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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황간역 즐거운 철도교류회 그 뒤에 남은 이야기

황간역 철도교류회

by 강병규 2014. 10. 15. 2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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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TV에 방영된 즐거운 철도교류회>

 

황간역에서의 즐거운 철도교류회는 모리 타카시 씨의 아이디어였습니다.

쬐그만 시골역에서 국제적인(?) 행사를 한다니까 다들 궁금해 하더군요.

모리 타카시란 일본 사람하고는 어떤 사이인지?

시골역장이 일본말을 좀 한다는 건지?

모리 타카시 씨하고 시골역장은 페이스 북을 통해 만난 사이입니다.

그리고 시골역장은 일본말 거의 못합니다.

하지만 걱정은 전혀 안했습니다.

모리 타카시 씨가 한국말을 아주 잘하니까요. 그리고 모리 타카시 씨를 좋아하고, 일본말 통번역 가능한 철도 마니아들 많습니다.

그러니 시골역장은 이런 일에도 그저 멍석만 깔면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철도동호인이 시골역장의 페이스북에 이런 의미의 댓글을 달았더군요.

"드디어 우리 철도에서도 이런 일이 이루어지는군요."

아마 코레일 차원에서는 이런 멍석을 깔아 준 일이 아직 없었던가 봅니다.

만약 이런 철도교류회가 철도동호인들이 코레일에 기대했던 일이라면,

자칫하면 시골역장이 주제를 넘는 것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더군요.

 

암튼, 당초 예상보다 철도동호인들의 호응이 좋았고,

코레일 본사에서도 관심을 보여 코레일 TV가 취재를 하는 성황(?)을 이뤘습니다. 

 

황간역 즐거운 철도교류회의 뒤에 남은 이야기를 쓰기 위해서

시골역장이 찍은 사진 외에도 김교식 작가, 김진우 씨, 배근대 씨, 박병선 씨, 지성준 씨 등이 보내 준 것이나

페이스북에 올린 사진 일부도 사용했습니다.

(그리고, 이 이야기는 행사에 참가했던 분들에게도 의미가 있는 자료가 될 터이니,

혹시 수정 또는 보완해야 할 것 알려 주시면 바로 고쳐 쓰겠습니다.)  

 

페이스북에 공지했던 안내문입니다.

교류회 명칭은 모리 타카시 씨가 제안한 것입니다. "즐거운" 이란 제목이 참 맘에 듭니다.

구로즈미 타카유키 씨는 오사카종합관제소 팀장으로, 풍 '봉풍' 때문에 비상근무를 하느라 참석하지 못했습니다.

와인 마니아라서 시골역장이 영동 황간의 맛있는 와인을 무한 리필해주고 싶었는데....^^!

 

시골역장이 준비한 것은 특별한 방문객을 위한 이렇게 소박한 플래카드 뿐이었는데...

 

이번 행사를 특별히 후원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황간 실티에 사시는 어느 할머니는 손수 쑨 도토리묵을 가져오셨습니다.

점심 때 별식으로 아주 맛있게 나누어 먹었습니다.

 

네이버 철도동호회 카페 N'RAIL 운영자인 임병국 님은 손수 집필한 책과 캘린더를 한 보따리 싣고 서울에서 일부러 내려와서,

표시 내지 않겠다며 차 한 잔도 안 마시고 바로 올라가셨습니다.

그리고 오유미 님은 철도 일러스트 동인지 20권을 선물로 가져 왔습니다.

지성준님은 2003.1.23일부인이 찍힌 황간-대전간 통일호 승차권과 기념승차권 등을 선물했습니다.

박병선님은 종이모형 기차관차를 선물했습니다.

시골역장이 멍석을 깔다보니 이런 마음 따뜻한 일들도 생기는군요^^*

 

하행 #1207열차(10:56), 상행 #1352열차(11:28), 그리고 몇은 승용차로 도착했습니다.

대합실에서 행사 일정 브리핑...

 

10.11(토) 11:50분경 역 화단 감나무의 홍시 따 먹기로 공식 일정 시작.

'즐거운' 철도교류회니까 이렇게 즐겁게...

 

사실 이건 감 마니아인 모리 타카시 씨를 위해 시골역장이 특별히 마련한 이벤트였습니다.

 

다들 즐거워 하는군요. 역 구내에서 이렇게 단체로 홍시 따 먹기... 아마 황간역 아니면 어려울 걸요?

 

 

 

황간역 홍시..무척 답니다.

 

기차 소리가 나자 홍시 먹던 손도 번쩍 올라가는, 천생 철덕들...^^*   

 

 

다음 일정은 황간역 부근 식당에서 점심 식사...

실티 할머니가 후원(?)하신 오리지널 도토리묵에...  

역장 댁이 특별 찬조한 능이버섯이 들어간 버섯 국밥...

 

다음은 황간여행 노랑자전거 투어

지성준 님

오유미 님

배근대 님

모리 타카시 님

양한석 님

김한울 님

박병선 님

장홍준 님

김진우 님과 코다이라 마이 님

김종환 님

코레일 TV 석동현 PD 님과 전승찬 영동역장님은 취재와 에스코트 담당...

 

 

 

노랑자전거 코스 중 이 초강천 둑길이 가장 멋진 길이지만...

 

 

석천을 따라 반야사 가는 길인 이 코스도 참 시원한 길입니다.

 

백화마을 입구에 도착...

 

전기자동차를 몰고 마중 나와 이처럼 앙증맞은 포즈로 환영해 준 이 분,

백화마을의 고성우 사무국장이십니다.

이런 전기자동차 아무데서나 타 보기 어려운 건데, 황간...대단한 시골이죠?

 

고성우 국장님이 친환경 에너지시범마을이자 올해 행복한 마을사업 충청북도 대표로 선정된 백화마을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참석 멤버 중에 경희대 후배들 있는 것을 아주 반가워하시더군요.

 

최기연 백화마을 총무이십니다.

백화마을 세미나실에 좌석 배치며 프리젠테이션 준비까지 다 해주셨습니다.

 

TV에 나온 백화마을 영상을 보여주셨습니다.

백화마을은 황간의 자랑거리입니다.

 

이윽고 이번 행사의 하일라이트인 주제 발표시간입니다.

주제 발표까지 하는 교류회는 아마 첨이라 들었습니다.

바로 이런 점에서 코레일이 멍석을 깔 필요가 있다고 보는 것이지요.

 

모임의 제안자인 모리 타카시 씨가 취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어서 <철도의 일이란?>이란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그동안 국내 철도동호인들이 모리 타카시 씨에게 자주 질문했던 이야기를 들려주고 싶어 준비한 내용이었습니다.

 

시골역장이 미처 몰랐던 재미있는 이야기도 있더군요.

일본의 철덕들은 자기들이 좋아하는 철도 부품 등을 잘 훔쳐가기 때문에,

철도회사들이 철덕이라면 아예 진저리를 친다는 사실입니다.

혹시 우리나라도 이런 영향이 조금이라도 있다면, 바로 그런 점에서도 철도동호인 모임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아마 이런 푸근한 인품 때문에도 국내 철덕들이 모리 타카시 씨를 좋아하는 것이란 생각을 합니다.

좋은 일이지요. 요즘은 한일간 민간 차원의 교류가 더욱 필요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이렇게 코레일 TV 인터뷰를 했는데...막상 방영은 안되었더군요. 안타깝습니다.

 

코레일 유학생 기차여행 홍보대사인 코다이라 마이 씨는 경희대학교 학생입니다.

한국말을 아주 또박또박 잘합니다.

 

일본 여행사에 근무했던 소감과 기차여행홍보대사의 활동을 차분하게 소개했습니다.

 

공주영명고등학교 3학년인 박병선 군은 <남북철도 연결의 경제적 이익조사>라는 학술적인 내용을 발표했습니다.

 

고등학생이란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수준 높은 내용이었습니다.

 

 

이런 인재를 발견한 것은 모두에게 큰 기쁨이었습니다.

 

 

시골역장은 <황간역의 사례로 본 역의 새로운 일>을 이야기했습니다.

지각생 두 명이 늦은 신고를 하고 있습니다.

 

왼쪽은 문산역 역무원 김문무 님, 오른쪽은 수색전기사업소 김영민 님입니다.

김문무 님을 총무로 점 찍고 보니 금융 전공이랍니다. 시골역장이 사람 좀 볼 줄 알지요^^*

 

시골역장과 함께 황간역 문화사업을 하고 있는 정태경 황간마실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철도교류회의 고정 멤버가 될 겁니다.

 

고성우 국장님이 백화마을 내려 올때도 전기버스를 태워주셨습니다.

 

역 부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고 제25회 황간역 음악회에 참석했습니다.

 

전승찬 영동역장이 색소폰을 연주했고,

 

한국전통국악연구원 이영옥 원장님과 출연팀이 민요와 한국무용을 멋지게 공연해 주셨습니다.

 

이영숙 선생님은 가여금 연주를 멋지게 하셨구요.

 

 

 

 

모리 타카시 씨는 소녀시대, 카라 등 걸 그룹의 팬인데 <무조건>도 이렇게 잘 불렀습니다.

 

노래라면 김종환 참깨방송 대표님도 빠지는 분이 아니지요.

보세요. 참 구성지게도 넘어갑니다.^^*

  

철도교류회답게 역마당에서의 이런 교류도 정말 잘 어울렸습니다.

고향역 마당이니 가능한 일이기도 하지요.

 

덩달아 시골역장도 신이 났습니다.

 

당일 참석자들과 아쉬운 작별을 하고,

숙소인 원촌리 마을회관에서...

 

월류봉 밤하늘을 수놓은 별들이 이슥해질 때까지...

 

동편 하늘에서 올라 온 둥근 달이 월류봉을 넘어 잠자리에 들 때까지...

 

철덕들의 철도 이야기는 길게도 이어졌습니다.

 

새벽 공기가 너무 차다 싶어 이제 그만들 자려나 했더니...

 

거실에 들어와서는 아예 야식 공급조를 출동시키더군요.

시골역장이 자기 전에 본 것은 새벽 2시경의 이런 열띤 토론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재밌는 것은, 김진우 씨를 비롯한 한국인들은 일본어로 열을 내고,

모리 타카시 씨와 코다이라 마이 씨는 서로 한국말로 대화를 하는 겁니다.

'ERTMS'니 'CRTMS'니 하는데, 모리 타카시 씨가 열차제어시스템 신호통신팀장과 궤간변환열차 지상전기장치팀장을 맡고 있기 때문에,

그런 것에 대한 궁금증을 일일이 설명해 주느라 이렇게 시간 가는 줄을 모르는 것이었습니다.  

고맙고 미안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역시 맨 먼저 일어난 시골역장이 근처 식당에 가서 이렇게 빛 고운 홍시를 따왔습니다.

 

그리고 올갱이 해장국으로 속 풀고...

 

모닝 커피는 이렇게 월류정을 바라보면서 마셔야 제 맛이 납니다.

 

원촌리 마을회관에는 약간의 빈 술병과 과자 봉지와 미련을 남기고...

 

숙박팀 일동 기념 촬영, 아자!

 

모리 타카시 씨 등 교회파는 황간교회로 주일예배 가고,

시골역장과 기타 등등은 황간역 마무리 투어...

 

허수네 가족과 기념촬영도 하고

 

 

어제 따고 남은 홍시 마저 따 먹고 나서.

하행은 10:59분, 상행은 11:29분 차로, 승용차로도 다들 가고

 

다시 합류한 교회파와 어제 점심 먹은 그 식당에서 오찬...

곱상한 코다리아 마이 씨가 닭내장탕과 순대국밥을 좋아한다는데...

역시 황간하고 궁합이 맞네요. 이 집 닭내장탕 아주 맛있고, 황간에는 유명한 순대국밥집도 있거든요.

천생 철덕인 김종환 대표님, 귀한 시간 내신 보람 있다고 기뻐하셨습니다.

 

그래도 이별은 언제 어디서나 아쉬운 법이지요.

 

 

그래서 이렇게라도 그 시간들을 추억하려는 것이구요.

 

 

코다이라 마이 씨가 내년 2월 25일이면 졸업하고 일본으로 간답니다.

그래서 제2차 황간역 즐거운 철도교류회는 2월초에 열 예정입니다.

그 때 눈이 펑펑 내렸으면 좋겠습니다.

모두들 황간에서 한 일주일 정도 갇혀 지낼 수 있게...^^*

 

<시골역장의 후기입니다>

1. 즐거운 철도교류회는 계속 이어져야 합니다.

    철도를 사랑하는 전문가들이 정보를 나누고 친목도 다지는 '즐겁고 유익한' 모임이기 때문입니다.

    특히, 철도에서 근무하는 이들이 갖고 있는 각 분야의 공개 가능한 범위 내의 정보만이라도 철도 동호인들에게는 좋은 자료가 될 수 있고,

    때로는 철도인들이 미처 모르는 정보나 참신한 시각도 나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이런 교류회가 활성화 되다보면 일부 철없는 '자칭 철덕'들과 진정한 철도 마니아층이 확연히 구분 되어질 것입니다. 

 

2. 현재 철도에 몸 담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업무에 좀더 열중해야 합니다. 시골역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이 시각에도 실로 대단한 스팩과 열정을 갖춘 수많은 인재들이, 단지 자신이 사랑하는 철도에서 일하고 싶어서,

    코레일 입사를 얼마나 열망하고 있는지, 코레일 직원들은 분명히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3. 철도문화는 더욱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철도를 사랑하는 문화 수요층에 비해 철도 문화에 대한 관심과 지원은 매우 부족한 실정입니다. 

   멍석만 제대로 깔아주면 끼와 열정으로 기꺼이 재능을 나눌 준비가 된 이들은 얼마든지 있다고 봅니다.

   '문화는 멍석에서 시작된다' 시골역장의 단순한 생각입니다.^^!

 

겨우 한번 모인 걸 갖고 너무 나대는 것 같아 조심스럽긴 하지만,

쬐그만 시골역에서의 작은 첫걸음이 계속 이어지면서 더 많은 이들과 함께 하는 큰 길을 이루게 되길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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