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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명예역장 모리 씨는 곶감 매니아

황간역 철도교류회

by 강병규 2014. 6. 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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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어떻게...?"

일본인 두 명이 황간역을 방문한다고 동네방네 소문을 냈더니 만나는 사람들마다 묻습니다.

그 사람들이 황간역을 어떻게 알고 오며, 시골역장은 그들을 또 어떻게 알고 있는가 궁금한 것이죠^^*  

"아, 페북 친구인데요..."

기대했던 대답이 아닌 모양입니다.

아니, 페이스북으로만 안다면서. 일부러 황간역 오려고 2박3일 여행일정으로 한국에 와서 황간에서 1박을 하고 간다니...

다들 선뜻 이해를 못하겠다는 표정입니다.

물론 황간역이 어느새 국제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고 축하해 주는 분도 좀 있습니다.

자랑을 좀 보태자면 일본은 물론, 미국에서도 프랑스에서도 오스트레일리아서도 황간역 소식을 꾸준히 모니터링하는 분들이 있지요^^*   

 

암튼, 사실입니다. 모리 타카시(Mori Takashi) 씨와 시골역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만난 사이, 맞습니다.   

 

사진 오른쪽 황간역 명예역장 임명장을 들고 환하게 웃고 있는 사람이 모리 타카시 씨입니다. 

왼쪽은 제1대 황간역 명예역장인 조병훈 지에스모형 대표입니다. 역시 페이스북 친구입니다. 이날 일부러 시간을 내 황간역을 방문했습니다.

모리 타카시(森 崇)씨는 서일본 여객철도주식회사(JR 西日本) 철도본부 기술개발부 열차제어시스템 신호통신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현직 일본 철도인입니다. 

모리 씨의 황간여행에 동행한 구로즈미 타카유키(黑住高行. Kurozumi Takayuki)씨도 서일본 여객철도주식회사(JR 西日本) 오사카종합관제소 관제소시스템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는 일본 철도인입니다. 모리 씨하고는 대학과 직장 선후배 사이랍니다. 모리 씨가 46세이고 구로즈미 씨는 45세..

 

참 재미있습니다. 감을 무척이나 좋아한다는 모리 씨는 황간역의 곶감도령 '감이' 앞에서, 

포도와 와인 매니아를 자처하는 구로즈미 씨는 포도낭자 '포미' 앞에서 황간방문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이제 이 분들이 왜 황간역을 찾아 오게 되었는지... 짐작이 되시죠?

이렇듯, 세상에 의미없는 일은 없습니다.

황간 곶감과 포도를 홍보하려고 시골역장이 몇 달 전에 옹기 항아리로 만들어 세운 이 특산품 마스코트들,

각자 친구를 제대로 만난 것이지요.  

 

황간역을 찾아 오는 특별한 방문객은 이런 환영을 받습니다.

앞으로는 신청도 받을 예정입니다.

기다리는 친구에게, 애인에게, 가족에게 환영이나 축하의 메시지 전하고 싶은 분 황간역으로 이야기해 주시면 바로 이런 미니 현수막을 걸어 드리겠습니다.

  

이 시 항아리는 대합실 입구에 있습니다. 누군가를 기다리면서, 기다림과 만남의 의미를 생각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렇게 시골역장이 기다리던 방문객이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2014.6.27(금) 오후 13:51분 도착한 무궁화열차입니다.

 

"어서오세요. 환영합니다"

"반갑습니다. 감사합니다."

일본말 전혀 못하는 시골역장이 이처럼 태연할 수 있는 것은, 이들이 한국말을 아주 잘한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 반가운 방문객입니다.

 

여기가 황간역 방문객이 젤 먼저 기념사진 찍는 곳입니다.

 

큰 짐은 사무실에 풀고 역 앞 식당에서 점심부터 먹었습니다.

(아, 식사장면 사진을 안 찍었습니다^^!) 올갱이 해장국을 아주 맛있게 드시더군요.

 

식사 후 역 마당에서 전통놀이 체험... 앞에서 해맑게 미소짓고 있는 분은 도은교 님. 이 분들 마중하고 안내 도와주시려고 일부러 나오셨습니다.

참 감사한 일입니다. 도은교 님은 네이버 블로그 '세계에서 단 하나뿐인 꽃'에 황간역 소식도 종종 올리는 황간역 홍보대사이자, 우리 지역의 대표 파워 블로거입니다.

 

투호는 '생각과 거리의 차이'를 느끼는 놀이입니다.

저 정도 거리면 넣을 수 있겠지하는 생각과, 결과와의 바로 저만큼의 '거리'...^^!   

조병훈 대표님은 팽이도 잘 치고(너무 때려서 팽이가 맞아 죽기도 하고..^^)

 

제기도 이단 발차기 수준으로...^^*

 

드디어, 오늘의 빅 이벤트...

역장 모자 쓰고 명찰부터 달고...

(이 명찰 사진은 모리 씨가 촬영하여 페이스북에 올린 것입니다)

 

오승흔 부역장이 또랑또랑 읽습니다.

 

"귀하를 한국철도공사 황간역 명예역장으로 임명합니다."

짝짝짝!   이로써 황간역에 제2대 명예역장이 탄생했습니다.

 

2013.8.2일 제1대 명예역장이 탄생한 지 거의 1년만의 경사입니다.

 

제1대 명예역장과 제2대 명예역장 기념촬영

시골역장과도 함께...

"명예역장 모자 저도 한번 써 볼께요'"

도은교 씨가 부러웠던 모양입니다.

미안하기도 해서 포토존으로 모시고 제대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런데, 실은 구로즈미 씨가 더 부러웠을 것 같습니다. 오기는 함께 왔는데 누구만 명예역장 시켜주고...^^

그래서 "구로즈미 씨는 다음에 한번 더 오시면..."하고 어물쩡 넘어 갔습니다.

 

암튼, 명예역장의 소임 막중하니 제2대를 잘 지도해 달라고 당부를 했습니다. 제1대 명예역장 님 조금 긴장하시더군요^^!

 

그래도 조병훈 명예역장 님은 센스쟁이입니다. 날 더운 때엔 수박만한 게 없지요.

이렇게 큰 수박을 사서 밤새 냉장고에 얼렸다가 서울역에서부터 황간역까지 기차 옆좌석에 태우고 왔답니다.

아직까지도 얼얼한 수박으로 제2대 명예역장 임명 축하 파티를 거하게 했습니다.

 

조병훈 대표님은 16:55분 기차로 올라가시고...

(역시 타고난 철도 매니아입니다.^^*)

 

숙소인 원촌리 마을회관에 도착했습니다.

월류봉이 바로 앞에 보이고 졸졸졸 물소리만 들리는 조용한 곳입니다.

모리 타카시 씨가 밝힌 황간역 여행의 목적은 '충북 영동의 시골에서 마음의 밧데리를 충전하기 위해서'입니다.

그래서 이렇게 조용한 곳을 숙소로 추천했습니다.

 

원촌리 부녀회장님이 트럭을 몰고 황간역에 가서 노랑자전거 3대를 싣고 오셨습니다.

 

참 소탈하고도 정이 많은 분입니다. 마을 일도 봉사활동도 아주 열심히 하십니다.

신경을 써 주신 부녀회장님과 원촌리 마을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모리 씨의 저 파안대소를 보니 시골역장의 마음도 환해 집니다.

 

식사 예약을 해 놓고 황간여행 노랑자전거를 타고 월류봉 주변을 둘러 보았습니다.

 

월류봉의 마스코트인 월류정을 배경으로 한 컷,

 

원촌리 쉼터에서도 한 컷!

모리 씨는 TV프로그램 1박2일도, 강호동도 유재석도 잘 압니다. 완전 한국통. 지한파에 친한파입니다.^^*

 

저녁식사는 빠가사리 매운탕입니다. 얼큰한 국물, 모리 씨는 "매워요. 그래도 맛있어요."하면서,

구로즈미 씨는 아예 접시를 들고 후루룩 후루룩...^^*

와인을 좋아한다는 구로즈미 씨를 위해 시골역장의 아내가 집에서 긴급 수송한 영동와인으로 건배!

술을 전혀 못하는 모리 씨와 시골역장은 한방울씩만, 나머지는 와인 매니아인 구로즈미 씨가 '아도'^^*   

6.28일 아침 7시 30분경 원촌리 마을회관 풍경입니다.

 

포도밭에 둘러 싸인

 

깔끔한 마을회관 2층을 통째로 숙소로 이용하면서...

 

당초 목적했던대로 조용한 시골에서 마음의 밧데리 충분히 충전했으리라 기대를 했는데...

 

아뿔싸! 모기 녀석들 때문에 잠을 좀 설친 모양입니다. 모기들 유인하려고 밤새 노트북 PC를 켜 놓았다는군요... 이건 충전이 아니라 방전...?

시골역장도 황간에 살지만 집에서 잘 때 모기 한마리 구경 한 적이 없어서 전혀 예상을 못한 사태였습니다.ㅠㅠ 

이건 미리 모기약을 좀 뿌려 놓으면 해결 될 문제이니 앞으로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시골역장은 못내 미안한데 사람 좋은 모리 씨는 "그래도 괜찮았어요."를 연발합니다.

 

올갱이 해장국으로 아침식사를 마치고, 한천정사에도 들렀습니다.

모리 씨는 안내판에 찍혀있는 충북 나드리 홍보 QR 코드를 보고 아주 흥미있어 하더군요.

 

시골역장의 아내가 집에서 갈아 온 원두커피를 마시고...

 

매곡에 있는 와이너리 <도란원>에 갔습니다. 구로즈미 씨가 일본의 지인들로부터 '한국의 와인을 사 오라'는 특명을 받고 왔기 때문입니다.

 

2013년 대한민국 우리술 품평회에서 '대상'을, 2014년도 와인품평회에서 5개 전 제품 '금상'을 수상한 샤토미소와인이

황간역 가까운 동네에 있는 것이 자랑스럽고 다행입니다.

 

한국인이 많이 사는 고베에서 5년째 한국어를 배우고 있는 모리 씨의 방문록은 한국사람이 쓴 것 같고,

 

아직은 한국어 연수 경력이 짧은 구로즈미 씨의 방문록은 한일 합작품^^* 그래도 훌륭합니다.

 

안남락 대표님은 볼 때마다 인상이 도란원의 와인 브랜드 '샤토미소' 바로 그 자체입니다.

 

도란원 밭에는 자두도 아주 맛있게 익었더군요.^^*

 

아침 드라이브 겸해서 반야사에도 갔습니다. 반야사 호랑이를 배경으로...

  

시골역장이 보기에 모리 씨는 전형적인 회사원 타입이고, 구로즈미 씨는 보이스카웃입니다.

모리씨와 사진을 찍는 사이에 구로즈미 씨는 어느새 대웅전, 산신각까지 다 둘러 보고 오더군요. 

 

시골역장과 우정의 포즈로 한 컷 더 찍고...

 

마침 황간역을 취재하려던 차에 모리 씨 일행 소식을 듣고 10:57분 기차로 서둘러 내려 온 한겨레신문 문화부 손준현 기자님.

역시 베테랑다운 포스로 짧은 시간에 샅샅히 취재를 하시더군요.

 

이미 한겨례신문을 잘 알고 있는 모리 씨 일행의 황간 방문 이야기가 기사에 잘 소개 되기를 기대합니다.

 

 

어느덧 모리 씨 일행과의 석별 기념사진입니다.

시골역장의 아내는 반야사에서 모리 씨와 구로즈미 씨에게 '참 좋은 인연입니다'라고 새겨진 작은 찻잔 깔개를 선물하더군요.^^

 

참, 모리 씨로부터 선물로 받은 인형입니다.

<ICOCA>란 이름의 팽귄인데 JR 西日本 등록상표라고 씌여진 걸 보니 캐릭터인가 봅니다. 

귀여워서 외손자 지유에게 선물하려구요.^^*

  

모리 씨 일행의 황간역 방문 일정은 2014.6.27일(금) 오후 13:51분부터 6.28일 오전 11:29분까지였습니다.

첫 만남의 시간은 짧았지만, 여운은 아주 오래 이어질 것 같습니다.

일본에 도착한 모리 씨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이 명찰을 받은 이상은 황간을 제2의 고향이라고 생각해서

일본과 한국의 우호에 대해서 정성을 다하고

황간의 감을 먹으러 가야지-!"

"그럼요, 모리 씨, 이제 황간역은 모리 씨의 고향역입니다.

자주 오세요! 물론 구로즈미 씨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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