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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모 라오스 여행기] 구름 위에 있는 방갈로초등학교, 먼 시간 속 쌍계국민학교

여행 이야기

by 강병규 2019. 1. 22. 1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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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갈모(라오스 방갈로초등학교를 돕는 모임) 방문단의 일원으로 2019.1.15.~1.16. 라오스 루앙프라방주 푸쿤군 방갈로마을에 있는 방갈로초등학교에 다녀왔습니다.

2019.1.13.(토)~ 1.19.(토) 라오스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일정이었습니다.

필자가 이번 여행에 합류한 것은 방갈모 회원으로서 보다는, 개인적인 이유가 더 컸습니다.

지난 연말을 끝으로 철도에서 정년 퇴직을 하고 42년 넘게 입었던 유니폼을 막 벗은 참이었고,

아직은 사람과 자연이 순수성을 간직하고 있는 라오스의 흙을 밟으며 앞으로의 삶의 길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그 소망은 아주 쉽게 이뤄졌습니다.

방갈로 마을에 도착하여 살라푸쿤 게스트하우스의 방에 가방을 내려 놓다가 언뜻 창밖을 보니,

이 아이들이 나를 보며 손을 흔들고 있는 것이었습니다.

이 티없는 모습들에서 먼 옛 시간 속 충남 논산군 가야곡면 쌍계국민학교 때,

그 어린 시절로 되돌아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환갑이라는, 인생 60년 주기의 한 바퀴를 돌아, 다시금 맨 흙 길에 선 느낌이랄까?

결국은 바로 이 아이들을 만나러 라오스에 온 것이었고,

너무도 고맙게도 이 아이들은 필자를 이렇게 맞이해 준 것이었습니다. 


방갈로학교는 이 아이들의 학교입니다.



방갈로학교를 찾아가는 길은, 루앙프라방에서 버스를 타고 해발 1,000m가 넘을 듯한 산 50여 개를 넘고 돌아 넘어

거의 5시간 가까이 걸리는 참 고단한 여정이었습니다.

그 인상이 워낙 강해 숙소에서 폰에다 이런 스케치를 했습니다.


방갈로 학교 교무실에서 본 방갈로 마을 그림 지도입니다. 왼쪽에 방갈로초등학교가 있습니다.


방갈로학교 입구입니다. 앞에 있는 이는 김명지 시인이고, 아마 신현수 시인이 찍은 사진 같습니다.


학교 건물입니다.


교실은 3개로 유치부와 1학년 교실,


2,3학년 교실,



4,5학년 교실입니다.

5학년이 졸업반이랍니다.


우리가 도착한 날은 방학 중인데도 아이들 대부분이 학교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더군요.

다음날 아침 일찍 나가보니 교실마다 이렇게 잠겨있었습니다.



4학년 수업시간표인 듯합니다.


4,5학년 교실의 내부 전경입니다.


칠판입니다.


칠판 지우개와 분필통이 보입니다.


방갈모 이미희 상임대표는 이 아이들을 2년만에 만났습니다.


유치부와 1학년 교실입니다.


역시 책가방도 귀엽습니다.


창틀에 칫솔통이 걸려있던데, 이걸 어떻게 쓰는지 미처 물어보질 못했습니다.


4,5학년 교실에 있는 교재와 공책들입니다.

쌍계국민학교 시절, 색이 흐려 한 글자 쓸 때마다 침을 묻혀야 했던 연필,

조금만 힘주어 쓰면 쉽게 찢어지던 공책, 색깔이 도화지 잘 묻지 않고 동글동글 뭉치기만 하던 크레용이 생각납니다.  





교실 앞 마당이 놀이터인데


놀이기구라곤 페인트 바른 폐타이어 밖에 없습니다.



이 대나무 공은 세팍타크로 경기용 같은데 이걸로 축구도 하더군요.


쇠구슬 놀이터는 프랑스 민속놀이 페땅크(라오스말로 페땅) 경기장이랍니다.

(프랑스어 교사이셨던 김민곤 선생이 알려 주셨습니다.)


오른쪽에 있는 철 구조물은 개수대랍니다.

선생님들이 물을 길어다 플라스틱 통을 채우면 아이들이 물을 내려 손도 씻고 칠판 지우개도 빨아 쓴답니다. 

둥그런 그릇 모양은 칠판지우개 터는 용도로 보입니다.


선반 같은 데 용도가 궁금하더군요.


교실 뒷쪽에 있는 화장실입니다.


역시 선생님들이 물을 길어다 통을 채워서 쓴답니다.


화장실 옆에 작은 채소밭도 있습니다.



운동장 옆 철봉이 있던 자리입니다. 그런데 재질이 모두 나무라서 오래 버티질 못 한 것 같습니다.


학교 옆 비탈마다 이런 구멍이 있던데 아마 닭이나 돼지가 쓰는 공간인 듯합니다.


마침 돼지 가족이 운동장을 지나가는군요.


교무실과 창고 건물입니다.


오토바이 차고가 붙어 있습니다.

아마 교장 선생 출퇴근용이지 싶습니다.


밖에서 본 교무실 내부입니다.


교장 선생과 선생 3명이 함께 쓰는 교무실입니다.

주황색 커버로 덮어 놓은 것은 방갈모에서 기증한 PC와 프린터랍니다.

교무실 바닥은 맨 땅입니다.



이번 여행 가이드였던 라오스 쭌(김경준)입니다. 방갈모의 라오스 현지 이사입니다.

전교생은 61명입니다. 5학년이 졸업반이랍니다.

유치부 13명, 1학년 11명이군요. 필자가 살고 있는 충북 영동 황간초등학교 올해1학년 입학생은 8명 정도라 들었는데

이 작은 동네가 더 많은 것이 대견스럽고 반갑고 한편 안타깝습니다.

우리는 거의 대부분의 학교가 이미 넘치는 교육환경을 갖추고도 학생이 없는데,

이곳은 아이들을 위한 교육 환경이 너무도 열악합니다.

방갈모에서 이들을 후원해야하는 이유이자 의무입니다.

아이들은 어느 나라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든지 제대로 된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필자의 이런 생각은 선입견일 수도 있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안스럽지만 방갈로학교의 아이들은 인적이나 물적으로 오염원 없는 자연환경 속에서,

우리가 미처 모르는, 혹은 잊고 살고 있는 사람 사이의 정과 배려, 양보, 자연과의 동화 등

인간과 사회, 생태계를 위한 소중한 가치들을 체득하는 진정한 교육을 받으며 자라는 중일 수도 있습니다.


다만 기본적인 교자재나 교육시설, 위생환경등 꼭 개선되어야 할 부분은

분명히 이들을 위한 우리의 몫일 것입니다.

그런 점에서 본인도 넉넉치 않은 여건이면서도 이 아이들과 미래의 방갈로학교 아이들을 위한 지속 가능한 지원 방안의 하나로

기술학교 건립등을 구상하고 있는 라오스 쭌의 아름다운 꿈을 적극 응원합니다. 


교무실과 붙어 있는 이곳은 학습 자료실로 보입니다.



이 방에서 뜻밖의 보물을 발견했습니다.

바로 아이들이 그린 그림들입니다.




땅바닥에 종이를 놓고 그린 듯 모래자국도 나 있지만

아름다운 마음결은 더 선명하게 보이는 그림들입니다.





















학습 준비실 옆 창고 건물입니다.


학교 정문 옆 게시판입니다.


아이들이 사는 마을입니다.

집과 집 사이는 천길 까마득한 산비탈입니다.

때론 발 아래로 구름이 보입니다.


방갈로학교는 그런 마을에 있었고, 아이들이 그렇고 살고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아주 오랫동안을 이 아이들과 기억 속에서 함께 지내게 될 것 같습니다.


내 어린 시절 아련한 기억 속의 쌍계국민학교 교정과 교실

그리고 그 때의 내 모습을 방갈로학교를 회상할 때마다 문득 문득 만나겠지요.  


우리는 이 아이들에게서 이미 지나 온 시간 시간 속의 내 모습도 보고



이 아이들이 가고 있는 미래를 향한 길도 함께 걷게 될 것입니다.


구름보다도 높은 곳에서 아직은 흙과 함께 사는 아이들이지만,

그들이 보다 높고 넓은 곳을 희망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함께 손잡아 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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