 성심당과 이유출판사가 준비한 선물을 받았습니다.

 

 

 

 

강연 후 기념촬영

 

 

이틀간 통역 안내로 수고를 한 윤희일 선임기자는 곧바로 장기 해외 출장길에 올랐고

 

 

김상겸 교수 안내로 구 충남도청 전시관을 둘러보았습니다. 

 

 

 

 

향토문화전문가인 이희준 박사와도 만나고

 

 

오래된 대전역 광장 사진에서 옛 성심당 간판도 발견하고

 

 

대전의 이야기들이 군겐도의 마음에도 전해졌습니다.

 

 

성심당 플라잉팬에서 송별만찬이 이어졌습니다.

 

 

 

 

천주교 대전교구장인 유흥식 주교의 서프라이즈비지팅,

주교라는 말이 생소한 도미 여사에게 이렇게 자신을 소개하시더군요.

 "주교 사마!" 

 

 

 

 

마침 그날은 도미 여사의 69번째 생일 전날이었습니다.

그래서 즉석에서 생일축하파티로 모드를 전환했습니다.

김미진 이사의 즉석 지휘에 따라 4개 국어의 축하 노래가 정해지고.

 

 

서은덕 대표는 축하연주

 

 

생일축하 케잌도 오케이

 

 

그래서 이렇게 정겨운 생일축하 이벤트가 펼쳐졌습니다.

<성심당 플라잉팬에서의 도미상 생일 축하>

 

도미 여사는 69년 평생 최고의 생일 파티라며 눈시울을 붉히더군요.

 

 

성심당에서 즉석으로 준비한 케이크는 마침 도미 여사가 젤 좋아하는 브랜드의 케이크였답니다.

 

 

정말 성심당과 군겐도는 뭔가 통한다는 것이 바로 이런 데서도 드러납니다.

 

 

필자는 도미 여사에게 이렇게 생일 축하를 했습니다.

"내가 근무하고 있는 황간역은 한때 폐지 위기를 딛고 문화가 있는 고향역으로 변모해서 일본의 NHK TV와 철도 마니아 잡지에도 소개가 되었습니다.

이런 황간역의 사례는 '집은 낡았어도 시간은 남아 있다. 시간의 가치는 만들 수도 돈으로 살 수도 없다.'고 하신 도미 상의 철학이

한국의 작은 시골역에서도 실현되고 있는 것이라 생각되어, 마음의 선물로 소개하고 싶습니다."

김상겸 교수가 통역하는 말을 고개를 끄덕이며 진지한 눈빛으로 듣던 도미 여사가,

나중에 필자의 자리에까지 와서 기념사진을 청하더군요.

마음이 잘 전해진 것이 반갑고 감사했습니다.

 

 

필자는 황간행 막차 기차 시간에 맞추느라 송별연 도중에 나와야했고,

도미 여사와 일행은 송별연 마치고 '구석으로부터'에도 가서 이렇게 즐거운 시간을 보냈답니다.

 

 

50년 넘게 오래된 교회 예배당 건물을 거의 원형 그대로 보존하면서 다양한 문화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는 

'구석으로부터'도 군겐도의 철학과 일맥상통하는 사례입니다.

그래서 도미 여사가 이렇게 기뻐했을 것이구요.  

 

 

12.3.(월) 도미 여사와 사위는 아침 일찍부터 대전의 이곳 저곳 쇼핑을 즐기고,

 

 

 

 

다음을 기약하며 KTX를 타고 돌아갔답니다.

 

 

도미 여사가 대전에서 받은 선물들, 아기자기하고도 정겨워 보입니다.

 

 

도미 여사도 아주 의미있는 선물을 남겼고,

윤희일 선임기자가 신문 기사 제목에 담아 이렇게 전했습니다.

"오래되고 낡은 것 되살려내는 게 진정한 도시재생"

 

 

윤희일 선임기자의 2018.12.2. 경향신문 기사에 

도미 여사가 남긴 선물- 진정한 도시재생을 위한 생각들이 잘 실려 있어 소개를 합니다.

클릭하면 링크가 됩니다. 

“오래되고 낡은 것 되살려내는 게 진정한 도시재생” https://goo.gl/wpU9pX

 

나중에 들은 굿뉴스입니다.

도미 여사는 군겐도로 돌아간 후에도 김미진 이사와 매일 소통을 하면서 

아예 의형제를 맺기로 했답니다.

앞으로는 한일 관계도 대전과 군겐도처럼 이렇게 마음과 마음으로 맺어지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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