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버스에 아크릴과 실리콘으로 소년이 기도하는 모습을 그리고, '기도는 사람이 할 수 있는 아름다운 자세'라는 설명을 붙였었다. 작년 11월 부산 이태석신부기념관 기획전에 전시했던 것인데, 다분히 장식적인 그림이었다.
어제부터 그 그림을 다시 그리기 시작해서 오늘 완성했다. 이번에는 그 위에다 풀칠을 하여 커피가루를 두텁게 발라 바탕을 만들고, 아크릴 물감으로 거친 질감을 표현을 했다.
형태는 이전 그림과 비슷하지만, 색감이 크게 달라졌다. 평소 잘 쓰지 않던 빨간색을 바탕색으로 칠했다.
목숨에의 절실함을 표현하는데 핏빛보다 더 마땅한 색은 떠오르지 않았다. 죽음 앞에서의 기도를 생각하며 그린 것이었다.
내가 숨쉬며 살아가는 매순간 순간이 내 의지에서 비롯되는 일이 아니란 것을 뼈저리게 실감하였다. 그런 생각으로 그린 그림 역시 핏빛이 주가 되었다. 숨쉬는 것이 내가 아닌 생명의 손길이 하는 일이란 걸 표현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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