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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SNS음악회- 시노래 가수 박경하가 부른 패랭이꽃, 그리고 우주와의 화음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5. 10. 28.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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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랭이 꽃>

                  김동리

 

파랑새 뒤쫒다가

들 끝까지 갔었네

흙 냄새 나무 빛깔

모두 낯선 타관인데

패랭이꽃 무리지어 피어있었네

 

 

시노래가수 박경하 씨가 부른 패랭이꽃이란 노래를 들으면 이런 풍경이 그려집니다.

어둑한 하늘 아래 노을진 빈들판

너머 길게 누운 가을빛 강물,

그 강 기슭 어디 핏빛 무더기 패랭이꽃...

그리고,

내 언제 그 강가에 서는 날

이윽고 그리워질 흙 냄새, 나무빛깔...  

 

이 영상은 지난 10.16일 황간 반야사 힐링음악회 때 폰으로 찍었던 것에서

음을 발췌해서 만든 것입니다.

사진은 시골역장이 찍은 것과

인터넷에서 찾은 이미지들을 편집했습니다.

 

시골역장이나 그날 연주 들은 이들은 다들 좋다고 하는데,

박경하 가수는 그날 음향기기 속도가 높이 설정됐고  

키도 반 키에서 한 키 사이가 올라가 있어서

연주가 잘 안 된 것이었다고 합니다.

무슨 말인지 아직도 잘 알아듣지 못하고 있습니다. 

(물론 박경하 가수는 知音들을 염두에 두는 것이겠지만...)

 

암튼, 그저 시 좋고 노래 좋아라하고 있으니

시골역장은 그저 행복한 수준이지요^^!

그런 평범한 행복을 나누고 싶은 마음이구요.^^*

 

시골역장이 박경하 가수의 노래에 끌려 패랭이꽃을 뒤쫓다가

이 시가 소설가 김동리 님의 시란 것도

작곡가 김희갑 님이 김동리 시에 곡을 붙인 <우주와의 화음>이란 음반에 있는 곡이란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아하....

세상엔 아직 배울 것 많습니다.

저 강 언덕에 이르기 전에 부지런히 뒤쫓아야겠다 싶습니다.

 

[바위]

                         김동리

 

사막이 바다에 다다라 목마른 길가

내 여기 하나 이름 모를 바위로 누웠나니

가고 싶은 고향은 푸른 하늘,

아아, 일어나지 못할 바위로다.

 

일어났으면 일어났으면

천만년도 누워 앓는 가슴 속 거울이로다.

곁에는 보리수, 차고 맑은 샘

나그네는 목 축이고 피리 불기를,

 

< 굳은 껍질 열면은 가슴은 거울

소리 없는 가락도 어리이나니

못 들으랴 못 가랴, 어느 하늘 위라도>

 

아아, 일어났으면 일어났으면

일어나 훨훨 날아갔으면

날으다 차라리 숨이 다하면

눈 감고 바다 위로 떨어졌으면……

 

가슴 속 거울에사 별빛도 어리이고

차디찬 은하도 굽이쳐 흐르지만 누가 알리,

천만년도 누워 앓는 이 가슴

일어 못날 마련의 바위로다.

 

누가 부나 피리를,

소리 없는 저 가락,

내 귀는 가 없는 허궁에 차고

아아, 일어났으면 일어났으면

차라리 강물되어 흘러갔으면……

 

 

[은하]

                                   김동리

 

나는 날마다 조금씩 하늘로 올라간다 

나의 입김 나의 울음 나의 목소리 

나의 모든 것이 나에게서 떠난다

 

하늘로 간다 같은 빛깔 같은 소리 같은 냄새로

하늘서 만난다 만나서 엉기며 영겨서 흐른다

길게 길게 흐른다

 

어느 개인 가을밤 하늘 한가운데로

길게 길게 비껴 누은 그것은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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