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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석신부기념관에서 전직 철도원이 그림전을 여는 것은

나의 이야기

by 강병규 2020. 10. 25. 1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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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 이태석신부기념관 기획전에서 그림을 전시합니다. 이태석신부와 남수단 톤즈 마을 아이들을 커피 여과지와 돌에 그린 작품 40여점과 라오스 산골마을 방갈로초등학교 아이들과 라오스 풍경 등을 그린 50여점을 펼칩니다.

전시 오픈은 2020.11.14.(토)오후 3시이고, 오프닝 후 시노래 박경하 가수가 이태석 신부의 곡 <묵상>을 새롭게 부를 예정입니다. 전시기간은 11.14.~12.20.입니다.

 

살면서 앞 일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돌이켜보면 평소에 어떤 일을 하는지 어떤 사람들을 만나는지에 따라 그와 연관된 일을 하게 되기 마련인 듯합니다. 이태석신부기념관에서 그림전을 열게 된 것도 그렇습니다. 생전의 이태석 신부를 만난 적은 없지만 그분의 생애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가톨릭 신자이니 이미 하느님 공동체 안에서 함께입니다. 이번 기획전에서 산티아고 순례길 사진전을 여는 상인숙 작가와는 황간역음악회에서 처음 만났고, 그 인연으로 cpbc 가톨릭평화방송의 대담 프로그램에 출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때 패널 중 한분이 올해초 이태석신부기념관 초대관장으로 부임한 이세바 신부님입니다.

 

그 이전에 시노래 박경하 가수와의 인연이 있었고, 라오스초등학교를돕는모임(이하 방갈모)과의 인연도 있습니다. 물론 그림그리기는 평소에 틈나는대로 해 온 일입니다. 평생을 철도원으로 살았을 뿐 그림을 정식으로 배운 적도 없지만, 황간역을 문화플랫폼으로 가꾸는 일을 하면서 항아리에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리고, 시화전을 열기 위해 시화 작품을 그려 전시를 한 것은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는, 올 여름 기념관을 방문했을 때 선물로 이태석 신부와 톤즈 아이들을 그린 부채 그림과 작은 돌그림을 준비해갔었는데, 남다른 감각과 기획력을 지닌 관장신부님이 톤즈 이야기를 돌에 그려 전시하자는 아이디어를 내서 시작된 일입니다.   

 

이번 전시회는 이태석신부기념관 개관 이후 첫 기획전이니 참으로 분에 넘치는 일입니다. 하지만 이태석 신부님의 뜻을 폭넓게 펼치는 일이라는 이세바 관장 신부님의 말씀에 용기를 냈습니다. 상인숙 작가의 산티아고 순례길 이야기와 함께 하는 것이니 든든하기도 합니다. 부족한 솜씨지만 하느님이 주신 재능을 함께 나누는 마음으로 이태석 신부님과 톤즈 마을 이야기, 라오스 이야기를 그렸습니다.

 

사랑은 때론 무모한 용기를 내게하는 힘이 있는 것 같습니다.  라오스 그림을 그리게 된 계기가 바로 그렇습니다.

 

라오스 루앙프라방 주 푸쿤의 해발 1,500미터 짙은 안개 속 산동네, 방갈로 마을에 있는 방갈로초등학교 아이들은 학교에 올 때 코흘리개 동생을 업고 옵니다. 아직은 볼이 빨간 엄마 선생님도 어린 아기를 안고 수업을 합니다. 정식 교과서도 없고 변변한 학용품도 없고 놀이시설도 없지만, 아이들의 눈망울은 그곳의 맑은 밤하늘 가득한 별만큼이나 초롱초롱합니다.

 

그 아이들을 만난 것은 20191, 라오스방갈로초등학교를돕는모임(이하 방갈모)의 봉사 여행 때였습니다. 그 때의 감동으로 방갈로학교 아이들과 마을 풍경 등을 그렸고, 그해 4월에 황간역에서 방갈모 회원들과 함께 라오스 그림과 사진전시회, 자선 콘서트를 열었습니다. 그때 모인 후원금으로 방갈로학교와 마을 사람들을 위한 급수시설을 도울 수 있었습니다. 연말에는 라오스 그림으로 캘린더를 만들기도 했습니다.

 

이태석신부와 톤즈마을 이야기를 그린 작품들은 모두 이태석신부기념관에 기증을 하는 것입니다. 라오스 그림의 판매수익금은 이태석 신부님의 뜻을 이어가는 일과 라오스 산골 마을 아이들을 위한 일에 쓰겠습니다. 이태석 신부님과 함께 톤즈를 넘어 산티아고 순례길과 라오스 산골마을까지 걷는 길, 섬김과 나눔, 기쁨을 함께 누리는 은혜로운 시간이 되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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