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란 시인의 시 <간이역에서>를 담은 항아리는
황간역 하행 플랫폼의 두번째 '시가 익는 장독대'에 있습니다.
2014.11.7일 안개 낀 아침에 찍은 것입니다.
건너편 안개에 젖은 빈 플랫폼 의자와 홈등이 배경 이미지로 어울린다고 생각했습니다.
아침 통근기차 출발하는 장면입니다. 차창으로 보이는 승객의 실루엣이 배경의 포인트입니다.
요즘같은 늦가을에는 새벽부터 안개가 짙을 때가 자주 있습니다.
기차에겐 안 좋은 날씨이지만 시골역장이 시 항아리 사진 찍기엔 참 편합니다. 반사되는 빛이 적으니까요.
돌에 그린 <간이역에서>는 대합실 입구 창틀에 있습니다.
간이역에서
최정란
떠나고 보낸 마음 마음 멀어져간 모롱이에
이렇게 손 흔들며 머물고 있음은
정지된 시간의 늪을 건너지 못함인가
뒤돌아서는 길섶 수를 세는 발자욱
어차피 떠나야 할 주어진 길이라면
그림자 밟히지 않는 이 길은 어디인가
고요도 끊긴 어둠 두 줄기 평행선에
지향도 끝도 없는 불켜진 시그널이
오가는 세월 맞아 문지기로 서 있는가
이것이 원작 시입니다. 가곡으로 불리워지는 시 가사와는 많은 차이가 납니다.
가곡은 노래 맛이, 원작 시는 시 맛이 난다는 게 시골역장 나름의 생각입니다.
작년에 시골역장이 만든 동영상입니다.
배경 사진에 노랫말을 넣을 걸 싶기도 하지만
글씨를 넣으면 이미지를 고착시켜버리는 효과가 생기기 때문에
그냥 감상하기엔 이대로도 괜찮다 싶습니다.
가사도 금방 외워지니까요.
<간이역에서>는 시골역장의 애창곡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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