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황간역 백수 정완영 시인과 함께 하는 시화전 - 시인의 외갓집 가는 길

황간역 전시회

by 강병규 2014. 8. 4. 21:04

본문

황간역 대합실에서 백수 정완영 시인과 함께 하는 시화전이 열리고 있습니다.

시화전 제목은 '시인의 외갓집 가는 길'입니다.

백수 정완영 시인과 제자 시인들이, 백수 시인의 외갓집 가는 길목인 황간역 대합실에서 오붓하게 만나는 것이 콘셉트입니다.

백수 정완영 시인과, 조경순, 김영주, 이예숙, 김영희, 최정란, 장귀순, 김락기, 이명식, 김석인, 김동엽, 김명섭, 김호길, 정형석 등 제자 시인 13명의 시가 모였습니다.

갤러리와 대합실, 역 마당과 승강장에 있는 것 합치면 백수 시인과 제자 시인들의 작품만도 약 50점이 됩니다.

기간은 8.1~8.31까지입니다.

 

지난 4월에 백수 정완영 동시조 그림전과 음악회를 마치고, 최정란 시인과 김영주 시인, 시골역장이 블로그 댓글을 통해 이런 시화전을 모의했었습니다.

그래서 지난 7월 한 달간 시화전 작품 그리는 노동을 좀 했습니다.  날은 좀 더웠나요!

최정란 시인도 맘 고생 많았을 겁니다.

"선생님과 함께 시화전 할 사람 여기 붙어라!"고 동네방네 소문 내고 연락하고 동분서주했겠지만,

짐작컨대 '내 그럴 줄 알고 기다리고 있었다'며 바로 시를 내 준 시인은 아마 몇 안 되었을 걸요^^!

 

시골역장 입장에서는 생각보다는 호응(?)이 적은 편이라 그림 그리는 수고를 덜어서 다행이었지만,

"야, 내 시에 겨우 이런 그림 그리는 시화전이란 걸 왜 진작 말 안했냐?"라던가,

나중에 황간역에서 백수 시인과 제자들 시화전 했다더라는 소문을 듣고

"야, 왜 나는 백수 선생 제자가 아니냐?" 고 따지는 분이라도 나오면 어쩌나 하는 그런 걱정이 좀 드네요....^^!

 

암튼, 시골역장이 이렇게 분수를 넘는 무리를 하는 것은,

최정란 시인이 언젠가 얘기해 준대로,

'아름다운 시어로 워낙 큰 복을 지으신 어르신을 모시니

우리가 그 복을 나눠 받는 것'이란 생각을 하기 때문입니다.

들은대로 첨언을 좀 하자면, 불가에 동업죄란 게 있는데

같이 있는 가운데 죽을 운이 있는 사람이랑 있을 때는 함께 화를 입는 것처럼,

복 있는 분과 있을 때는 같이 복을 누리는 것이랍니다.

시골역장이 백수 정완영 시인의 아름다운 시어를 만난 것 자체가 큰 복이니, 황간역을 찾는 이들에게 그 복을 나누어 주고 싶은 것이지요.

 

 <감꽃>은 솔직히 시골역장에겐 어려운 시조입니다. 어렴풋한 그림이 떠오르긴 하는데 막상 표현하려면 막막해지기 때문입니다.

그러다가 이 솥뚜껑을 보는 순간, 한복판에 감꽃 한 개 보이더군요^^*

 

<반야사 가는 길>과 <적막한 봄>은 백수 시인의 둘째 따님을 위한 것입니다.

백수 시인의 시, 그 격에 맞는 수준 높은 시화나 서각, 도자기 작품 등은 이미 많을 것이니, 시골역장 솜씨답게 투박한 옹기에 담았습니다.

 

 

'저러다 저 꽃 지면 산도 꽃도 몸져 눕고

꽃보다 어여쁜 적막을 누가 지고 갈 건가'

만약 백수 시인 아니계신다면, 이제 그 누가 있어 '꽃보다 어여쁜 적막을 지고 갈' 건지요...

 

<조국>에서 느껴지는 스케일이 커서 김환기 화백의 그림에서 본 이미지로 표현을 해 보았습니다.

 

'얼얼했던 네 생각'

문득, 연시(戀詩)를 읽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풋고추처럼 풋풋한...!  

백수 시인의 시화전 그림으론 너무 가볍다는 주변의 지적도 있지만, 어쩌겠어요. 그렇게 느껴지는 걸요^^!

 

다음에 소개하는 제자 시인들의 시에 대해서는,

소개하는 순서는 역 대합실에 걸린 순서일 뿐이고, 그림도 시를 읽으면서 떠오른 이미지를 표현한 것이란 점만 밝히고 개개의 코멘트는 생략하겠습니다.^^!

조경순 <죽>

 

김영주 <가난한사랑에게>

 

김영주 <풀잎이 하는 말씀>

 

이예숙 <황간역>

 

최정란 <월류봉>

최정란 <여명>

 

김영희 <비>

김영희 <섬>

 

장귀순 <이슬마꽃>

장귀순 <청포도>

 

신강 김락기 <목 놓아 불러 보랴 - 이 시대의 박제상을 기다리며>

 

이명식 <가을>

 

김석인 <바람의 풍경>

 

김동엽 <거울 앞에서>

 

김명섭 <컵을 보고>

 

김호길 <아침 시곡>

김호길 <발자국>

 

정형석 <금강 3 - 황간에서>

 

4월의 동시조 그림전은 마냥 동심에 젖어 가벼운 마음으로 그릴 수 있었는데,

이번 시화전은 참 어렵더군요...  긴장을 하다보니 대부분 작품이 글씨 크기도 생각보다 작아졌고...

그래도 이틀동안 그림 걸고 전시장 꾸미면서 관객들 눈치를 살펴보니 다행히도 시화전에 대해 좋게들 이야기를 해주시는군요. 

'모처럼 역에 들렀는데, 좋은 시를 보고 간다....'

이거면 됐지요^^*

시인들께서 좋은 시를 주신 덕분입니다.

이 또한 복을 짓는 일이지요^^*

 

 

 

 

 

 

이번 시화전에 대해서는 지난 7.22일 황간역을 찾으신 백수 시인으로부터 허락을 받았습니다. 

 

지난 봄에 뵈었을 때보다도 대화가 좀 어려워지신 편이라, 4월에 전시했던 시인의 시화작품을 보여드렸습니다.

"선생님의 시와 제자들의 시로 이렇게 시화전도 하고, 역 마당에서 선생님의 가곡을 부르는 음악회도 하겠습니다."

"그거, 고마운 일이지..."   

 

어릴적 어머니의 고향역인 황간역에 들러 당신의 시 읽기를 즐거워하시는 노 시인께,

제자들이 스승 흠모하는 마음으로 차린 시화전과 음악회가 기쁨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시화전 준비에 수고를 많이 한 최정란 시인께 감사드립니다.

 

물론, 백수 시인께와, 스승과 한자리에 시를 건다는 의미 하나에 귀한 시 선뜻 내 주신 시인들께도, 시골역장이 감사 인사 드립니다.

황간역은 시인의 외갓집 가는 길입니다.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