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는 요즘도 '황간역 강병규'라는 명함을 씁니다.
작년말에 퇴직을 했으면서도 재직할 당시에 만든 명함을 그대로 쓰는 것인데,
무슨 직명을 사칭하거나 그런 의도는 아닙니다.
퇴직하면서 바로 황간역 명예역장으로 위촉된 터이고,
명함에 무슨 직명을 넣은 것도 아니니 그대로 써도 괜찮겠다는 나름의 생각도 있고,
아직은 필자를 만나러 황간역에 오는 이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2019.7.6. 토, 그날도 그랬습니다.
오전 11시경에는 황간역 즐거운 철도교류회 멤버인 양한석 군이 여친과 함께 왔었습니다.
오후 14시 03분에는 하행 무궁화호 제1211열차에서 귀한 손님들이 내렸습니다.
작은 자전거 16대도 함께 내렸습니다.
TV 세계테마기행 프로그램에서 종종 보았던 유별남 사진작가는 금방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철길과 자전거
기차와 자전거-잘 어울리는 풍경입니다.
명절 때마다 쪽집게 교통예보관으로 목소리가 아주 익숙한 남궁성 박사...
얼마 전에 필자가 속한 시노래중창단 시동(詩同)의 멤버가 되면서 황간역과도 인연을 맺게 되었는데,
함께 작은 자전거를 타며 여행을 하는 이들에게 황간역 자랑을 많이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남궁성 박사의 표현에 의하면 '여행과 예술을 사랑하고 마음이 열린' 귀한 손님들이
각자의 애마(愛馬)인 작은 자전거와 함께 황간역을 찾아 온 것이었습니다.
퇴직하고서도 이런 저런 일이 있어서 심심할 겨를은 없는 중에도
이렇게 역에 나와 손님을 맞이하고 황간역과 황간 여행을 안내하는 일이 가장 즐겁습니다.
플랫폼에서 기차를 기다리는 것 - 철도역의 낭만 중 하나지요.
제1211열차가 떠나자 바로 새마을호 열차가 지나갔습니다.
방문객들에게 기차를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것을 은근히 권장하는데,
철도역에서 연출할 수 있는 다이내믹한 장면 중 하나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역에서 근무하는 직원 입장에서는 선뜻 동의하기 어렵겠지만,
안전한 범위 내에서 철도역만의 정취랄까 낭만을 즐기는 것은 기차여행의 묘미 중 하나입니다.
그러니 이렇게들 좋아하는 것이지요.
플랫폼에서 지나가는 열차를 향해 손을 흔드는 이런 장면도 아마 황간역 아니고선 보기 어렵지요.
황간역 플랫폼 남쪽에는 이런 포도밭이 있습니다.
주렁주렁 달린 포도나무 사이로 기차가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만든 것인데,
6호차~8호차 위치에 있다보니 대다수의 방문객들은 미처 알아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귀한 손님들에게는 꼭 보여주고 싶은 포토존입니다.
상행 무궁화호 기차가 통과하는 장면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는데,
기념사진 찍는 게 우선이었습니다.
유별남 작가가 찍어 준 사진입니다.
남궁성 박사와 필자, 역시 저명한 작가의 사진은 포커스부터 다릅니다.
유별남 사진작가와 필자입니다.
포도밭 사이로 달리는 기차는 언제든 볼 수 있지만,
이런 모습은 다시 찍기 어렵지요.
플랫폼에서 자전거 타는 모습을 찍고 싶었는데,
역시 전문 마니아들답게 이렇게 안전수칙을 지키더군요.
홈대합실 유리창에는 기차를 주제로 한 시가 여러군데 쓰여있습니다.
이런 사진을 찍을 수 있는 곳이지요.
유별남 작가가 찍은 것입니다.
황간역 플랫폼에서는 이런저런 할 일이 많습니다.
그네 의자 포토존에서 이렇게 앙증맞은(?) 포즈로 사진을 찍지 않으면 나중에 아쉬워하게 되지요.
유별남 사진작가가 척 보고 딱 정한 황간역 공식 포토존입니다.
다를 이렇게 또는 저런 포즈로 황간역 방문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분은 레일과 자전거 바퀴를 열심히 찍던데 과연 어떤 작품을 건졌을지 궁금합니다.
철길과 자전거가 어울리니 다양한 포즈가 나오더군요.
대합실 갤러리에서는 박미자 작가가 섬유아트전 작품을 소개했고
필자는 2층 황간마실 카페에서 황간역과 황간의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황간이 호랑이 마을이라는 대목에 많은 관심을 보이더군요.
유별남 작가는 사군봉에 아직 남아있다는 호랑이굴을 꼭 찾아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날이 좀 선선해지면 사전 답사를 해야겠습니다.
RIC리워드센터 이재욱 대표가 아주 귀한 선물을 준비했더군요.
몽골 암염입니다.
역시 열린 마음으로 여행을 즐기는 이들은 달랐습니다.
답례로 황간역 기념엽서를 선물했더니 즉석에서 이렇게들 엽서 손 편지를 쓰더군요.
손녀에게 이렇게 이쁜 손글씨 엽서를 쓴 참 멋진 할아버지.
나중에 하윤이와 함께 꼭 오세요!
귀한 손님들에게 황간역 기념품을 증정했습니다.
이들을 통해 황간역 문화플랫폼이 널리 알려질 것이니 감사한 일이지요.
초강천 둑길을 달리는 작은 자전거 행렬도 보고 싶었지만,
날씨가 너무 더웠고, 황간역에서 머문 시간이 2시간 밖에 안 돼 아쉬웠습니다.
작은 자전거로 기차 여행을 하는 이들, 통과하는 기차 안에서 보기에도 이색적인 모습이었겠지요.
16:00 하행 제1213 무궁화호 열차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김천으로 떠났습니다.
김의진 학생입니다.
유별남 작가와 함께 손을 흔들어 주던 모습,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필자에게 선물로 되돌려 주고 간, 황간역 철길에 있던 하얀 돌의 따스했던 느낌과 함께....
여름 어느 날, 황간역에서 기차와 자전거와 포도와 호랑이와 함께 머물었던,
짧지만 특별했던 시간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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