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에 까닭이 없는 것은, 생각보다 먼저 차올라 흐르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말 없어도 눈물에는 다 담겨져 있습니다.
영혼이 눈물로 말을 건네니 영혼 맑아진 눈물이 따라 흐르는 것이니까요.
방갈로초등학교에서 맨 먼저 만난 것도 그런 눈물이었습니다.
아침부터 학교에 나와 아이의 손을 잡고 기다리다가 우리들 보자마자 눈가가 붉어지던 젊은 엄마 선생도 교장 선생도,
흙바닥 운동장에 들어서자 눈부터 젖어들던 우리 일행들도,
맑은 영혼의 눈물로 서로를 만나고 맞이했습니다.
왼쪽부터 방갈모의 라오스 현지 이사이자 여행사 대표인 사진작가 라오스 쭌(김경준), 명예대표인 신현수 시인, 김민곤 선생, 필자, 방갈로초등학교 선생,
박경하 가수, 방갈로초등학교 선생, 김명지 시인, 이미희 상임대표, 방갈로초등학교 선생, 교장 선생, 최현지 학생, 이은채 학생, 오서정 선생, 보라공주 김현아씨,
이서준 학생, 강욱천 문화예술기획 시선 대표, 이명분 상임고문, 이창숙 인천녹색소비자연대 공동대표입니다.
방갈모(방갈로초등학교를 돕는 모임)의 탄생 배경은 이렇게 알려져 있습니다.
2017년 1월경 신현수 시인 부부와 이명분 교장 선생 부부, 이미희씨 등 8명이 라오스 여행을 했는데, 라오스 쭌(김경준)이 여행 가이드였다.
그 때도 루앙프라방에서 방비엥으로 가던 길이었고, 차에는 라오스 쭌이 자신이 2015년부터 돕고있던 방갈로초등학교에 전해 줄 옷가지 5박스가 실려 있었다.
비좁은 봉고차라서 일행이 각자 1박스씩을 안고 타야했지만 다들 직업이 선생인지라 기꺼이 감수했다.
방갈로 학교에 도착했을 때 온통 안개가 자욱했었는데 올망졸망한 아이들이 동생들까지 업고 와서 추위에 떨며 공부하는 모습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
신현수 시인이 단톡방에 이런 글을 올렸다. "아이들은 어느 땅에서 태어났건 제대로 공부를 할 수 있어야 한다.
우리만이라도 아이들을 위해 학용품이라도 사 주자." 신현수 시인의 막강한 SNS망을 통해 이런 뜻이 퍼지면서 동참자가 날로 늘어났다.
그래서 다시 모여, '일이 커졌으니 단체를 만들자'고 해서 방갈모가 결성되었다.
그동안 방갈모는 방갈로초등학교에 이런저런 시설과 물품 등을 지원했다.
라오스 쭌은 개인 차원의 후원도 계속하면서, 아이들이 자라서 자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 기술학교 설립도 꿈을 꾸고 있다.
라오스 쭌과 방갈로초등학교와의 인연은, 한국에서 제법 큰 사업을 운영하다 파산하고 삶의 극한에 내몰려 라오스에까지 오게 된 쭌이 우연히 지나다 들른
방갈로학교의 어린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고 재기를 결심하였고,
라오스에서 현재 아내인 리도 만나고 눈물겨운 과정을 거쳐 마침내 새로운 삶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방갈모 회원은 현재 309명이고, 비영리단체를 만들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2019.1.14. (토) 인천국제공항 출국 전]
맨 왼쪽 천영기 방갈모 공동대표, 다섯번째 최정미 총무이사가 방문단을 환송했습니다.
시인인 천영기 공동대표는 라오스방문단의 동정을 방갈모 밴드에 연일 중계하는 수고를 했습니다.
[2019.1.15. (화) 만남]
방갈모(방갈로초등학교를 돕는 모임) 방문단이 방갈로초등학교에 도착한 것은 2019.1.15. (화) 오후 2시경이었습니다.
루앙프라방에서 버스를 타고 무려 50여개의 높은 산과 산을 넘고 돌아 약 5시간 가까이 걸려 도착한 방갈로 마을입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라오스 루앙프라방州 푸쿤郡의 방갈로 마을이랍니다.
방갈로초등학교에서의 이런저런 모습을 소개합니다.
사진은 필자와 신현수 시인등 일행이 찍은 것입니다.
소박한 다과상이 차려진 이곳은 교장 선생과 선생들이 함께 쓰는 교무실입니다.
말은 통하지 않아도 영혼은 먼저 서로를 알아봅니다.
영혼의 언어는 눈물과,
눈물 끝의 저처럼 맑은 웃음입니다.
교장 선생의 환영 인사도 눈물이 먼저했고
이미희 상임대표의 인사도 눈물이 먼저했습니다.
그래서 다들 마음으로 알아들었습니다.
이미희 상임대표가 방갈모의 선물을 전달했습니다.
학생들도 많은 선물을 준비했더군요,
이은채 학생은 용돈을 아껴 전교생이 쓸 칫솔과 치약을 사왔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은채는 교실 벽화 작업도 주도적으로 완성했습니다.
최현지 학생은 엄마 오서정 선생과 함께 벽화 작업을 했고,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챙겨와서 전교생과 교육청 관계자들에게 최고의 선물을 안겨줬습니다.
이서준 학생은 온갖 잔심부름을 다하면서 듬직하게 방문단의 활동을 도왔습니다.
필자는 라오스에는 철도가 없다는 말을 듣고, 김영재 작가의 철도사진엽서 세트와 관광열차 기념품 연필세트, 연필깎기 인형, 그림붓과 손톱깍기 세트를 챙겨왔습니다.
손톱깎기 세트는 시골에서의 어린 시절, 손등의 때 검사하던 담임 선생님 생각이 나서 준비한 것이었습니다.
인천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는 김영민 방갈모 부대표가 양말세트를,
최정미 총무이사가 복주머니를 보내왔습니다.
보라공주 김현아씨는 직접 손으로 뜬 기념타올 등을 전교생과 방문단에게까지 선물했습니다.
방갈모의 김영 고문과 남선미 회원, 한희숙 회원, 이근옥 회원, 김영미 회원, 송호청소련수련원 임묘진 원장이 현금을 후원했습니다.
이근옥 회원의 전 직장 동료들은 많은 학용품을 모아 보냈습니다.
덕분에 방갈모의 선물 보따리가 연필, 색연필, 물감, 공기, 줄넘기 등 다양한 학용품, 장남감 등으로 풍성했습니다.
많은 이들의 고마운 마음을 담는 손길도 정성스러웠습니다.
방갈로학교 교장 선생이 마음을 담아 준비한 것은 라오스의 새해 선물이었습니다.
[2019.1.15.~1.16. 봉사활동]
방문단은 2019.1.15, 오후와 1.16. 오전에 방갈로학교에서 여러가지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이 또한 각자가 준비해 온 선물이었습니다.
1.15. 벽화 그리기,
1.16. 방갈로학교 교가 부르기
색종이 꿈나무 만들기와 별 접기,
아이들과 놀아주기,
각각의 활동은 나누어 별도의 포스팅을 하겠습니다.
[2019.1.15. 저녁 친교의 시간]
첫째날 일정을 마치고 숙소인 살라푸쿤 게스트하우스에서 방갈로초등학교 선생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우정을 다졌습니다.
교장 선생이 자리를 돌면서 일일이 건배를 청하는 모습은 예상치 못한 것이었습니다.
평소에는 아주 다소곳한 분이지만 방갈모 일행에 대한 고마움을 그렇게라도 표현하고 싶어하는 마음이 그대로 느껴지더군요.
참 착하디 착한, 아름다운 사람들과 함께한, 즐겁고 따뜻한 시간이었습니다.
만찬에 앞서 문화예술기획가인 강욱천 시선 대표가 윤동주 시노래극 기념엽서를 선물했습니다.
박경하 가수가 '한국에서 아주아주 유명한 시노래가수'라는 것을 공개했더니,
라오스 열성 팬클럽이 즉석에서 결성되더군요.
라오스 쭌의 초대곡에 이어
박경하 가수의 고운 시노래
방갈로 선생의 씩씩한 답가
신현수 시인의 동요 모음곡
김명지 시인의 절창
이미희 상임대표도 그냥 있지는 않았을텐데 사진이 없고,
필자도 무슨 가곡을 부른 것 같은데 역시 증거자료가 없어 다행이구요.
방갈로 교장 선생 노래하는 목소리 좀 들으려고 라오스 쭌이 저리도 간절한 시위를 했는데,
가라오케 아니면 절대 못하겠노라 한사코 버티더군요.
보통 실력이 아닐 듯 했는데 결국 못들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교장 출신인 이명분 선생이 성주풀이로 대미를 장식했습니다.
[2019.1.16. 교육장 접견]
마지막 날에는 예정에 없던 깜짝 이벤트가 있었습니다.
방갈모 방문 소문을 듣고 푸쿤 교육장 일행이 방갈로 학교를 찾아왔습니다.
제복을 입은 이가 교육장에게 방갈모의 후원 활동에 대한 상세한 경과 보고를 하더군요.
맨 왼쪽은 푸쿤 마을 이장이랍니다.
이미희 대표는 앞으로도 방갈로학교를 위한 후원사업을 계속할 것이며,
마을에서 요청한 상수도 설치와 공동 사용 문제도 귀국 후 이사회를 통해 의견을 정해 알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교육장이 감사 인사와 함께 감사패를 증정했습니다.
감사패가 안 보여 어디갔나 했더니 버스 기사가 어느새 차량 앞에 떡 놓았더군요.
라오스 사람으로서도 방갈모와 라오스 쭌의 활동이 은근 자랑스러웠나봅니다.
[2019.1.16. 작별]
준비한 선물을 아이들에게 나눠주고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2019.1.16. (수) 오후 1시경 어느덧 작별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맑은 눈물과 포옹, 이보다 더 간절한 인사말을 필자는 아직도 알지 못합니다.
이 흙마당과 학교와 하늘
그곳의 사람들
그곳의 아이들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콧날이 시큰해집니다.
지상 1,400미터의 하늘 마을 라오스 방갈로학교에 사는 이 아이들은,
다음에 가도 이런 미소로 맞이해 주겠지요?
우리가 방갈로를 잊지만 않는다면, 이 천사들은 아직은 눈물의 언어를 배우지 않아도 될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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