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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제24회 음악회-고향역의 가을 저녁 이야기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4. 9. 21.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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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4.9.20(토) 18:00

고향역 마당의 가을 저녁,

유치원 아이들, 초등학생에서 84세 할아버지에 이르기까지,

황간역을 이용하는 이들이 황간면은 물론, 매곡면에서도 오고, 재너머 경북 상주 모동면 수봉리에서도 오고,

황간역을 사랑하는 이들이 저 멀리 대전에서 대구에서 심천에서 영동에서 모였습니다.

 

황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아이들은 백수 정완영 시인의 동시조 낭송에 국악동요,

매곡초등학교 아이들은 동요 중창

황간초등학교 아이들은 난타공연,

황간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아이들 벨리댄스,

하모니카 할아버지 민병수 님은 전 용산면장이시고,

84세 색소폰 할아버지 김동흔 님은 심천에서 아직도 농사 지어 스마트폰으로 전자상거래를 하시는 분이고,

통기타 노래 원숙이 님은 황간역 갤러리에서 개인전을 열고 있는 화가이고,

플룻합주 달빛소리는 황간면 주민자치센터와 영동 엄마들이고,

음향과 색소폰 연주 백기석 님은 영동에서 파샵색소폰 동아리를 지도하는 분입니다.

 

특별한 가족도 있습니다.

87세 시어머니에게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겠다고

성악을 전공한 며느리 안소현 님이 아픈 몸을 이끌고 나왔고,

가수인 제부 이현재 님과 새 박사 도태정님까지 특별 출연을 했습니다.

 

그리고 공연 무대는 동네 무지개 사료에서 빌려 준 빠레트로 설치했고,

뉴마트에서 빌려 준 야외용 등 5개로 무대를 밝혔습니다.

오늘도 황간교회에서 능이차를 봉사해 주셨고,

어느 분이 떡 한 말을 해 주셨는데, 오늘 출연한 아이의 엄마라며 누군지는 밝히지 말라고 했답니다.

암튼 감사합니다.^^! 

의자는 면사무소에서 빌려 온 거 150개 깔았습니다.

영동 시인 최정란 님은 시골역장이 만든 음악회 안내 블로셔를,

영동의 광고사에가서 크게 인쇄해와서 공연 안내판도 세웠습니다.

황간 마실 정태경 회장, 오늘도 대전에서 내려 와 시골역장과 함께 무대 꾸미고, 공연 의자 150개 배치하고,

공연 중에는 안내에 사진 촬영에 바빴습니다.

참, 시골역장이 전날 손님 맞이하느라 미처 역 마당 주차장 공연공간 확보 신경을 못썼는데

카렌스 차주께서 영동에 랙카차까지 수배해서 승용차를 빼 주셨습니다.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정말 감사드립니다.

 

첨엔 빈자리가 많더니 얼마 안가 150개 의자가 꽉 차고 서있는 분들이 더 많아 보였습니다.

황간역 음악회는 갈수록 성황입니다.

기차에서 내린 어느 분이 시골역장한테 그러시더군요.

"역에서 참 좋은 공연을 하십니다."

그리고 '뭐 시골역 음악회 별거 있겠나'하고 왔던 어떤 분들은

그만 황간역에 홀딱 반했다고 하시더군요.

오늘 출연한 이들이나 관객들 모두가 아주 행복했던,

고향역의 가을 저녁이었습니다. 

 

고향역의 가을 저녁 이야기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사회 봐가며 나름 동영상으로도 찍고 사진으로도 찍었는데,

모동에서 오신 이현재 님이 노래하시는 동영상은 못 찍었네요.

나중에 구해지면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리고 사진은 정태경 님, 최정란 님이 보내 준 것하고,

여호진 님의 사진 캡쳐한 것도 일부 올립니다.

 

좋은 공연 펼쳐주신 출연자, 그리고 수고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립니다.

고향역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음악회 블로셔입니다.

가을 저녁 고향역 마당에 모여 오붓한 이야기 나누는 것으로 기본 콘셉트를 정했습니다.

그동안 외지에서 오신 전문 연주가들이 많이 출연을 했었는데,

모처럼 고향역을 이용하는 이들끼리의 자리를 마련해 보자는 취지였습니다.

특히, 유치원과 초등학교 어린이들을 많이 초대한 것은,

아이들에게 고향역 마당에서의 특별한 추억을 심어주고 싶어서 입니다.

이 아이들이 머지않아 황간역 문화마당의 주역이 될 터이니까요.

다만, 시골역장을 비롯한 어른들이 할 일은,

이 아이들이 자라 이 마당을 찾게 될 그 때까지

고향역 문화마당에서의 이런 문화행위를 지속적으로 이어가는 일이겠지요. 

 

지난 번에도 오셨고, 어제도 공연을 유심히 지켜 본 어느 교수님이 그러시더군요.

"황간역 음악회는 분명히 기적적인 일입니다. 이름도 별로 알려지지 않은 작은 시골역에서 외부의 재정지원 한 푼 없이 지역 주민과

뜻있는 전문 연주가의 순수한 재능기부만으로 불과 1년 새에 24 차례나 이처럼 수준 높은 공연을 이어온다는 것은 정말 놀라운 일입니다.

하지만, 역장과 일부 인사들의 열정과 참여, 개인적 희생은 지속 가능한 시스템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예. 역시 전문가로서 바로 보신 것입니다. 시골역장도 안타깝게 생각하는 점이기도 합니다.

뜻을 같이 하는 분들 적지 않으니, 분명 길은 있겠지요?

 

오늘 음향과 연주를 맡아 준 백기석 선생입니다.

이름난 가요제 본선에도 진출한 작곡가에, 서울 강남에서 제법 규모가 있는 카페를 운영하며 이름을 떨치던 기타리스트입니다.

한동안 색소폰 연주에 몰두했는데 요즘들어 틈틈이 기타 연주를 시작했답니다.

황간역 음악회에 많은 관심을 갖고 적극적으로 도와 주는 고마운 분입니다.

 

 

 

 

이번 음악회에는 함께 올 멤버가 없어서 그 무거운 음향기기를 혼자 옮겨 싣고 왔답니다. 혼자 연주에 음향에 동분서주하는 모습 참 미안했습니다.

 

백기석 색소폰 <고엽 autumn leaves>

 

백기석 색소폰 <공항의 이별>

 

 

 

영동의 하모니카 할아버지 민병수 선생이십니다.

용산면장을 지내셨답니다. 하모니카 연주도 일품인데 컴퓨터 박사랍니다.

전국 노인 PC 경진대회에서 우승도 하셨다 들었습니다.

 

민병수 하모니카 <찔레꽃, 내 나이가 어때서>

 

 

 

새 박사 도태정 님입니다. 리허설 때 안소현 씨가 소개를 해서 첨 알았습니다.

TV 프로그램에도 출연을 한 새 공연 전문가입니다. 

역시 아이들이 신기해 하더군요^^*

 

도태정 <새 공연>

 

 

 

상주 모동면 수봉리 마을 안소현 님입니다.

저번에 남편과 함께 시어머니 모시고 황간역에 와서 역장과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그 때의 약속을 지킨 겁니다.

"평생 고생만 하신 시어머니께 황간역 음악회에서 특별한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어요."

그래서 시어머니 모시고, 여동생과 제부, 그리고 새 박사까지 아예 공연팀을 차려 온 것입니다.

그런데, 시어머니 모시고 노래하면서 율동도 하고 그러는 와중에,

자기 남편을 향한 애정 공세가 과하다 싶더군요.

하긴 내 자식 사랑하는 며느리가 최고죠.      

암튼 이들 가족에겐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을 겁니다.

참 좋은 고향역 마당입니다.

이것이 바로 고향역의 이야기이기도 하구요.

 

안소현 <어부바>

 

 

안소현 씨가 가수라고 소개한 이현재 님입니다. 안소현 씨의 제부랍니다.

<내 마음 별과 같이>와 <내 나이가 어때서>를  열창했는데, 의상과 무대 매너가 역시 가수 맞더군요.

이 가족의 추억사진을 찍으려다 보니 동영상은 미처 못 찍었습니다.

 

매곡초등학교 어린이들입니다. 이 아이들이 황간역 음악회에 온 것도 의미가 큽니다. 황간역은 이들에게도 고향역이니까요.

이 아이들에게도 고향역에서 친구들과 함께 동요를 합창한 이 날 공연이 두고두고 아름다운 추억이 되겠지요.

지도는 황간여희피아노 선생님 맡아 주셨습니다.

 

전예람 어린이

김은빈 어린이

 

매곡초등학교 전예람, 김은빈 동요 <내가 제일 좋아하는 말>

 

 

 

매곡초등학교 박세린, 박미린 어린이입니다.

 

매곡초등학교 박세린, 박미린 동요<섬마을>

 

 

매곡초등학교 어린이 중창단, 참 이쁘죠? 목소리도 어찌나 이쁘던지!

 

매곡초등학교 안은진, 김은빈, 박세린, 박세은, 박미린 동요 중창 <숲 속을 걸어요>

 

 

심천면에 사시는 김동흔 선생이십니다.  올해 84세이신데 3년전부터 색소폰을 시작하셨답니다

존경스러운 노익장이십니다.

 

김동흔 색소폰 <트로트 메들리>

 

 

영동 황간의 달빛소리 플룻합주단입니다. 이 분들은 오카리나, 우크렐레 등 못하는 게 없는 멋진 연주단입니다.

이 날 공연에서 <젓가락행진곡>에 이어 <개똥벌레>는 노래와 율동으로, <첨밀밀>은 플룻으로 연주해 박수 갈채를 받았습니다.

 

달빛소리 플룻합주 / 김수자,김미옥,이성일,신진애,박은숙,이민화,권예진,백윤경,조미형,정성란,이미화 <젓가락 행진곡>

 

 

 

원숙이 화가는 황간역 갤러리에서 13회 개인전을 열고 있는 중견 화가입니다.

그러면서 통기타 치며 노래할 때는 영락없는 가수입니다.

백기석 선생과의 화음,기가 막히더군요^^*

 

원숙이 통기타<숨어 우는 바람소리>

 

원숙이 통기타 <목로주점>

 

원숙이 통기타 <가을편지>

 

 

 

 

최정란 시인이 지도하는 황간초등학교 병설유치원 아이들이 백수 정완영 시인의 동시조를 낭송했습니다.

 

<귀뚜리 울음소리>

                                     시 정완영

귀뚜리 울음소리에 또랑또랑 별이 뜨고

귀뚜리 울음소리에 대롱대롱 이슬 맺고

오소소 꽃씨는 추워서 씨방 속에 숨습니다.

 

<가을밤 별하늘은>

                                     시 정완영

여름은 하도 더워 밤하늘도 불타더니

가을은 별하늘도 흔들리는 들국화밭

은하수 흐르는 소리도 내 귀 속에 들립니다.

 

시골역장이 백수 시인의 동시조를 기와에도 쓰고 항아리에도 쓰고 서툰 그림도 그려서 대합실과 승강장에 놓은 것은,

90 할아버지 시인이 '저보다 오래오래 이 세상에서 살아갈 어린 벗들을 생각하며' 쓴  이처럼 맑은 시어들이,

이처럼 순하고 아름다운 우리 말들이,

우리 아이들의 고운 마음에 이렇게 이쁘게 새겨졌으면 하는 바램이 있어서입니다.

(백수 정완영 시인의 시를 황간역에 많이 전시해 놓은 것을 보고, 시와 문학을 한다는 몇몇 분이 이런 저런 말들을 하시는데,

시골역장도 이제 어느 정도는 사람이나 사물의 이면도 헤아릴 수 있는 나이가 되다보니, 그런 말은 가려 듣게 되는군요.)

 

동시조 낭송 / 황간초등학교병설유치원/ 백수 정완영 시<귀뚜리 울음소리, 가을밤 별 하늘은>

                   박수경,민서윤,안지민,강성윤,전인향,노해솔

 

국악동요 / 박수경,민서윤,안지민,강성윤,전인향,노해솔 <산도깨비>

 

 

 

 

 

참 오랫만에 등장한, 황간초등학교와 병설유치원 벨리댄스팀입니다.

이 귀여운 아이들의 춤을 바라보는 엄마 아빠들 얼마나 기쁘겠어요!

그리고 이처럼 아름다운 잔치에 어울리는 곳, 고향역 마당 말고 어디에서 찾을 수 있겠어요?

 

벨리댄스 / 황간초등학교/병설유치원

               이예영,배지수,손예은,정유빈,김가윤,손새봄,전인향,노해솔<방콕시티, 따따블>

 

 

 

 

 

 

 

황간역 음악회에 처음 출연한 황간초등학교 난타-바오두드림팀입니다.

지역에 이런 문화자산이 있다는 게 얼마나 반갑고 대견스런 일인지요!

지도해 주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난타 / 황간초등학교 바오두드림<별네거리, 애국가>

          원정문,이효은,남유정,장환석,손성호,신준민,천재완,조이비,박광명,한예슬,박현빈,원다율

  

백기석 색소폰<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이 날 음악회에도 특별 찬조가 있었습니다.

어느 마음 이쁜 학부모가 무려 일십만원에 상당하는 이런 맛있는 콩떡을 해주셨고

 

황간교회에서는 능이차를 봉사해 주셨습니다.

작년부터 매 음악회 때마다 이런 봉사를 해주십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무대 옆에 이렇게 공연진행순서 세워 놓으니 참 요긴하게 쓰이더군요.

시골역 음악회지만 있을 건 있어야 한다면서 최정란 시인이 만들어 온 것입니다.^^*

 

 

성영근 황간면장님, 오지랍 넓은 역장 만나 주말인데도 이렇게 꼬박 역광장에 매인 몸이 되셨습니다.

나중에 주민들과 함께 의자 정리까지 다하고 가셨다는군요. 참 원만하고 선한 분입니다.

시골역장, 이렇게 면장님과 주민 덕분에 삽니다.^^*

 

 

 

 

이날 공연도 이처럼 구름 관객이 와 주셨으니 대성공입니다.

 

무대 준비 한 이들에게는 보람으로

 

 

공연 함께 한 이들에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는다면,

비록 이런저런 어려움은 있지만, 고향역 마당 음악회를 계속할 충분한 이유가 되는 것이죠.

고향역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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