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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철도문화제에서 만난 역(驛) - '역은 항상 역으로 거기 그 자리'

황간역 철도교류회

by 강병규 2019. 10. 14.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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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驛)

             박해수


삶이 역이라면 좋겠다

사방팔방으로 가지 않아도 좋으니까

마음 헛짚어

역마살이 끼어

이리 헤매고 저리 헤매도

역은 항상 역으로 거기 그 자리

흔들리지 않고 살고 있으니까

누가 가서 흔들어도

역은 마음을 달래 주니까

마음 깊어 슬픔까지 데불고

마음 길을 찾아

마음 집을 찾아 헤매고 있어도

간이역을 찾아 내 삶을 다독이며

바람까지 데불고

별까지 데불고

처자식까지 데불고 헤매어

하늘역까지 가고 싶었다

...


2019년 10월 11일 대전철도보급창고에서 열린,

철도박물관 '경부선(京釜線)' 기획 전시전 중 '기차와 문화의 만남, 황간역' 전시물에서 만난 박해수 시인의 시입니다.


제3회 철도문화제 프로그램 중 경부선 기획을 하면서 경부선의 대표적인 문화역으로 황간역을 특별히 소개해 준 것은

참 기쁘고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박해수 시인의 시 중에서 '역(驛)'이라는 시를 발굴(?)해서 황간역 코너에 함께 전시를 해 준

철도박물관 최은미 학예사의 안목(?)도 참 반가웠습니다.


박해수 시인의 역(驛)은 '죽도록 그리우면 기차를 타라'라는 전시물에 소개되어 있습니다.

사진은 대전의 정창영 작가가 찍어 준 것입니다.


시노래가수 박경하씨도 철도문화제에 황간역이 소개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왔습니다.


황간역 음악회 사진 속 주인공이 박경하 가수입니다.

기차와 철도, 황간역을 참 좋아하는 철도문화 마니아(?)이기도 합니다. 


경부선 기획전에 소개된 역은 서울역, 대전역, 부산역, 그리고 황간역입니다.

황간역은 경부선 역 중에 아주 쬐그만 시골역이지만, 문화의 힘은 이렇게 큽니다.  





필자는 2019년 10월 11일과 12일 이틀간의 전시기간 대부분을 대전역 일원 행사장에서 보냈습니다.

모처럼 열린 철도문화전에 시간과 비용 들이면서까지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과 마음으로나마 함께해야겠다는 생각 때문이었습니다.


제3회 철도문화제 이모저모를 소개합니다.

 


하필이면 철도노조의 파업 일정과 겹치는 바람에 이번 철도문화제는 TV 등 언론의 주목을 받지는 못했지만

첫날보다 2일차 오후가 되자 철도체험부스에 길이 길게 이어지기 시작하더군요.

철도문화에 대한 수요는 분명히 많은데

철도공사가 처한 이런저런 사정으로 인해 이런 행사를 매년 열지 못하는 것이 참 안타깝습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런 생각을 합니다.

매년 9월 18일, 이전 철도의 날을 '철도문화의 날'로 정하자.

철도의 날을 거의 억지 논리로 6월 28일로 바꾼 것은 어쩔 수 없다치고,

9월 18일은 거의 100년 넘게 철도의 날로 기념을 해왔던 날이니

그 역사성과 상징적 의미만으로도 철도 문화의 날로 정하는 것에 무리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매년 9월 18일 철도문화의 날에 철도문화제를 열자.

문화 관련 예산도 따로 없고 그런 일 한다고 국감 때 질타나 받는 철도공사가 해마다 철도문화제를 주관하기는 어려우니,

매년 큰 규모로 거창하게 하지 않아도 된다.

철도박물관에서 주관해서 하거나, 아니면 올해처럼 지자체와 공동으로 하거나

철도 관련 대학이나 단체, 동호회과 함께 해도 된다.

다만 지금처럼 몇년에 한번 형편될 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누구나가 예측 가능하게 매년 9월 18일에 정기적으로 하자.

그렇게 하는 것이 철도문화의 저변을 확대하고 내실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10월 11일 코레일 심포니오케스트라의 개막 축하공연도 있었고


개막식 이벤트도 있었습니다.

나름 이런저런 고려가 있었겠지만, 정작 철도문화제를 위해 수고를 하는 동호인이나 고객은 행사 내빈에서 소외된 것 같아 다소 아쉬웠습니다.


조병훈 제이스모형 대표가 내빈들에게 철도모형 전시장 안내를 했습니다.



걸리버여행기 같은 재밌는 장면도 보이더군요.


10월 11일 철도보급창고에서 우송대 이용상 교수의 강연이 진행되었습니다.

철도를 바라보는 시야가 확 넓어진 귀한 시간이었습니다.




경산에서 온 어린 철도마니아 이온유군입니다.

아들의 꿈을 이렇게 후원하는 아빠의 열성도 참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황간역에 놀러 오라고 초청했습니다.


작년 한해동안 대전시에서 펼친 철도문화 프로그램 '사이잇다'의 이런저런 결과물을 철도박물관에 전달했습니다.

개인이 갖고 있는 것 보다는 철도문화 연구자료 등으로 철도박물관에서 쓰이는 것이 더 낫겠다 생각했습니다.


10월 12일에는 현직 철도원인 송탄역장 배은선 박사의 강연이 있었습니다.

젊은 철도마니아들이 시종일관 깊은 관심을 보이더군요. 

이런 자리가 좀더 넓게 펼쳐져야할 이유이기도 합니다.



철도보급창고 마당에도 이렇게 모이는 것이 바로 철도에 대한 관심이자 애정입니다.

철도문화의 저변을 넓혀 나가는 일,

이제는 하면 좋지만 안해도 되는 그런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참으로 어려운 여건에서도 오직 열정 하나로 이런 문화제를 기획하고 준비하고 펼치고 마무리하느라 수고한 철도공사 직원들과

동참해준 철도동호회 여러분의 수고에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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