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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간역 시골역장, 성심당 창업 60주년 전시를 보고...

시골역장 일기

by 강병규 2016. 11. 16.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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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8월경으로 기억됩니다.

코레일대전충남본부 영업처에 근무하면서 성심당이 대전역에 입점하는 일에 실무를 담당하게 되어,

함께 일하던 박영희 씨와 성심당 본점을 방문했었습니다.


임영진 대표를 만나러 2층으로 올라가다 벽면인가에 붙어 있는 이런 글귀를 만났습니다.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 하도록 하십시오.]

이런 경영이념을 내걸고 있는 기업이라니!

가톨릭 신자인 시골역장으로선 더욱 반가운 일이었습니다.

이런 기업이 하는 일이니, 잘 될 것이란 생각이 들더군요.


성심당이 대전역에 입점하는 것은 당시로선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시도하는 일이었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습니다.

실무자였던 시골역장이 도운 일은 사실 그리 큰 것이 아니었습니다.

성심당 매장 디자인에 성심당다움을 담을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조금 관여를 할 수 있었습니다.

나머지 어려운 일들은 역량이 뛰어나고 매사에 긍정적인 박영희 씨가 잘 처리해 나갔습니다.

그 때 일처리 과정에서 임영진 대표와 김미진 이사, 박병선 이사에게서 느낀 점이 큰 인상으로 남았습니다.

작은 것 하나라도 실무자가 제시하는 절차를 존중하고 지켜주려는 태도입니다.

난관에 봉착했을 때 다른 루트를 통하면 일을 쉽게 처리할 수 있는 걸 알면서도,

결코 정도를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2012년 11월 13일의 성심당 대전역점을 오픈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쓰면서

"대전의 명물 '성심당' 56년만의 대전역 귀향"이란 제목을 달았습니다.




성심당 대전역점의 대 성공은 시골역장의 철도 생활 중 큰 보람의 하나이기도 합니다.

이후 임영진 대표와 김미진 이사는 시골역장의 작은 도움을 크게 생각하고,

황간역에서 일어나는 각종 문화 이벤트에 깊은 관심을 갖고 성원을 해줍니다.

감사한 일입니다.


시골역장이 이런 인연을 갖고 있는 성심당이 창업 60주년을 맞이한 것은 기쁘고 반가운 일입니다.

2016년 11월 8일 옛 충남도지사 공관에서 기념 전시를 둘러 볼 수 있었습니다.



그날은 시골역장이 사회를 맡은 11월 12일의 박경하 시노래콘써트 "대전발 완행열차"를 앞두고,

출연자들이 사전 미팅을 하는 날이었습니다.

미리 와서 전시를 둘러보는 중에, 박경하 가수로부터 시골역장을 태우러 오겠다는 연락이 왔습니다.

 "대전발 완행열차"란 제목처럼 대전과 철도 이야기를 담은 콘써트이니,

 박경하 가수에게 대전의 문화 - 성심당 이야기를 소개하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사실 그날 박경하 가수는 이런 저런 약속이 많이 잡혀 있어서 전시를 찬찬히 둘러 볼 시간이 없었습니다.

그래도 "튀김소보로를 사랑한 죄 때문"이라며 전시를 다 보고 가야겠다고 좋아했습니다.

박경하 가수는 김미진 이사에게 자신의 1집 앨범 '시린'을 선물로 전해달라고 하더군요.

역시 성심당의 팬이니까요.



창업 60주년 기념 전시 장소로 옛 충남도지사 공관을 택한 것은,

'대전의 문화-성심당'다운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창업 60주년 기념 전시의 기획과 디자인, 디스플레이, 진행과 안내 등에서

성심당과 대전의 60년 이야기를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골역장도 시간이 그리 넉넉한 형편이 아니었고,

마침 청주에서 온 여학생 단체와 동선이 겹치는 바람에,

틈나는 대로 전시물과 분위기를 사진으로 담기에 급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그날 미팅을 마치고 밤 기차 타고 오는 길에 성심당 대전역점에서 빵과 함께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이란 책을 사들고 왔습니다.


어제와 오늘에 걸쳐 기차로 대구를 오가며,

성심당의 지난 60년과 앞으로 100년의 이야기를 담은

<우리가 사랑한 빵집 성심당>을 읽었습니다.

전시의 감동도 쉽게 잊혀지지 않겠지만,

성심당 창업 60주년 기념으로 책을 발간한 것은 참 잘한 일이다 싶습니다.


흥남부두에서의 기적과도 같은 탈출과 피난생활, 대전역 부근에 자리잡아

오기선 신부로부터 받은 밀가루 2포대로 성심당을 일군 이야기,

대전의 변화와 함께 한 성심당 부침의 시간들,

몽땅 불타버린 재난의 현장에서 직원들이 나서 성심당을 다시 일으킨 이야기,

가슴 아픈 가족간의 애증 등...

진솔하게 펼쳐낸 이야기를 읽는동안 몇 번이나 코끝이 찡했습니다.



그리고 오늘과 내일을 위한 희망도 있었습니다.

성심당에서 실현하고 있는 '모두를 위한 경제, Economy of Communion(EoC)'는

오늘날 신자유주의 경제체제가 안고 있는 분배와 성장의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이고 시급한 대안 중 하나일 것입니다.


- 경쟁이 아닌 상생, 독점이 아닌 나눔의 경영

- 인사고과의 40%는 동료에 대한 사랑과 이해로 평가

- 빵집 업계 최초로 주 5일 근무제를 도입하고,

- 이윤의 15%를 직원들에게 성과보수로 지급하는 회사

- 하루 빵 생산량의 3분의 1, 매달 3천만 원 이상의 빵을

  지역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는 사랑의 빵집


빵집 규모이니 가능한 일이라고 쉽게 생각할 수 있겠지만,

성심당은 400명이 함께 일하는 기업체입니다.

'성심당'이 있다는 것은 기쁘고 자랑스런 일입니다.

성심당의 이야기가 더 넓게 퍼지고 더 깊게 스민다면,

그리하여 '모든 이가 다 좋게 여기는 일을하'는 기업과 사람이 많아진다면,

우리가 사는 이 시대는 희망을 가질 수 있을 것입니다.
















성심당 창업 60주년 기념 전시장 스케치입니다.











여학생들에게 설명을 하는 분이, 이 사진에는 재밌는 이야기가 들어있다고 하더군요.

당시 우량아로 선발된 아기가 자라 현재 성심당 직원으로 일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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