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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회 황간역음악회 - 기찻길 옆 소곤소곤 봄 소리

황간역음악회

by 강병규 2015. 4. 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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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부분 생략)

국교 일년때까지 살다가 떠난

고향도 고향이지만

원체 고향은 대체 어디인가?

태어나기 전의 고향 말이다.」

천상병 시인은 <고향>이란 시에서 이렇게 물었습니다.

 

'태어나기 전의 고향...'

문득 아득해집니다' 

생각해 보면 너나 내나 지구촌을 여행 중인 여행자...

어느 별에서 왔는 지는 기억에 있지 않고,

나중에 이윽고 떠나지만, 정작 가는 곳이 어디인지를 짐작 못하는 것,

참 외로운 일입니다.

 

그런 여행자들이 작은 시골역(驛)에 모였습니다.

2015.4.4(토) 오후 3시 황간역.    

일기예보에는 저녁에나 올 거라던 봄비가 서둘러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귀한 분들 먼 걸음 하셨는데도 시골역장이 일일이 인사 챙기지 못한 것은 그 때문입니다. 

그래도 철도교류회 멤버인 박병선 군과 이현재 군, 배근대 군이 팔 걷고 나서 도와주는 바람에

일사천리로 무대를 급조할 수 있었습니다.

 

"황간역이 어디에 있대?"

아직도 이렇게 묻는 이들이 많은 작은 시골역이지만,

어느덧 지역의 문화플랫폼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고향의 정취 어린 풍경 속에

시가 있고 음악이 있고 그림이 있는 역...

대부분의 사람들이 시골역이란 공간에서 상상하고 바라는 문화 콘텐츠들을

황간역은 갖추고 있습니다.

 

그런데 눈에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황간역에는 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지구촌 여행자들이 엮어내는 인연의 아름다운 이야기들입니다.

 

미처 모르는 새 이어져 온 인연의 끈,

그 인연이 때를 만나 이루어지는 만남,

그리고 그 만남에서 비롯되는 새로운 인연의 줄기들... 

 

오늘로 31번째인 황간역 음악회도 그런 인연으로 엮어진 행복한 이야기입니다.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이 아이들... 천사들입니다. 

 

비좁은 시골역 대합실이지만 이런 연주도 가능합니다.

황간역이니까요.

 

황간역 음악회에는 옥천에서도 오고

 

영동군 학산면에서도 옵니다.

황간역은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플랫폼이기 때문입니다.

 

역이 단순한 통로로써의 기능에서 벗어나,

함께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이를 나누는 장(場)- 문화플랫폼이  될 수 있다는

그 가능성이 황간역에서 이렇게 실현 되고 있습니다. 

 

기찻길 옆 소곤소곤 봄 소리...

 

자, 들어보세요.

지역주민과 함께 가꾸는 아름다운 문화영토,

황간역에 오신 여러분을 시골역장이 환영합니다.

 

전승찬 코레일 안전본부 부장입니다. 전임 영동역장입니다.

2013년 8월  제1회 음악회 때부터 고향역을 문화영토로 일구어 온, 황간역 문화지킴이입니다.  

 

비오는 날인데도 먼데서 찾아 온 귀한 발걸음으로 시골역 대합실은 이렇게 넘쳐났습니다.

이런 관심과 동참, 황간역을 문화 플랫폼으로 만드는 원동력입니다.

 

전승찬 색소폰<고향의 봄>

 

전승찬 색소폰<함께 춤을 추어요>

 

전승찬 색소폰<바위섬>

 

노래하는 화가 원숙이 님

 

본업은 화가가 분명한데, 음악회 때는 분명 가수 맞습니다.

 

황간역 문화영토의 든든한 후원자입니다.

 

원숙이 통기타 <봄이 오는 길>

 

원숙이 통기타 <당신만을 사랑해>

 

원숙이 통기타 <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 하나요>

 

옥천 소리숲 오카리나팀입니다.

 

황간역이 전국구이긴 하지만 옥천에서 와 주신 것은 참 반갑고 기쁜 일입니다.

오카리나 연주도 참 좋았습니다.

 

옥천 소리숲 오카리나 <You are my sunshine>, <봄봄봄봄 봄이 왔어요>

 

옥천중앙침례교회 최우중 목사님, TV 다큐<시골역장의 고향>을 보고 황간역 음악회에 오셨답니다.

<도요새의 여행> 연주가 시작되자마자 여기저기서 "와~~~~" 

 

전국대회 우승 경력의 수준급 연주로,

진해 벚꽃 구경보다 황간역 음악회 온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는 것을 확실하게 증명해 주셨습니다.

 

최우중 오카리나 <도요새의 여행>

 

최우중 오카리나 <아리랑>

 

대전에서 온 안양수 님.

어느 지구촌 여행자의 황간역과의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지난 1.10일 음악회 때 사진으로 시를 쓰는 안소휘 시인이 황간역에 왔습니다.

시골역장이 안소휘 시인의 블로그에선가 할머니의 봄이란 시와 노란 꽃이 핀 길을 가는 할머니 사진을 보았습니다.

그 사진이 이쁘고 시가 좋아서 황간역 플랫폼 장독대 항아리에 시를 적고 그림을 그렸습니다.

안소휘 시인의 동생인 안양수 씨가 누나의 시에 곡을 붙였습니다.

그 곡을 누나의 시 항아리가 있는 황간역 음악회에서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아빠의 노래를 아들과 아내, 그리고 함께 온 가족들이 따라 불렀습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모습이었습니다.

안소휘 시인의 친구분들 많이 오셨더군요. 감사 드립니다.

 

안양수 님은 자신이 10대 때 작곡한 박목월 시 <나그네>도 이 날 처음으로 불렀습니다.

참 귀한 인연입니다. 

 

안양수 시노래 <할머니의 봄>

 

안양수 시노래 <나그네>

 

학산면색소폰동아리 폰&락입니다.

 

지도는 영동에서 파샵 색소폰 동아리를 운영하는 백기석 선생입니다.

 

농사 짓느라 연습을 많이 못했다 하지만, 연주하는 폼이나 소리가 예사롭지 않더군요^^*  

 

학산면색소폰동아리 폰&락<물새 우는 강 언덕>

 

학산면색소폰동아리 폰&락<머나 먼 고향>

 

학산면색소폰동아리 폰&락<어머나>

 

2 팀의 현악사중주단으로 구성된 현악앙상블입니다.

이들도 어느 지구촌 여행자의 황간역과의 특별한 인연으로 만났습니다.

2013.12.1일 백수 정완영 시인을 모시고 온 여류시인이 있었습니다.

장귀순 시인입니다.

처음 와 본 황간역에 대한 소감으로 시골역장에게 <황간역에 가면>이란 시를 선사했습니다.

시골역장은 그 시를 항아리에 적고 그림을 그려 자랑삼아 역 마당 화단에 놓았습니다.

2014.4.10일 시인이 남편과 함께 황간역에 왔습니다.

남편이 항아리에 아내의 시 <싸락눈 뿌리는 날>을 쓰고 함께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그 후에 딸 박서영 양이 엄마와 함께 황간역에 와서 노랑자전거를 타고 놀다 갔습니다.

2014.8.31일 시인의 아들 박근택 군이 김주희 양과 함께 데이트 스냅 사진 촬영하러 황간역에 왔습니다.

마침 열린 음악회에서 박근택 군은 비올라를 김주희 양은 첼로를 연주했습니다.

그리고 2015.4.4일 오늘 8명의 현악앙상블팀이 황간역 음악회에 온 것입니다.

 

오른쪽 비올라가 박근택 씨이고, 가운데 첼로주자가 김주희 씨입니다. (이제 어엿한 부부이니 '씨'로 부릅니다^^*)

 

비좁은 시골역 대합실이 연주자들에겐 최악의 장소였겠지만

 

시골역 대합실에서 이런 연주를 듣는 이들에겐 행복한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올 가을에 황간역 플랫폼에서 아마 세계 최초일 수도 있는 철길 음악회도 열 계획입니다.

참 멋진 인연이죠?

(참, 이건 음악회가 열릴 때까지는 절대 비밀입니다.^^!)

 

현악앙상블-모짜르트<디베르멘토 3번 1악장>

 

현악앙상블-영화 OST<냉정과 열정 사이>

 

현악앙상블-미국민요/동요<귀여운 꼬마>

 

현악앙상블-피아졸라<리베르탱고>

 

황간역과 아름다운 인연이 있는 행복한 시인 장귀순 시인입니다.

 

 

'행복한 시인'이란 표현 맞지요?

 

장귀순 시낭송 <황간역에 가면>, <봄 오는 소리>

 

<황간역에 가면>

                               시 장귀순

 

백두대간 추풍령 너머

간이역에는

항아리 닮은 역장님 계신다지요?

 

레드 카펫 밟고 들어서면

음악이 있고 그림이 있고 시도 있고요

 

장독대 옹기종기

어머니 정성 맛이 들던 항아리

산골짝 어느 외딴

눈이라도 내리는 밤엔.

 

부뚜막에 올라앉아

꿈을 꾸던 항아리

 

어디서 왔을까?

정겨운, 이 항아리들은

서로들 소곤소곤

이야기 보따리 풀어 놓지.

 

<봄 오는 소리>

                               시 정완영

별빛도 소곤소곤

상추씨도 소곤소곤

 

물오른 살구나무

꽃가지도 소곤소곤

 

밤새내

내 귀가 가려워

잠이 오지 않습니다.

 

담 너머도 두런두런

울 너머도 두런두런

 

골목길 열고 서서

엄마들도 두런두런

 

목련꽃, 핀다는 소문

온 골 안에 떠돌아.

 

 

황간어린이합창반 천사들입니다.

얼굴도 다 이쁘고 목소리도 이쁩니다.

 

아이들이 이쁜 것은 마음이 아직 맑기 때문일 겁니다.

 

지도는 영남대 성악과 바리톤 최문수 군입니다.

앞에서 두 번째 줄 왼쪽 두 번째 안경 쓴 친구입니다.

 

 

황간어린이합창반<여름냇가>

 

황간어린이합창반<오솔길>

 

마무리 연주 <진주조개잡이>와 <고향역>은 녹화를 하지 않았습니다.

바로 이전 음악회에서 연주 된 곡이라....^^! 

 

귀한 손님 중에서 이 분은 꼭 소개를 해야 합니다.

서울도시철도공사 어린이대공원역장 송현채 님.

부인과 함께 먼길을 달려 왔습니다.

어린이대공원역을 지하철 최고의 문화역을 가꾸는, 참으로 놀라운 열정과 추진력을 갖춘 분입니다.

 

 

 

비좁은 대합실이 가득 차다보니 밖에서 우산을 쓰고 함께 해 주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미안하고 고맙습니다.

 

이날 음악회 후원하신 분들이 많습니다.

3월에 사진전을 열었던 이영숙 선생은 호박떡 한 상자를 가져 오셨고,

역장 댁은 쑥절편과 커피 등을 차려 냈습니다.

 

예정 시간을 넘겨 거의 두 시간 가까운 음악회 내내 봄비 내렸고,

기차도 수시로 오갔습니다.

이렇게 제31회 황간역 음악회는

아름다운 음악 소곤소곤,

정겨운 대화 소곤소곤,

봄비 소리도 기차 소리도 행복하게 소곤소곤....

 

<사진은 공주에서 온, 박병선 군이 찍어서 보내 준 것입니다. 감사 드립니다>

 

언론에 보도 된 제31회 황간역 음악회와 황간역 소식입니다.

 

 

 

 

 

<코레일 TV에 소개된 제31회 황간역음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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