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황간역 음악회] 해발 1,400미터 라오스 방갈로초등학교에 사랑의 샘물 퍼올려 준 마음들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9. 4. 22. 20:23

본문

"라오스 푸쿤주의 방갈로 마을은 깊은 산속에서 화전을 일구던 사람들이 정부 정책에 따라 산악도로 부근으로 이주되어 사는 작은 산동네입니다. 

해발 1,400미터가 넘는 곳이라 빗물을 받아 모아서 사용하는데, 건기에는 아이들이 전혀 씻지를 못해 위생이 가장 큰 문제였어요.

학교에서는 젤 고학년인 5학년 언니 오빠들이 왕복으로 2km가 넘는 산길을 걸어 산골짜기의 물을 길어다 나눠 마시는 실정이구요."


라오스방갈로초등학교를돕는모임(이하 방갈모)의 이미희 상임대표가 전하는 방갈로초등학교 이야기의 한 토막입니다.  

2019년 4월 20일 (토) 황간역에서 '라오스 방갈로초등학교 급수시설을 위한 어울림 마당 - 봄바람과 함께 온 방갈모의 꿈'을 펼친 까닭이기도 합니다.


어울림 마당은 이날부터 황간역 갤러리에서 4월30일까지 열리는 자선전시회 - '라오스의 이야기, 방갈로의 꿈'과

오후 4시부터 황간역 마당에서 펼쳐진 자선콘서트 - '우리 학교에도 물이 나왔으면 좋겠어요'로 진행되었습니다.


결과부터 밝힙니다.

방갈로초등학교와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 급수시설을 하는 일은 이미 시작을 한 상태입니다.

아이들에게 한시가 급한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어울림마당은 자선전시회와 자선콘서트로 모이는 후원금을 그 일에 보태기 위한 것이었습니다.

또 미리 밝히자면 자선전시회 작품은 첫날에 완판이 되었고, 자선콘서트에도 적지 않은 마음들이 모여졌습니다.

산골 샘물처럼 맑은 마음들이 함께 모여 방갈로초등학교에 사랑의 샘물을 퍼올려 준,

참으로 아름다운 봄바람이었습니다.


콘서트를 마치고 함께 한 이들의 표정, 하나같이 맑고 행복합니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하고 출연진 섭외 등을 맡은 문화예술기획 시선 강욱천 대표가 진행을 맡았습니다.

최근에 이런저런 굵직한 대형 문화행사를 기획하여 전국을 누비고 있는 그야말로 치밀 철두철미한 기획전문가인데,

막상 사석에서는 재기발랄한 아재 개그로 순식간에 에어컨 바람을 일으키는 천진난만한(?) 구석도 있습니다^^*  

이날도 장장 2시간 35분에 걸친 대공연이었는데, 시종일관 매끄러운 진행 솜씨로 관객들의 시간개념을 아예 무력화시키더군요.



이미희 상임대표는 '오늘만은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는데...' 하더니 또다시 눈물의 멘트로 감동을 남기더군요.

"라오스는 5년제 초등학교라서 방갈로학교도 5학년을 마치고 졸업을 합니다.

아이들이 중학교에는 진학을 하지 못하니 세상에 나가 맨처음 배우는 일이 안마인데, 아직 다 자라지 못한 손가락들이 금새 관절염에 시달리게 된답니다...."

방갈모가 만들어진 배경이기도 한, 그런 이야기를 전하려니 그럴 수 밖에요....



방갈모의 김영 고문은 인하대 명예교수입니다.

참 자상해 보이는 모습 그대로 이날도 출연진들에게 줄 생수며 간식거리를 인천에서에서부터 한아름 들고 오셨답니다.



첫 출연자는 김민곤 시인입니다. 

자작시 <단 돈 오천 원>을 낭송했습니다.

방갈로학교에 가 보지 않은 이들도 이 시를 읽노라면 그 아이들이 지내는 모습을 훤하게 그려 볼 수 있을 것입니다.



<김민곤 시인 시낭송- 단 돈 오천 원>


단 돈 오천 원


          김민곤


내 단 돈 오천 원이

구름 위 산동네 아침 안개로 낯을 씻어

눈이 맑은 1학년 아이들

한 대야 세숫물이 될 수 있다면


내 단 돈 오천 원이

싸바이디! 정겹게 인사하는

아홉 살 부스럼 딱지 앉은  머리

깨끗이 감겨 줄 한 통 물이 될 수 있다면


내 단 돈 오천 원이 

먼지 날리는 신작로 맨발로 학교 가는 3학년

쇠공놀이 마친 뒤 깔깔거리며

손발 닦을 한 바가지 물이 될 수 있다면


내 단 돈 오천 원이

가파른 산세 따라 폭포로 흘러내려

메콩으로 빠지는 흙탕물 한 초롱 걸러

4학년 아이들 한여름 찌든 땀 씻어 줄 수 있다면


내 단 돈 오천 원이

비 오듯 쏟아져 내린 쇠 동이 폭탄들

쓰디 쓴 독물 웅덩이 파인 자리 메워

맑은 샘물 퐁퐁 솟아나게 할 수 있다면


내 단 돈 오천 원이

밑 빠진 독처럼 공화국도 사회주의도 아직

돌보지 못하는 헐벗은 인민의 아들딸들

밥 지을 한 항아리 맑은 물이 될 수 있다면


이른 새벽 루앙프라방 뒷길

탁밧 나온 동자승이 공양을 나누 듯이

우리의 연대는 마음을 열고 어깨동무하는 것

우리의 연대는 무엇보다 내 얇은 전대를 여는 것


그 흔한 커피 한 잔 맥주 한 병 담배 한 갑

쉽게 쓰는 우리 주머니 단 돈 오천 원이

푸쿤 방갈로 아이들 텅빈 책가방에

책이 되고 공책 필통 그림 도구가 될 수 있다면


그리하여

우리 단 돈 오천 원이

캅차이! 곱게 숙여 합장하는 5학년 아이들

가녀린 어깨며 등짝에서

나날이 무거운 물지게를 벗겨줄 수 있다면


내가 내는 한 달 단 돈 오천 원이

우리 내는 한 달 단 돈 오천 원이

밤하늘 별빛 담은 라오 아이들 눈동자에

참파 꽃 닮은 미소 활짝 피게 할 수 있다면


박성훈 가수가 황간역 음악회에 출연하는 것은 2016년 10월 22일 (사)희망래일 노근리평화콘서트에 이어 두번째입니다.

볼 때마다 '참 선한 사람이다' 싶은, 참 맑고 선한 사람입니다.



공연 때마다 동행하는 부인과는 마치 오누이처럼 닮았습니다.


<박성훈 - 꿈에서>


<박성훈 - 진달래>


<박성훈 - 느티나무를 위하여>


손현숙 가수를 만나 참 반가웠습니다.

첫 인상이 참 좋았는데, 노래 역시 좋았습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 역시 그 사람의 일이다' 그런 생각을 합니다.


 

<손현숙 - 그대였군요>


<손현숙 - 개여울>


<손현숙 - 청계천 8가>

참 감동으로 들으며 폰으로 찍다가 뒷부분에서 잠시 깜빡한 부분이 있습니다.


 밴드죠도 황간역  음악회에는 처음 온 뮤지션인데,

무대에 오르자마자 단번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더군요.

"머리 가발 아녜요!"

재밌는 가사 흥겨운 리듬을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메시지를 듣게 되는 매력이 있더군요.




<밴드죠-나이만 먹었습니다>


<밴드죠-포장마차>


<밴드죠-남누리 북누리>


다음 순서는 시노래와 함께하는 사람들-<시동>입니다.

시동은 전국에서 모이는 일종의 연합군입니다.

왼쪽부터 김천국제드림학교 수학교사인 우현덕 씨, 황간역 명예역장인 필자, 지리산 하동에서 전통차를 제조하는 조형률 씨, 대전 민들레가족봉사단 한향수 단장, 송호청소년수련원 임묘진 원장, 용인에 사는 이미희 방갈모 상임대표, 영동의 노래하는 화가 원숙이 씨, 조형률 씨와 함께 일하며 지내는 김필성 씨, 창원에서 자영업을 하며 합창단 활동도 하는 정정애 씨, 대전의 사진작가 정창영 씨입니다.  앞에 있는 두 어린이는 우현덕 씨의 딸입니다. 우현덕 씨와 두 딸은 <수사와 노는 아이들> 맴버입니다. 



<철길>, <술 한 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를 불렀습니다.





막간에 이벤트가 진행되었습니다.

사회자와 관객들이 가위 바위 보 게임을 하는 것이었고, 우승자는 작은 기념품을 선물로 받았습니다.

두 번 다 <수사와 노는 아이들>팀이 결승에 오르더군요.







방갈모 공동대표인 천영기 시인이 자작시 <산 넘어 산에>를 낭송했습니다.

역시 방갈로 이야기를 그림처럼 펼쳤습니다.



<천영기 시인 시낭송 - 산 넘어 산에>


산 넘어 산에


       천영기


그리움을 꼭꼭 눌러쓴

일기장을 펼치면

소중하게 묻어 둔

장소 하나

쏟아지는 별빛을 따라

자박자박 걸어 나온다


라오스 하고도 푸쿤 주

그러고도

산을 쉰 개 정도는 넘어야

가볼 수 있는 곳

구름 위에 걸터앉은

방갈로초등학교


하늘 가까운 그곳에는

눈에 별빛을 가득 담은

아이들이 있다

올망졸망 모여들어

낯선 이의 손을 잡아끌던

환한 미소가 맴돌고 있다


한 차례 두 차례

굽이굽이 들어가 보니

제일 시급한 것은

건기의 목마름

학교만이 아닌

마을에도 물이 필요하다


그래도 언니 오빠들이

한쪽 어깨에 대나무를 걸어

주렁주렁 통들을 매달고는

출렁이는 물소리를 벗 삼으면

무서움도 사라지는

계곡으로 가는 외길


모이를 기다리며

입을 한껏 벌린 아기새 떠올라

외로움도 잊을 수 있고

푸근한 미소가

내딛는 발자국마다

활짝 피어나는 숲길


자연 속에 살아

티 없이 맑은 눈망울을 가진

자연을 닮은 아이들

서로가 서로를 돌보며

울타리가 되어

뛰어노는 아이들


그리움이 그렁그렁

볼을 타고 흐르면

신발을 질끈 동여매고

산을 넘고 넘어서

손잡고 같이 가고 싶은 곳

라오스 방갈로초등학교


<천영기 시인 시낭송>


허영택 가수도 2016년 10월 22일 황간역음악회 <노근리평화콘서트>에 출연했었습니다.

그때는 박성훈 가수와 함께 <중년시대>로 소개를 했었는데, 가히 폭발적이었던 가창력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이날은 아침 9시에 황간역에 도착하여 박경하 가수와 함께 의자도 정리하고 음향장비를 챙겼습니다.

참 감사하고 한편으로는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장안에서 다들 알아주는 가수거든요...^^*



<허영택 - 숲>


<허영택 - 사랑합니다>


<허영택 - 불행아>


중저음이 매력적인 장재흥 가수는 "앞으로는 저를 보기 어려우실지도 모릅니다."라고 말하더군요.

오는 5월 10일 경이면 장재흥 가수가 부른 <섬과 <간월암에서> 중국어 버전이 중국 음원 사이트에서 서비스가 시작될 예정이랍니다.

참 반갑고 축하할 일입니다.



<장재흥 - 의자>


<장재흥 - 섬>


<장재흥 - 미안하다>


박정환 가수는 꿈 아이 운동발달센터 원장인데, 노래를 워낙 좋아해서 최근에 가수로 데뷔를 했답니다.

행복한 일입니다. 그 행복이 소아발달치료에 그대로 스며들 것이기 때문입니다.



<박정환 - 그대 삶의 노래가>


<박정환 - 그리움만 쌓이네>


<박정환 - 사월 목련>


이날 자선콘서트의 대미를 장식한 뮤지션은 시노래가수 박경하,

황간 월류원 베베마루와인 박천명 대표는 박경하 가수를 '황간역의 마스코트'라 부르며 좋아합니다.

필자도 그 표현에 은근 공감은 하지만, 이미 전국구 시노래가수인지라 시골역의 마스코트라는 칭호는 격에 맞지 않는 것이 걱정입니다.

그런데 박경하 가수는 허영택 가수와 함께 아침 일찍 황간역 마당에 와서 의자 나르고 정리하는 거 돕고, 음향장비 지킴이도 자처하는 모습이

정말 황간역 마스코트처럼 보이더군요^^*

하긴 박경하 가수의 황간역 사랑은 이미 알만한 사람 다 알만큼 알려져 있지요, 고마운 일입니다.


장장 두 시간 반 넘게 펼쳐진 대공연이다보니 관객은 절반도 안 남은 상태였지만,

그 시간은 월류봉 저녁 노을이 젤 이쁠 때여서 다행이다 싶었습니다.



<박경하 - 완행열차>


<박경하 - 꽃뫼>

필자가 찍은 동영상 상태가 안 좋아 1집 앨범 '시린'의 음원과 방갈로 아이들 사진으로 편집을 했습니다.


<박경하 - 우리의 사랑이 필요한 거죠>


<박경하 - 동요 모음곡>


콘서트를 소개하고보니 출연진들에게 사례를 하지 못했다는 점이 또 마음에 걸립니다.

하지만 출연진도 많은데다 다들 중량급 뮤지션들이라 최소의 사례를 한다해도 모금액을 크게 웃돌 것이 뻔했습니다.

후원금 마련을 위한 자선콘서트인데 기존의 회비 적립금에서 행사 비용을 지출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다고 의견이 모아진 일이었습니다.

그런 거 뻔히 알면서도 기꺼이 희생과 수고를 마다않은 출연진들께 다시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이들의 고마운 마음은 라오스 방갈로 학교와 아이들이 사는 마을에서 맑은 샘물로 펑펑 솟아날 것입니다.


다만, 실제 금액으로 후원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출연진들이 사례비만큼을 기부한 것으로 기록이라도 남기는 것은,

출연한 뮤지션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일이고 방갈모의 향후 행사를 위해서도 선례가 될 수 있다는 박경하 가수의 의견에 동의합니다. 


이날 콘서트를 위해 수고한 이들이 많습니다.

박경하 가수와 허영택 가수는 필자와 함께 의자를 나르고 펼쳐 정리하고


음향장비도 도맡았습니다.


방갈모 회원들도 이런저런 준비를 해왔습니다.



색소폰 부는 역장 - 코레일 안전혁신본부에 근무하는 전승찬 부장은 멋진 식전 공연을 선사했습니다.



역장댁으로 불리는 필자의 아내와 친구들은 떡과 음료 봉사를 자원했고


황간 월류원 베베마루와인 박천명 대표는 모친과 함께 와인시음회를 열었습니다.


기대했던대로 역시 인기 짱이었습니다.


모서면 백화산 자락에서 수제 쵸콜릿공방을 하는 양수정 씨 부부가 준비해 온 비건 빵들은 내자마자 다 팔리는 바람에 사진에 담을 새도 없었습니다.


영동 예술창고에서도 함께 했고


영동 삽화를 그리는 엄마들도 빨강머리 앤 부스를 차리고 빈대떡까지 구웠습니다. 


그리고 영동의 소소한 마켓도 차려졌습니다.


덕분에 황간역 마당이 마치 5일장이라도 선 것처럼 풍성했습니다.


공연의 성패는 함께하는 마음들에 달려있지요.

그 점에서도 이날 공연은 대성공이었습니다. 황간역 마당이 하루종일 북적였으니까요.




박경하 가수는 해질무렵까지 남아 박수를 아끼지 않는 주민들 모습에서 감동을 받았다더군요.


일일이 인사도 못 나누고 사진을 찍지도 못했지만, 이날 콘서트에는 귀한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새시대한국노인회 대전지부 한숭동 회장과 중구지부 임명숙 회장, 서구지부 박재철 회장이 귀한 걸음을 해서 후원금도 내주셨습니다.



영동의 어중간 중장인 김래호 선생도 반가웠습니다.


뉴스1 국장인 김기준 시인은 방갈모의 행사를 대서특필해준 은인이기도 합니다.


대전지역에 사는 철도고등학교 8회 동기생들이 부부동반으로 와서 그림도 많이 사고 자선콘서트에도 함께 했는데,

강동구 회장과 회원 명의, 그리고 동기 육현길, 조창호 씨도 후원금을 따로 보내왔습니다.

김천에서 대윤지오텍을 경영하는 동기 이상기 대표도 회사일 때문에 못 와 미안했다며 후원금을 보내왔습니다.

매곡면의 이명건 씨와 황간면의 김명순 씨도 개인 명의로 후원금을 보내왔습니다.

4월 25일에는 영동이 고향인 송광호 교수님이 황간에 오셨다가 전시 작품을 둘러보고 방갈모의 활동을 성원하는 뜻으로 후원금을 주셨습니다.

많은 분들의 따뜻한 마음에 거듭 감사 드립니다.

전시회 마치는대로 정리해서 잘 전달하겠습니다.


이번 행사는 방갈모에서 주관했기 때문에 방갈모 회원들은 실은 주최측이지만, 필자에겐 반가운 손님이기도 합니다. 



시동도 반가운 이들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이 얼마나 어려운 걸음들을 했는지 너무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임묘진 원장의 특별한 배려 덕분에 시설 좋고 주변 솔밭이며 강변의 풍광도 빼어난 송호청소년수련원에서 어울림마당 행사 뒤풀이를 아주 내실있게(?) 할 수 있었습니다. 

참으로 기나길었던 밤을 무탈하게 지낸 참으로 대단한 이들의 밝은 미소로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여기 올린 동영상은 필자가 찍은 것이고, 사진은 필자가 찍은 거 외에 정창영 작가, 신현수 시인, 천영기 시인, 강욱천 대표, 원숙이 화가 등의 사진입니다.

함께 해 준 모든 이들의 사랑에 거듭 감사드립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