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8.31(일) 황간역입니다.
이 커플 지금 데이트 스냅 찍는 중입니다.
박근택 군과 김주희 양입니다.
오는 10월 4일 결혼을 앞두고 데이트 스냅 찍으러 서울에서 왔습니다.
웨딩 촬영인 줄 알고 있던 시골역장에게, 박근택 군의 여동생인 박서영 양이 그러더군요.
"드레스 입고 리허설 촬영하는 대신, 자연스럽게 데이트 하는 것처럼 찍는 거예요.
비용도 웨딩 촬영보다 저렴하고, 다양하게 찍을 수 있어서 요즘 젊은 사람들이 많이 찍어요."
그런 것이라면 황간역이 딱이죠.
시와 그림과 음악이 있는 아름다운 시골역, 황간역에서 널려 있는 다양한 포토존에서 골라서 찍고
황간여행 노랑자전거 타고 월류봉에 가서
이런 프로포즈 이벤트도 할 수 있으니까요.^^*
시골역장은 기차 타고 황간역에 오는 사람들이 젤 좋습니다.
그래서 이런 환영 플래카드도 써 붙여 줍니다.
그리고 시골역장표 양촌리 커피도 대접합니다.
실은 이 친구들 10:59분 기차에서 내리는 모습, 승강장 걸어오는 모습도 찍고 싶었는데
이 날은 영동포도축제 단체관광객 100여명도 같은 기차에서 내리는 통에, 안내를 하느라 미처 틈을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그 유명한(?) 황간역 포토존 기념 사진부터 찍었습니다.
촬영 담당은 이들의 친구인 왕종진 작가입니다.
시골역장은 틈나는대로 따라가서 슬쩍슬쩍 찍었습니다. 마치 뭘 훔치는 듯한 그런 기분이 들더군요^^!
황간역 갤러리에는 박근택 군의 엄마인 장귀순 시인의 시화 2점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이슬마 꽃>과 <청포도>입니다.
시인을 닮은 시들입니다. 소박하고 다정하면서도 깔끔한 시어...
엄마의 시 앞에서... 참 기쁘고 자랑스런 시간이죠.
시와 그림이 있는 시골역의 조용한 대합실...
운치가 있으니 이 커플 그림도 좋죠?
그러니 표정도 이렇게 이쁘고^^
역 마당 화단에도 엄마의 시가 있습니다.
장귀순 시인은 시골역장이 달항아리 닮았답니다.
수더분하단 얘기겠지요^^*
황간역 주변 거리도 포토존으로 딱입니다. 마치 70년대의 모습을 거의 원형으로 보존하고 있거든요.
올갱이 해장국과 올갱이 부침개도 맛있습니다.
이거 재밌는 건데, 다른 역에서는 타기 어려울 겁니다.
시골역장이 안전을 책임지고 특별한 방문객들에게만 제공하는 특별 이벤트입니다.
호니카라고 하는 건데, 예전에 선로보수용 작업도구를 싣고 다니던 것입니다.
그냥 놀리느니 이런 용도로 사람들에게 즐거운 추억을 만들어 주는 게 낫다는 것이 시골역장의 소박한 소신입니다.
보세요,오빠도 좋아하고
최정란 시인도 저렇게 좋아하잖아요? ^^
지금 이런 거 하면 잡혀 가지만, 어릴적 누구나 한번 쯤은 해 본 아련한 추억의 놀이죠?
이거 찍을 때 마침 기차가 지나가 주는군요. 기차가 눈치도 빨라요...^^
기찻길은 원래 저렇게 노는 곳은 아닙니다.
기차가 다닐 때 아주 위험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평소에 기차가 다니지 않는 이런 빈 선로는 직원이 지켜보고 있는 동안은 안전합니다.
그래서 시골역장은 자신이 직접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상태에서 이런 이벤트를 하는 겁니다.
이번에는 황간여행 노랑자전거입니다.
오늘의 코디인 박서영 양이 앞장을 섭니다. 이쁘고 씩씩합니다.^^
김주희 양도 자전거를 잘 타는군요.
황간역에서 나와 파출소 옆 골목길로 들어서면 바로 나오는 이 초강천 둑길은 참 매력적인 코스입니다.
봄날엔 들꽃에 아카시아 향기, 여름엔 들내음 풀향기, 포도향기, 가을엔 은행나무에 붉은 감과 대추에...
굵은 대추알이 주렁주렁 달린 배경으로 이들 커플을 찍은 이유, 눈치 채셨죠?
저렇게 다복한 가정 이루라는 기원이란 거...
옥수수 잎 사이로도 찍고
감나무 배경으로도 찍고
억새풀 사이로도 찍고
이런 꽃잎 사이로도 찍다보면
어느새 월류봉입니다. 황간역에서 20분 거리...
ㅎㅎㅎ 나팔꽃 한송이로
이렇게 소박하고도
이쁜 프로포즈를 할 수 있군요!!!
이렇게 월류봉에 평생 마음에 간직할 추억 하나 걸어 놓고...
시골길을 달려...
1박2일을 세번이나 촬영한 그 유명한 원촌리 쉼터에서
흙내음 풀향기 속 아름다운 데이트 스냅 연출
원촌리에서 나오는 이 들길 참 이쁩니다.
쉼터 근처 포도밭에는 구석기시대 고인돌도 있고,
저 뒤에 보이는 실티 고개마루에는 공룡 발자국도 있지요.
다시 황간역, 이 포토존은 시골역장이 이 커플을 위해 특별히 만든 것입니다.
물론 이런 장면도 염두에 둔 것이었지요.^^*
하루 전날 파이프 구부리고 풍선 불어 달면서 바로 이 장면을 그렸었습니다.
참 멋지죠?
박근택 군은 비올라, 김주희 양은 첼로를 메고 왔습니다.
어릴 적부터 취미로 했다는데, 시골역장 보기에는 아마추어 포스가 아닙니다.
마침 역 마당에서 열린 제22회 항간역 음악회에도 출연했습니다.
첼로와 비올라 협주곡이 없어서 특별히 편곡을 했답니다.
이 커플의 연주가 시골역 마당의 저녁 하늘을 잔잔한 감동으로 물들입니다.
이 시간처럼, 이들 커플은 평생을 아름다운 하모니 이루며 살아갈 거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관객들도 따뜻한 박수로 이 커플의 아름다운 앞날을 축북했습니다.
황간역 갤러리에서 제13회 개인전을 여는 원숙이 화가와도 기념 사진
황간 월류봉의 아름다운 노을과도 기념 사진을 끝으로 황간역에서의 데이트 스냅 촬영 마무리...
19:39분 서울행 무궁화호열차를 타고 떠난 아름다운 커플 일행...
가을에 또 온답니다. 가족여행으로 노랑자전거 타러...^^*
후기입니다.
이 커플이 황간역으로 데이트 스냅 촬영 오게 된 사연입니다.
지난 4.10일 박근택 군의 아빠인 박철현 님과 엄마인 장귀순 시인이 황간역 승강장에서 이런 이쁜 이벤트를 했습니다.
아내의 시를 남편이 항아리에다 쓴 것이죠.
그리고 나서 서로 마주보며 이렇게 한껏 기쁜 표정을 지었었습니다.
그로부터 약 4개월 후인 8.14일에 장귀순 시인이 딸 서영 양과 함께 황간역에 왔었는데,
그 날 박서영 양이 그랬던 것입니다.
"아, 오빠 여기와서 사진 찍으면 좋겠네!"
그래서 엄마와 아빠의 시가 있는 기차역,
그것도 사람들이 젤 아름다운 역이라고들 말하고 있는 시골역,
시와 그림과 음악이, 추억과 낭만이 있는 황간역이 데이트 스냅 촬영의 명소가 된 것이랍니다.
시골역장이 이 커플에게 주는 선물입니다.
(이 사진 3장은 페이스북에 소개된 어느 일본인의 사진작품을 배경으로 만들어 보았습니다. 혹시 저작권에 문제가 된다면, 알려주시면 삭제하겠습니다.
그리고 여기 있는 사진은 시골역장과 김교식 작가가 찍은 것이며, 이 커플에게 소중한 것들입니다. 만약 타인이 다른 용도로 이 사진들을 쓰는 일은 제가 의도하는 것이 아닙니다. 개인 프라이버시를 소중히 여겨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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