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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문화의 새 지평을 열다 - 황간역 110주년 기념 조병훈 화물열차사진전

황간역 전시회

by 강병규 2014. 12. 8. 2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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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힘깨나 쓰는 화물열차들이 시골역에 총집결했습니다.

시골역 대합실에 철마들의 거친 맥박이 고동을 치고 있습니다.

황간역 110주년 기념 조병훈 화물열차사진전 이야기입니다.

전시기간은 2014.12.6일부터 12.31일까지입니다. 

그 중 전국철도노선도를 바탕으로 설치된 작품은 내년 1.31일까지 계속 전시할 예정입니다.

 

 

전국철도노선도을 바탕으로 전시된, 설치미술 수준의 이 작품들은 내용면에서나 스케일면에서나 국내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사례를 찾아보기 힘든 역작입니다.

사실 황간역처럼 작은 시골역 벽면에 전시하기엔 아까운 작품입니다.

나중에 뜻있는 사람과 계기를 만나면 KTX 역사 정도 규모의 넓은 공간 벽면에 전시하게 되길 기대합니다.  

 

지금은 폐선이 된 노선까지 망라한 전국 철도노선도에 노선명은 물론, 화물취급역별 컨테이너, 양회, 무연탄, 종이, 철강, 유류, 항공류, 화공약품 등 취급하는 화물 종류도 픽토그램으로 표시하였습니다. 또 작품마다 촬영연월일과 열차번호를 마치 암호처럼 표기해 놓았습니다.

철도마니아나 일반 철도 이용객보다는 우선 철도직원들도 학습용으로 활용할 가치가 있는 전시자료입니다. 

 

8년간 찍은 800여 점 중에서 각 노선별 대표작품 120여점만을 엄선하여 전시하고,

나머지 작품들은 슬라이드로 볼 수 있게 모니터를 설치했습니다. 

 

황간역은 화물취급역이 아니지만 호스트역(?)의 자격으로 역구내를 통과 중인 화물열차 사진을 특별 전시했습니다.

 

한쪽 벽면에는 액자 사진을 전시했습니다.

 

달리는 화물열차, 그 자체만으로 충분히 아름답다는 조병훈 작가의 미학과 지론이 담긴 작품들입니다.

보면 볼수록 육중하고도 힘찬 철마의 맥박이 느껴집니다.  

 

조병훈 작가 프로필입니다.

실은 조병훈 씨는 전문적인 사진작가는 아닙니다. 지에스모형 대표로 전문 분야는 모형제작입니다.  

특히 철도 모형과 디오라마에서 국내 최고 수준으로 공인을 받고 있습니다.

철도 마니아로서 화물열차에 올인하다보니 철도사진문화에서 화물열차사진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선구자적 작가가 된 것이지요. 

 

이번 전시를 준비하느라 회사 전직원과 함께 일주일 이상을 매달렸답니다.

준비해 온 것을 보니 그 노고 짐작이 가더군요. 비용 또한 만만치 않을 것이구요. 

 

12.5일 문동환 씨와 김한빈 씨와 함께 와서 꼬박 이틀을 작업했습니다.

 

벽면에 전국 철도노선도 설치하고

 

역과 역 사이에 그곳에서 찍은 사진을 붙이는 것이 기본 작업인데,

120여점의 사진 액자를 직접 제작하고 일일이 코드화해서 제자리를 찾는 것이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지요. 

 

그래도 이런 여유를 보이더군요.

 

타고난 철도마니아들인지라 손발 척척 맞춰가며 작업하는 모습 참 보기 좋았습니다.

사내들이 가장 멋져 보일 때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몰입해 있는 순간이라는 말 맞는 것 같습니다.  

 

12.6일 오전의 모습입니다.

 

작업 도중에 어디론가 사라졌다 오곤 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틈틈이 화물열차 출사를 다녀왔더군요.

천생 철덕들입니다.

 

마침내 12월 6일 오후 15시,

황간역 110주년 기념 조병훈 화물열차사진전이 오픈되었습니다. 

시골역장이 깔아 놓은 레드 카펫 위로 조병훈 작가가 입장합니다.  

 

테이프 커팅, 시골역장과 조병훈 작가, 그리고 전승찬 영동역장입니다.

 

작품전을 축하하는 음악회 제목, "와~ 기차다!"

화물열차사진전을 한마디로 표현해 본 것입니다. 딱 맞는 것 같지요? 

시골역장이 자랑스런 작가를 소개합니다.

 

조병훈 작가는 황간역의 제1대 명예역장이기도 합니다.

자신의 첫번째 작품전 장소로 맞긴 맞습니다. 전시 스케일에 비해 너무 시골역이라서 그렇지....^^!

작가가 인사를 합니다. 가족들도 함께 왔으면 자리가 더 빛났을텐데 아쉽습니다.

 

전승찬 영동역장의 축하 연주 <고향역>에 이어 <My way>,

연주를 듣는동안 지난 8년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갔을 것 같습니다.

 

역시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주민들이나 여행객들이나 화물열차사진전을 보며 탄성을 지르더군요.

 

관객들에게 촬영 에피소드를 들려주는 조병훈 작가

 

특히, 낭떠러지에서 칡덩쿨을 발에 감고 매달리다시피 해서 사진을 찍은 이야기에는 다들 감동을 하더군요.

 

"이 사진은 로또 맞을 확률보다도 낮은 정말 일생일대의 작품입니다."

정말 보면 볼수록 신기한 작품입니다. 직접 와서 보세요.

 

청주 KBS TV '지금 충북은'에서 취재를 했습니다.

12.8일 저녁 17:40분에 방영됐는데, 아마 조만간 전국 방송으로도 나올 것 같습니다.

 

역시 철도가족인 최정란 시인과도 기념 촬영

 

김한빈, 조병훈, 문동환...

본인들도 뿌듯하겠지만, 이들이 한 일은 철도문화사에서도 의미가 있는 기념비적인 일입니다.

이번 전시의 의미와 가치가 제대로 알려지고 평가를 받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화물열차사진으로 철도사진문화에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고, 전국 철도노선도라는 스케일로 사진 전시에서도 새 영역을 개척한 일은 철도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남을만큼의 성과입니다.ㅣ 

 

 

자랑스런 이들과 기쁨 시간을 함께할 수 있는 것, 시골역장의 복입니다.

조병훈 명예역장님과 문동환 님, 김한빈 님, 그리고 지에스모형 직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고향역 사랑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여기 실은 사진은 시골역장이 직접 찍은 것과 김한빈 님이 찍은 것을 사용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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