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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명예역장으로 남은 행복한 철도 인생

황간역 철도원 일기

by 강병규 2018. 12. 29.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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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에서 정년퇴직을 하는 자리에서 황간역 명예역장 위촉장을 받았습니다.

1976.12.17.부터 2018.12.31.까지 42년 15일동안을 철도원으로 살았고, 명예철도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철도원으로서 더 이상이 없는 최고의 영예입니다.

행복한 철도 인생이었고,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2018.12.27.(목) 황간역 2층 마실카페에서 황간역 명예역장 위촉식이 열렸습니다.


이날 행사는 코레일대전충남본부 장원택 본부장의 특별한 배려와,

김상고 영업처장, 신승렬 영동관리역장 등의 세심한 준비로 마련된 자리였습니다.


코레일사장 명의의 재직기념패를 받고, 역무운용원이란 명찰을 뗐습니다.

실질적인 철도 퇴직의 순간이었고, 바로 명예역장 명찰을 달았습니다.

황간역에서 일구었던 철도문화의 성과와 그 의미를 공식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철도인의 마음으로 황간역 철도문화를 잘 일구어 달라는 당부의 의미이기도 합니다.

무엇보다도 함께 일하다 퇴직하는 선배에게 어떤 식으로라도 응원을 해주려는 그 고마운 마음이 읽혀 가슴이 뜨거웠습니다.




신승렬 영동역장은 남다른 감각으로 섬세한 감성을 담은 캐리커쳐 작품을 선물했습니다.

역시 본사에서 한팀으로 일했던 선배를 예우하는 따뜻한 마음입니다. 


이날 행사에는 철도 직원들만 참석했고, 다른 이들은 일부러 초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2016년 말에 황간역장으로 정년 퇴임을 할 때에도 분에 넘치는 퇴임 축하를 받은 입장에서 또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고,

이번에는 철도를 떠나는 의미를 차분하게 되새길 수 있는 나름의 마음자리가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내에게만 귀띰을 했고, 평생 내조를 해 온 아내에게 꽃다발을 전해줄 수 있어 기뻤습니다.   


"1825년 스티븐슨이 최초로 철도를 운행한 이래, 저는 이 지구상에서 가장 행복한 철도원입니다."

그동안 필자와 같은 퇴임 축하를 받은 철도원은 아마 없을 겁니다.


재직시에 방치되었던 창고를 리모델링해서 만든 마실카페- 필자에게는 그 어떤 대규모의 행사장보다 더 뜻깊은 공간입니다.


또 황간역 인근의 매운탕집에서의 오붓한 점심 식사- 그 어떤 호화스런 장소보다도 더 정감이 있는 오찬입니다.


무엇보다도, 연말의 바쁜 중에도 시골역의 철도원 한 명을 위해 마음과 시간을 내 달려와 준 고마운 이들- 필자를 가장 행복한 철도원으로 만든 주인공들입니다.



코레일대전충남본부 영업처와 경영인사처 직원들


왼쪽 코레일 여객사업본부 윤재훈 관광사업처장, 오른쪽 코레일해외남북철도사업단 지용태 남북대륙철도사업실장 


영동관리역 직원들


고마운 마음들 덕분에, 철도원으로 퇴직을 하면서 명예철도원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번 필자의 퇴임을 축하해 준 이들이 또 있습니다.

2018.12.26. 추풍령중학교 임근수 교장선생이 박희선 시인, 박운식 시인, 양문규 시인, 최정란 시인과 함께 하는

점심식사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현직에서 물러나면서 지역의 시인들에게 '시의 역' 황간역을 부탁할 수 있어 고맙고 기뻤습니다. 



철도에서 떠나는 동생이 아직 철도에 있을 때 직접 축하를 해주겠다고 산본에 사는 형님이 기차를 타고 왔습니다.

시골 고향 안골마을에 살던 어린 시절, 필자에게 공부방도 꾸며주고 서울에서 노트도 사다주고,

소년동아일보도 구독하게해 준 형님입니다.

"형님, 고맙습니다. 덕분에 행복하게 철도 생활 잘했습니다."

"나도 자랑할 동생이 있어서 좋았네."


2018.12.29.(토) 옛 코레일경북남부지사 영업팀 다물군 동료들과 축하 모임을 하고



그동안 황간역 음악회를 함께 이끈 '색소폰 부는 역장' 코레일 전승찬 부장의 연주도 들었습니다.


행복한 철도원이었으니

철도에서 누릴 수 있는 행복을 널리 전하는 일을 할 수 있겠다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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