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황간역 시골역장, 박경하 시노래콘써트-대전발 완행열차 탑승기

시골역장 일기

by 강병규 2016. 11. 14. 22:18

본문

2016.11.12.(토) 저녁 18:00 대전 갈마동 '휴지' 소극장에서 출발한 

박경하의 시노래 콘써트 대전발 완행열차,

기대 이상의 성황 속에서 진한 감동을 남기면서 운행을 마쳤습니다.

그날의 감동은 시간이 갈수록 먼 기적소리처럼 마음에 맴돌 것 같습니다.


정말 완행열차와 같은 분위기에서 진행 되다 보니

대전 특유의 느긋함 때문에 발을 동동 구르는 일도 있었지만,

오히려 그런 것이 완행열차의 느낌에 어울렸다는 생각도 합니다. 


보기드문 아름다움을 갖춘 이주희 님의 사진 에세이, 사진작가 이정표 작가님,

방송 작가계의 이효리- 이내희 님을 비롯 연일 이어지는 포스팅,

CAM방송의 공개방송을 통해 감동의 순간들이 전해지고 있으니,

시골역장까지 굳이 나설 일은 아니다 싶습니다.  


그런데 시골역장은 자신이 관여한 행사는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일종의 강박증이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쓰려니 직접 찍은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콘서트에서 차장 역할로 진행을 맡느라 사진 찍을 틈이 없었던 것이지요.

그래서 부득이 많은 분들의 신세를 좀 집니다.

사진작가 이정표 님과 정창영 님, 황간 김교식 작가, 

시린 여우지행 멤버들이 올린 사진 등으로 구성을 합니다.    

혹시, '왜 내 사진을 니가 쓰냐?'하는 분 있으면 당장 내리겠습니다.

(그런데 이리저리 모으다 보니 개별 사진의 작가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2016 박경하 시노래 콘써트 시린-시와 이웃 in 대전

대전발 완행열차

 

□ 일시 : 2016.11.12.(토) 18:00

□ 장소 : 대전 갈마동‘휴지’소극장


□ 대합실 공연 : 싱어송라이터 이경민


열차를 기다리는 동안 미남 '싱어송롸이더' 이경민 가수의 대합실 공연이 있었습니다.

노래도 노래지만 말재간 좋은 이경민 가수 덕분에 분위기가 금방 후끈해졌습니다.





(이경민-가을 우체국 앞에서)



(이경민-내 맘 같지 않구나)



(이경민-이별의 부산정거장)


□ 여는 영상 : <사평역에서>






(박경하-사평역에서 영상)


□ 시골역장 안내방송


승객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박경하의 시노래 콘써트‘시린-시와 이웃 in 대전’

대전발 완행열차에 많이 승차해 주셔서 대단히 감사합니다.

저는 이 열차의 종착역까지 손님 여러분과 함께 할 차장 강병규입니다.


혹시 열차를 잘못 타신 분 계신 가요? 아, 저기 몇 분 있군요. 그냥 앉아 가시죠.

지금 내려서 KTX를 타고 어딜 가더라도, 오늘 저녁 한강 이남에서는

박경하 시노래 콘써트보다 더 나은 선택은 없습니다.

그럼 대전발 6시 완행열차, 곧 출발하겠습니다.



□ 제1부 - 간이역에서





(박경하-꽃뫼)


(박경하-500마일)



(박경하-바람이 불어 오는 곳)





박경하 노래<간이역에서>



간이역의 시인, 최정란 시인이 이 열차에 탔군요.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어디까지 가시나요? (이하 대화 내용은 기억에 남은 대로 옮깁니다.) 

"늦가을의 추억과 그리움을 찾아 떠나는 길입니다."

<간이역에서>는 저도 평소에 좋아하는 노래인데

오늘 박경하 가수의 <간이역에서> 어떻게 들으셨는지...

"오늘 대전발 완행열차 무대에 아주 잘 어울리게, 잘 불러 주셨어요.

그동안 바리톤이나 테너의 연주로만 들었는데

박경하 가수의 음색으로 들으니 새로운 맛이 나구요."

혹시 <간이역에서>는 어떤 배경에서 탄생한 시인지 궁금한데요.

"어릴 적 철도공무원인 아버지를 따라 문경선 철길 옆에서 살던 추억들,

점촌 문경 가은 부근의 간이역들, 그리고 대전으로 통학하면서 매일 기차를 타고 지나치던 간이역들에 대한 인상,

특히 철도인으로 순직하신 아버지를 그리는 마음도 담겨 있지요." 

 


예. 역시 감동을 주는 시와 노래에는 그런 이야기가 있으니 마음에 스며드는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최정란 시인에게 박수 부탁드립니다.



□ 제2부 - 열차는 추억으로 달리고


평생 철도원으로 살고 있는 시골역장이 생전 처음 콘써트 사회를 맡아

진땀을 흘리는 중인데요. 박경하 가수의 매력에 빠졌기 때문입니다.

박경하 가수는 미모도 미모지만 참 많은 미덕을 갖춘 가수입니다.


가수로서의 첫째 조건인 목소리가 빼어나다.


때론 청명한 가을하늘처럼 쨍하게 맑고, 때론 간절한 호소력으로 가슴을

파고드는 목소리에 대해서는 유명한 뮤지션과 시인들도 격찬을 하고 있다‘는 말은 생략합니다.


                   <사진 : 이정표 작가>


또 시를 마음으로 부르는 시노래 가수이다.


분명 남이 쓴 시에 곡을 붙인 노래인데,

마치 박경하 가수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으로 들린다‘는 것도

생략합니다. 여러분도 이미 느끼셨을 테니까요.

 

 

제가 특히 주목하는 것은, 가수로서의 자세입니다.


이번 공연 준비하는 과정을 가까이서 지켜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혼자 기획하고 신곡 받아 연습하고 출연자 섭외도, 공연홍보도,

진행 대본도, 무대 준비도 그 큰 키로 겅중겅중 다니며 혼자서 다 챙기더군요.

매니저가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어디 스폰서 찾을 생각도 않고

마케팅이란 게 없습니다.

이건 함께 공연을 하는 세션들에게는 결코 환영 받을 방식이 아닐 겁니다.

흥행이 잘 안 되니까요. 아마 매번 공연 때마다 허덕이지 않을까 싶은데...

그런데도 눈치 없는 것처럼 쭈욱 이런 방식을 고집하는 이유를 좀 알 것 같습니다.


관객을 맞이하는 자세입니다.


비유를 하자면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음식 배달시키면 간단할 일도,

굳이 장도 직접 보고 요리도 직접해서 차려 내야 직성이 풀리는,

그만큼 관객 한 분 한 분을 소중히 생각하는 뮤지션으로서의 오롯한 마음가짐을 보았습니다.



박경하 가수는 2014년 12월에야 첫 앨범을 발표한 좀 늦은 신인입니다.

하지만 백창우, 이지상, 김광석, 나무밴드, 포크플러스 등 국내 최고의

뮤지션들과 행보를 함께하며 전국을 무대로 폭넓은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박경하 가수가 지닌 미덕들이 두루두루 인정을 받으니 가능한 일이겠지요.

오늘 전국 각지에서 마음결 고운 분들이 불원천리하고 이렇게 찾아오신 이유이기도 하겠구요.


승객 여러분, 오늘의 주인공 박경하 가수를 소개합니다.

기적소리처럼 힘찬 박수, 기차 화통 삶아먹은 우렁찬 환호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박경하-해바라기)





(박경하-세월이 가면)


박경하 가수와 함께 하는 콘써트에는 늘 진한 감동이 있습니다.

진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꾸미거나 감춤이 없습니다. 

누구나의 기억 속에 아린 생채기로 남아 있을 가난한 어릴 시절 이야기,

가족 이야기, 아버지와 엄마 이야기...



들으면서 '아!... 나도 그랬어. 그래...'하게 되는 우리들의 이야기를 

박경하 가수가 들려줍니다. 박경하 가수니까 가능한 미덕입니다.  

시골역장이 박경하 가수의 팬이 된 이유이기도 합니다.



박경하 가수의 미덕은 또 있습니다.

수십 년간 병실에서 살고 있는 아버지와 엄마 이야기로 눈물을 쏙 빼놓더니,

엄마의 18번이라는 <쳐녀 뱃사공>으로 관객들을 금새 들썩이게 만듭니다.

천생 가수, 맞습니다.




(박경하-홍시)


(박경하-처녀 뱃사공)


 

박경하 가수는 시골역장의 고향 후배이기도 합니다.

박경하 가수는 논산 채운에서 태어나 강경의 불빛을 바라보며 자랐다더군요.

저는 논산 연무대에서 태어나 가야곡면 석서리에서 자랐습니다.

강경에는 제 큰집이 있었고 채운에는 친척 아저씨네가 살았지요.

어릴적 강경에 가면 꼭 낮선 도시에 온 생경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대흥동 골목의 개울에서는 바다 갯내음이 났고,

하수구에 검고 작은 게들이 쏙쏙 돌아다니는 것도 신기했지요.

특히 강경 젓갈시장 골목의 그 곰삭은 냄새들, 아련한 기억 속에 남아 있습니다.



<젓갈 골목은 나를 발효 시킨다>

                  

                          시 이가희


강경상회 이씨는

짠 손바닥에다 새우를 키운다

멸치떼도 몰고 다닌다

헝클어진 비린내를 싣고 와

육거리 젓갈시장 골목 가득 풀어 놓는다

 

날마다 그는 해협을 끌어다

소금에 절여 간간하게 숙성시킨다

그가 퍼 주는 액젓은

오래 발효시킨 수평선이다

그는 저울에다

젓갈의 무게를 재는 법이 없어

누구나 만나면

후덕하게 바다를 퍼준다

 

저무는 수평선처럼 강경상회가 셔터를 내리면

골목에다 몸 풀었던 바다 갯내음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싱거웠던 내 몸,

어느새 짭짤하게 절인

젓갈이 된다


아, 이렇게 반가울 수가!

마침 이 시를 쓴 이가희 시인이 열차에 타시는 군요.

이가희 시인은 2001년 ≪대전일보≫ 신춘문예에 <젓갈 골목은 나를 발효킨다>로 당선되면서

발효 시인으로 널리 알려졌습니다.

시집과 문학 창작 이론서 등 많은 저서가 있고, 민들레꽃 등 시 가곡 5곡을 작사했습니다.

2004년 하버드대를 포함, 미국 10개 명문대에 동시 합격한 따님을 키워 낸 경험을 토대로 쓴

<한국 토종 엄마의 하버드 프로젝트> 등 수많은 저서를 냈습니다.

관공서와 기업 학교 등 1,000여 회의 교육 특강을 했습니다.

워낙 빼어난 미모로 CF 모델로도 활동했고, 여러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했습니다.

현재 여러 연구원과 각종 위원회 위원장, 칼럼니스트,

한국과학기술원(KAIST) 미래전력대학원 선임연구원, 지식재산대학원 강의 등

눈부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시인이자 문학박사, 한국스토리텔링연구원장인

이가희 시인을 자리에 모시겠습니다.






(박경하-젓갈 골목은 나를 발효 시킨다)


이 곡은 오늘 처음 선보이는 시노래입니다.

<들꽃>의 작곡가, 박우진 씨가 작곡을 했답니다.

곡이 아주 경쾌합니다.

들으면서 박경하 가수의 음색, 특히 고음이 돋보인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제3부 - 백창우의 시와 음악



오늘 대전발 완행열차에 승차하신 여러분을 위해 박경하 가수가 아주 공을

들여 초대한 특별한 노래 손님을 소개합니다.

실은 박경하 가수가 아주 어렵고 조심스럽게 초대를 했는데, 너무도 쉽게 “오케이!”해 주는 바람에 깜짝 놀랐답니다.

싱어송라이터이자 어린이음반사 삽살개 대표, 포크그룹 노래마을 대표로,

제44회 백상출판문화상, 제1회 대한민국출판문화상, 풀꽃동요상 등을

수상한 종합문화예술인,

김광석이 부른 <내 사람이여>, <부치지 않은 편지>, 임희숙이 부른 <내 하나의

사람은 가고>등 주옥같은 가요를 작곡한 음유시인,

박경하 가수가 전설적인 솔리터리맨이라고 소개를 하라더군요.

가수 백창우 씨를 뜨거운 박수로 맞이해 주시기 바랍니다.



백창우 가수, 역시 명불허전이었습니다.

나긋나긋하게 풀어내는 이야기도 노래로 들렸고

천진난만한 동요도 깊이있게 들렸습니다.





시골역장이 백창우 가수의 명성은 익히 들어 알지만

그가 부른 노래들에 대한 앎은 거의 없습니다.

여기 소개하는 노래 제목들은 임의로 붙인 것이고,

알게 되는 대로 고치겠습니다.



(백창우-못생긴 내 얼굴)



(백창우-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백창우-똑똑한 사람이 없으면 좋겠네)



(백창우-걱정이다)


백창우 가수는 사회자가 철도원으로 분장한 줄 알았답니다.

시골역장이 황간역에서 송진권 시인과 함께 근무하고 있다는 말에 아주 반가워 하더군요.

 


객차 안에서 잠시 소란이 있었습니다.

바른댓글실천연대 충남 대전 지회장인 사진작가 정창영 남학생과

송호청소년수련원 원장 임묘진 선도부 여학생이

옛날 완행열차 안에서의 추억의 에피소드를 연출했습니다.

여학생 교복에 껄렁한 교련복에...^^!








(정창영,임묘진- 열차 안에서)


이들은 호흡이 아주 척척 맞는 명콤비입니다.

성품도 서글서글... 어느 한 구석 맺힘이 없습니다.



□ 제4부 대전발 완행열차


스크린 타이틀 캘리는 한글아트작가 김대우 씨 작품입니다. 




(박경하-동행)



(박경하-인생이란 다 그런 것)



박경하 가수가 시골역장을 위한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더군요.

생일 축하 케잌을 받았습니다.

시노래콘서트에서 생일 축하를 받다니...

시골역장이 분수에 넘게 콘서트 사회를 맡은 보람 중 하나였습니다.

함께 축하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박경하-들꽃)




(박경하-완행열차)


<세션 소개>


2015.1.30. 울주문화예술회관 박경하 시노래콘서트에서도 보고 느낀 것이지만,

세션들과 박경하 가수의 호흡은 참 잘 어울립니다. 

마치 물 흐르는 듯하다는 표현이 맞다면, 그렇습니다. 보기에도 듣기에도 편안하게 진행을 합니다.

이날도 사전 리허설 시간이 워낙 촉박해서 조바심을 했었는데, 기우였습니다. 








(박경하-술 한 잔)



(박경하-이별)



이날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치는데 가장 큰 원동력은 역시 관객들의 호응이었습니다.

박경하 가수의 팬도 많았지만 첨 온 이들도 적지 않았는데

모두들 몰입해주는 모습 자체가 감동적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승객 여러분과 함께 한 완행열차, 잠시 후 종착역에 정시로 도착하겠습니다.

혹시 잊으신 물건 없는 지 좌석 주위를 다시 한 번 살펴보시고

지정된 통로로 안전하게 나가 주시기 바랍니다.

나가실 문은 왼쪽 출입문입니다.


입구에 있는 휴게실에서 박경하 가수가 사인회를 하겠습니다.

그냥 나가지 마시고 잠시 들러 함께 간단한 뒤풀이도 하시고,

열차 안에서 사이다만 마셔 속이 허한 분들은 소주도 한 잔 하시구요.

박경하 가수와 사진도 찍고, 기념으로 CD 사인도 받아 가시기 바랍니다.

대전발 완행열차에 함께 해주신 승객 여러분 대단히 감사합니다.

안녕히 가십시오.



<행복했던 순간들>



행복한 출연진 일동


송호청소년수련원 임묘진 원장


바른댓글실천연대 충남 대전지회장 정창영 작가


출연진 사전 미팅


철도신문 여경록 편집장은 이렇게 전면 광고로 응원을 해줬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오랜 철도인의 꿈을 이룬, 황간역 철도교류회 멤버 김진우 군은

자랑스런 코레일 사원증을 차고 박경하 가수 응원을 왔습니다.



대전시조시인협회 김광순 회장님


CAM방송의 미인 작가님들


박경하 가수는 황간역 음악회에는 시간만 되면 달려 와 주기 때문에

늘 고맙고도 미안한 참이라, 이번 시노래 콘써트 사회를 맡아 달라는 요청을

뿌리칠 수 없었던  시골역장은 이런 준비를 했습니다.




'대전발완행열차' 홍보 영상도 3개 만들었습니다.





시골역 신문 호외도 발행(?)했습니다.


철도 파업 중이라 대전발 완행열차에 철도인들이 좀 더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은 크지만,

덕분에 평생 기억할 아름다운 추억을 갖게 되었습니다.



시골역장의 박경하 시노래콘써트-'대전발완행열차' 탑승기는 여기까지입니다.

함께 할 수 있었던 모든 인연에 감사 드립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